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천연가스는 녹색경제"...베일벗은 'EU택소노미' 초안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2-01-03 11:29:11
  • -
  • +
  • 인쇄
원전 제외한 한국과 대조...국내서도 논란 지속될듯


유럽연합(EU)이 원자력과 천연가스 발전에 대한 투자를 지속가능한 경제활동으로 분류하는 '그린 택소노미' 초안을 공개했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EU집행위원회는 27개 회원국들에 원자력과 천연가스를 '녹색기술'로 포함시킨 '그린 택소노미' 초안을 보냈다. 그린 택소노미는 탄소중립에 필요한 재원마련을 위해 금융권과 투자자가 금융지원 대상을 구분할 수 있도록 하는 분류체계다. 따라서 이대로 그린 택소노미 초안이 확정될 경우 원자력 발전소 건설과 소형모듈원자로(SMR) 연구개발 등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다만 원자력과 천연가스가 녹색지위를 인정받으려면 몇 가지 단서가 붙는다. 원자력 발전소의 경우 방사성 폐기물 처리계획과 그것을 실질적으로 이행할 수 있는 자금 및 부지가 있어야 한다. 또 신규 원자력 발전소의 경우 2045년 이전 건축허가를 받아야 한다. 기존 발전소의 수명 연장도 친환경으로 간주되지만, 수명 연장에 앞서 가장 높은 수준의 안전기준을 달성해야 한다.

천연가스 발전소의 경우 1킬로와트시(kWh)를 생산할 때 나오는 온실가스가 270g 미만이고, 화석연료 발전소를 대체하며 2030년말까지 건축허가를 받은 경우에 한한다. 이번 초안은 EU 회원국과 전문가들의 검토를 거쳐 이달중 EU집행위원회 공식 안으로 발표된다. 이 과정에서 일부 수정될 가능성은 남아 있지만, EU집행위원회 최종안으로 굳어지면 회원국 다수와 EU의 입법 기구인 유럽의회(EP)가 거부하지 않는 한 그대로 시행된다.

EU집행위원회가 각종 환경단체와 탈원전을 정책 기조로 삼은 몇몇 EU 국가들의 극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EU에서 최근 불거진 에너지 대란에 대한 우려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EU는 천연가스 수요의 4분의 3을 수입을 통해 충당하고 있으며, 러시아에 가장 많이 의존하고 있다. 또 코로나19로 경제적 기반이 약화된 상황에서 무리하게 친환경 전환을 진행할 경우 일반 소비자의 부담이 커진다. 상대적으로 빈곤한 EU 회원국들은 EU의 환경 규제가 정치적으로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라며 불만의 목소리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EU집행위원회는 초안과 관련해 낸 성명을 통해 "원전과 천연가스는 재생에너지가 주 에너지원이 되는 미래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과도기적 역할을 할 수 있다"며 "과학적 조언과 현재의 기술 진보, 에너지 전환을 위한 도전에 직면해 있는 회원국들의 다양한 상황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12월 30일 우리나라 환경부가 발표한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에서 원전은 빠졌다. 액화천연가스(LNG)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1kWh 당 340g이면서 설계 수명기간 동안 평균 1kWh 당 250g을 달성할 수 있는 중장기 감축 계획을 제시하는 발전소에 한해 2030~2035년 한시적으로 '전환 부문'에 포함한다. 환경부는 이번에 마련한 녹색분류체계를 1년간 시범운영한 뒤 한 차례 개정하고 다시 2~3년 운영한 뒤 재차 개정할 방침이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국민연금, ESG 원칙 위반한 키움·흥국증권을 거래사로 선정"

국민연금이 ESG 경영 강화를 내세우며 거래증권사 평가에서 ESG 비중을 확대했지만, 신규 석탄발전소 채권을 주관한 증권사들이 여전히 거래증권사 명

[손기원의 ESG 인사이드] 美캘리포니아 '기후공시 3법'의 위력

최근 글로벌 ESG 공시 지형이 복잡하게 흘러가고 있다. 미국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기후공시 규칙이 무력화됐고,

현대차그룹, 평택항 '탄소중립 수소항만' 구축 참여

현대자동차그룹이 평택시 등과 함께 수소 생태계 조성에 앞장선다.현대차그룹은 11일 평택 시청에서 현대차그룹 켄 라미레즈 에너지&수소 사업본부

현대백화점, 업사이클 옷 2000벌 에너지 취약계층에 전달

현대백화점이 업사이클 다운베스트 2000벌을 에너지 취약계층에 전달했다.현대백화점은 서울 중구 서울시청 8층 간담회장에서 '에너지 취약계층을 위

"에어컨 물도 다시"...LG화학 리사이클 공모전서 초등학생 최우수상

한 초등학생이 에어컨 물을 재활용하는 아이디어로 리사이클 공모전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LG화학은 지난 8월 주최한 '리사이클 사회공헌 임팩트 챌린

[최남수의 ESG풍향계] '아리셀' 판결이 던진 과제

지난해 6월에 발생한 아리셀 공장 화재 참사에 대한 1심 재판 결과가 지난 9월 23일에 나왔다.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 등을 위반한 이 회사

기후/환경

+

북극이 녹색으로..."기후변화로 지구 최북단에 녹지 생겨"

새하얀 북극이 기후변화로 인해 녹색으로 변하고 있다.극지연구소는 지구의 최북단인 북그린란드 북위 82도에서 급격히 진행 중인 녹화 현상과 토양

[COP30] 고함치고 격렬한 몸싸움...원주민 시위대와 경비원 충돌

유엔 기후총회에서 원주민과 비정부기구(NGO)로 구성된 시위대와 경비원이 충돌하는 일이 발생했다.12일 AP, AFP,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1일 밤(

[COP30] "트럼프는 침입종"...美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직격

차기 미국 민주당 대권주자로 유력한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

이산화탄소를 돈되는 화학물질로 바꾸는 초저전압 시스템 개발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고부가가치 화학물질 '포름산'으로 바꿀 수 있는 시스템이 개발됐다.울산과학기술원(UNIST) 신소재공학과 조승호 교수와 에너

"국민연금, ESG 원칙 위반한 키움·흥국증권을 거래사로 선정"

국민연금이 ESG 경영 강화를 내세우며 거래증권사 평가에서 ESG 비중을 확대했지만, 신규 석탄발전소 채권을 주관한 증권사들이 여전히 거래증권사 명

[날씨] '수능한파' 없다...15℃ 안팎 심한 일교차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험생 예비 소집일인 12일과 수능일인 13일은 춥지 않지만 일교차가 15℃ 안팎으로 크겠다. 아침에는 쌀쌀하지만 낮에는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