
국내 연구진이 바닷물로 수소를 만드는 전극을 개발했다. 이 전극은 수소 생성 효율을 기존 대비 1.3배 개선하고, 고전류 환경에서도 지속시간 800시간이 넘어 세계 최고기록을 세웠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SCI융합연구단 한지형 박사 연구팀은 바닷물에서 수소를 만들어낼 수 있는 탄소섬유 기반 전극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수전해 기술은 물을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주로 담수를 사용하고 있지만 전세계적인 담수 부족 문제로 인해 바닷물을 직접 활용하는 해수 수전해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해수 수전해 장치의 성능과 수명은 전극을 구성하는 촉매와 촉매를 고르게 분산하는 전극 지지체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백금, 루테늄과 같은 귀금속 기반 촉매가 활용되고 있지만, 비용 문제로 인해 최근에는 비귀금속계 촉매나 최소한의 귀금속을 사용하는 방식이 연구되고 있다.
지지체의 경우에도 금속 재질은 염소이온이 일으키는 부식에 취약해 수명의 한계가 명확했다. 대체재로 전기전도성과 내식성, 유연성, 가격경쟁력이 우수한 탄소섬유가 대두됐지만, 고전류(500 mA/cm² 이상)에서 100시간 이상 장기운전시 성능이 떨어지고 구조가 손상돼 상용화가 어려웠다.
개발된 전극은 전극에 가해지는 과전압을 25% 낮춰 수소 생성 효율을 기존 대비 1.3배 끌어올렸다. 연구진은 탄소섬유의 산 처리 공정을 최적화해 기존 전극의 단점을 극복했다고 설명했다.
산 처리는 100°C의 고농도 질산 용액에 담가 1시간동안 진행되는데, 수분 증발로 질산 농도가 변하는 것이 문제였다. 이에 연구진은 산 처리 전용 용기를 새로이 설계해 농도 변화를 방지하고 최적의 탄소섬유 지지체 표면 처리에 성공했다.
산 처리된 탄소섬유 지지체는 친수성이 높아 코발트, 몰리브덴, 루테늄 이온이 지지체 표면에 고르게 분산되도록 유도한다. 특히 귀금속인 루테늄은 지지체 전역에 고르게 분산돼 소량으로도 우수한 전기화학적 성능을 낼 수 있게 했다. 이렇게 완성된 코발트-몰리브덴 촉매는 루테늄이 촉매 무게의 단 1%만 쓰여도 기존 촉매 대비 과전압을 약 25% 낮췄다.
이 촉매가 쓰인 전극은 cm²당 500mA/cm²의 고전류 조건에서 800시간 이상 운전해도 초기 성능을 유지했다고 연구진은 강조했다. 또 운전 후 촉매의 금속 성분을 분석한 결과 금속 이온이 전해액으로 유출되지 않아 높은 내식성과 구조적 안정성을 나타냈다. 25cm² 규모의 대면적 전극 합성에도 성공해 실용화를 위한 확장 가능성을 보였다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에너지연 한지형 박사는 "이번 기술은 탄소섬유 지지체 기반 전극을 적용한 해수 수전해 중 산업화 수준의 고전류 조건으로 한 달 이상 장기 운전에 성공한 세계 최초 사례"라며 "향후 1000시간 이상 장기 운전 평가와 대면적 셀 기반의 모듈화·스택화 연구를 통해 실증 수준으로 기술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응용 표면 과학'(Applied Surface Scienc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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