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친환경에너지'로 분류된 원전...환경부, 안전성 조건은 "아직"

차민주 기자 / 기사승인 : 2022-07-19 11:41:48
  • -
  • +
  • 인쇄
환경부 대통령 업무보고...EU 조건 적용하기로
사고저항성 핵연료 사용, 고준위 방폐장 조건
▲한화진 환경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환경부가 원자력발전을 한국형 녹색분류체계에 포함해 친환경에너지로 분류하기로 했다. 하지만 유럽연합(EU)이 조건으로 제시한 사고저항성 핵연료나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리장 마련은 아직 다 갖추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는 18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원전 녹색분류체계 포함'과 '4대강 보 활용성 제고' 등을 포함한 업무계획을 보고하는 자리에서 이같은 내용이 밝혀졌다. 환경부는 원전을 포함한 녹색분류체계 초안을 7월말이나 8월초 발표하고 9월 이후 개정을 완료할 예정이다. 

환경부는 "과학적이고 실현할 수 있는 탄소중립 이행방안을 마련하겠다"면서 "원전의 역할을 늘려 발전부문 탄소배출량을 최대한 줄이겠다"라고 밝혔다. 

환경부는 원전을 녹색분류체계에 포함하려는 이유에 대해 "온실가스와 미세먼지를 줄이는 데 강점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국내 '발전·열생산' 부문 탄소배출량은 2억2200만톤으로 국내 총 탄소배출량 6억7960만톤의 32.7%를 차지했다.

그러나 원전은 안전과 폐기물 문제로 인해 찬반이 크게 엇갈리는만큼  '녹색분류체계에 원전 포함' 방침을 두고 논란이 가열될 전망이다. 이에 환경부는 원전을 녹색분류체계에 포함할 때 EU처럼 강력한 조건을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EU 조건은 '기존 원전과 제3세대 신규 원전에 2025년까지 사고저항성 핵연료 사용(Accident Tolerant Fuel/ATF)'과 '2050년까지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리장(고준위방폐장) 계획 제시' 등이다.

사고저항성 핵연료는 원전의 심각한 손상 및 대량의 방사성 물질 누출량을 최소화하거나 지연시킬 수 있는 기술이다. 1986년 체르노빌 사고 이후 세계 최악의 핵사고로 여겨지는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같은 대형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

문제는 현재 두 조건 모두 국내에선 달성이 어려운 상태다. 녹색연합은 "사고저항성 핵연료 기술은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기술"이라며 "고준위 방폐장 역시 수십년째 건설지역을 둘러싸고 갈등만 있을 뿐 명확한 해결책이 없다"고 설명했다. 

EU 조건에 따르면 2025년부터 사고 저항성 핵연료를 사용해야 하고 2050년까지는 고준위 방폐장 운영을 위한 세부계획을 세워야 한다. 이에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사고저항성 핵연료 사용과 고준위방폐장 계획 제시는 조건으로 둘 것"이라면서도 "기한을 국내 실정에 맞춰 EU보다 적용시점이 늦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사회적 합의가 없다는 지적에 한 장관은 "관계부처와 시민단체, 이해관계자와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라고 답했다. 또한 합의가 없으면 원전을 녹색분류체계에 포함하지 않을지 질문에는 "합의가 될 것으로 보며 합의가 될 때까지 소통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한 장관은 신한울 3·4호기 건설 환경영향평가와 관련해 "지난 주말 환경영향평가협의회를 열었다"라면서 "사업자가 평가서 초안을 작성하고 주민에 공람하는 절차가 하반기까지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다.

정부는 2024년엔 신한울 3·4호기 공사를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HLB, HLB사이언스 흡수합병..."글로벌 신약개발 역량 고도화"

글로벌 항암제 개발기업 'HLB'와 펩타이드 기반 신약개발 기업인 'HLB사이언스'가 합병한다.HLB와 HLB사이언스는 17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두 회사의 합병

[르포] 플라스틱을 바이오가스로?...'2025 그린에너텍' 가보니

17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개막한 '2025 그린에너텍(GreenEnerTEC)'의 주요 테마는 '바이오플라스틱'이라고 할 수 있었다.올해 4회를 맞이하는 그린에너텍

현대이지웰, 글로벌ESG 평가기관에서 '우수기업' 인증획득

현대이지웰이 글로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기관에서 우수기업을 인증하는 '브론즈' 메달을 받았다.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토탈복지솔

[궁금;이슈] 경찰 출두한 방시혁...투자자에게 IPO계획 숨겼다?

글로벌 스타 방탄소년단(BTS)를 탄생시킨 하이브의 방시혁 의장이 투자자들에게 기업공개(IPO) 계획을 숨기고 지분 매각을 유도했다는 혐의를 조사받기

해군 입대한 이재용 삼성 회장 장남...해군 통역장교로 복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 이지호(24)씨가 15일 해군 장교로 입대했다. 2000년 미국에서 태어나 한국과 미국 복수 국적을 가지고 있던 이씨는 해군 장

신규 원전건설 백지화 시사한 환경장관 "탈원전은 아냐"

곧 출범할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이끌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새로운 원전을 짓는 데 대해 국민 공론화를 통한 재논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신규 원전을 추

기후/환경

+

규제에 꽉 막혔던 '영농형 태양광' 숨통 트이나

인구소멸과 에너지전환 해법으로 제시됐지만 각종 규제에 가로막혔던 영농형 태양광이 숨통을 틔울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영

방글라데시, 폭염에 年 17억달러 손실…"국제 재정지원 시급"

방글라데시가 폭염으로 연간 17억달러가 넘는 손실을 입고 있다는 분석이다.세계은행(World Bank)이 16일(현지시간)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북극 '오존 파괴의 비밀' 풀었다...얼음 속 '브롬 가스'가 단서

얼음이 얼 때 발생하는 브롬가스가 북극 오존층을 파괴하는 원인으로 밝혀졌다.극지연구소는 북극 대기 경계층의 오존을 파괴하는 '브롬 가스'의 새로

'가뭄에 단비' 내리는 강릉...저수율 16.7%로 상승

지난 주말 내린 비로 최악의 사태는 피해간 강릉에 또 비가 내리면서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7일 오전 6시 기준 16.7%로 전일보다 0.1%포인트(p) 높아졌다

구글 DC 하나가 57만톤 배출?…AI로 英 탄소감축 '빨간불'

영국에 설립될 구글의 신규 데이터센터(DC)가 연간 57만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할 것으로 추정되자, 환경단체와 기후전문가들이 환경 영향에 대해 강력히

인천 온실가스 49% 비중 영흥화력..."2030년 문 닫아야" 촉구

수도권 내 유일한 석탄발전소인 인천 영흥화력발전소의 2030년 폐쇄를 촉구하는 시민사회 목소리가 모였다. 기후위기인천비상행동과 전국 시민연대체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