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로 폐쇄되고 스키장 문닫고...알프스, 유럽 폭염에 '직격탄'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08-01 16:08:10
  • -
  • +
  • 인쇄
알프스 봉우리 12곳 등산 경고 내려져
빙하 녹으면서 낙석, 산사태 위험 커져


유럽을 휘감은 폭염이 알프스의 만년설까지 녹이고 있다. 여름 성수기를 맞아야 할 알프스는 '개점휴업' 상태가 되고 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스위스의 국경인 알프스 산맥은 해발 수천미터가 넘어 사계절 내내 만년설로 뒤덮여 있다. 그러나 지금 현재 알프스 만년설은 대부분 사라지고 꼭대기를 가야 겨우 볼 수 있을 정도다. 연일 40도가 넘는 폭염이 유럽을 강타하면서 알프스의 눈밭을 집어삼켜버린 것이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눈이 쌓여있던 곳들은 대부분 흙바닥으로 변했다.

최근 스위스 기상청은 알프스산맥 상공의 빙점 고도가 5184m까지 상승했다고 밝혔다. 1995년 7월 20일 관측했던 종전 기록인 5117m보다 70m 이상 높아진 것이다. 빙점이 올라간다는 것은 0도 이하를 유지할 수 있는 상공의 높이가 더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영향은 산봉우리 기온에도 고스란히 미쳤다. 고산지대 기온이 예년보다 일찍 상승하면서 만년설을 녹이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등산로는 폐쇄되고 스키장도 문을 닫고 있다. 스위스 남부 체르마트 부근의 해발 4478m의 마터호른 봉우리에서 스키장 리프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터호른 체르마트 베르크반넨은 지난달 29일부터 여름 스키장 운영을 잠정 중단했다. 또 마터호른과 몽블랑 봉우리 일대 등산로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부터 폐쇄됐다. 몽블랑은 프랑스와 이탈리아, 스위스에 걸쳐있는 해발 4809m 봉우리로, 전세계 산악인들에게 인기있는 등산로다.

눈이 거의 내리지 않고 빙하까지 녹으면서 안전했던 등산로는 모두 위험구간으로 변했다. 빙하가 꽁꽁 얼었을 때는 바위같은 산악지형을 단단하게 고정할 수 있지만, 빙하 밑으로 빙하녹은 물이 많이 흐를수록 단단하게 고정할 곳도 없고 산사태와 눈사태 위험도 커진다. 실제로 지난 3일 이탈리아 북부 돌로미티산맥 최고봉 마르몰라다(Marmolada) 정상(3343m)에서 빙하 덩어리와 바윗덩이가 한꺼번에 떨어져 탐방객 11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알프스 산악가이드들은 '유럽의 지붕'으로 일컬어지는 스위스의 융프라우(Jungfrau) 봉우리 투어도 추천하지 않는 분위기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가이드들이 융프라우 투어를 추천하지 않는 것이 100년만이라고 했다. 가이드들은 마터호른 봉우리로 올라가는 이탈리아와 스위스 방면 노선도 등반자제를 권고했다.

피에르 마테이(Pierre Mathey) 스위스산악가이드협회장은 "현재 알프스는 마터호른(Matterhorn)과 몽블랑(Mont Blanc)을 포함해 12개 봉우리에 경고가 내려졌다"고 밝혔다. 빙하가 녹는 현상이 예년보다 훨씬 빨라지면서 보통 8월에 시작되는 휴업이 지금은 6월말에 시작해 7월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빙하가 사라지는 곳은 알프스뿐만이 아니다. 히말라야 산맥도 이미 40%의 빙하가 녹으면서 빙하 쓰나미가 발생해 인근지역을 덮쳤다. 지난해 8월 그린란드에서도 3일 연속 비가 내리면서 약 70만톤의 해빙수가 바다로 흘러들어갔다. 전문가들은 그린란드의 얼음이 모두 녹을 경우 지구 해수면이 약 6m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일련의 해빙현상은 모두 기후변화가 원인인 것으로 지목되고 있다.

안드레아스 린스바우어(Andreas Linsbauer) 스위스 취리히대학 빙하학자는 "지난 겨울 유난히 적은 강설량으로 빙하를 보호할 눈이 줄어든 것을 시작으로, 여러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극심한 여름폭염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올초 사하라 사막에서 날아온 모래도 눈을 더욱 빠르게 녹게 만들고 있고, 5월부터 시작된 유럽 폭염이 고산지대 기온까지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마일린 자크마트(Mylene Jacquemart) 스위스 ETH취리히대학 빙하산악위험연구원은 빙하 아래에서 여과되는 해빙수가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들고 위험성을 가중시킨다"며 보이지 않는 추가위협이 될 것을 우려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탄소제거에 흙까지 이용하는 MS...12년간 285만톤 제거 계획

인공지능(AI) 수요가 급증하면서 데이터센터 탄소배출량이 갈수록 늘어나자, 마이크로소프트(MS)는 토양을 이용한 탄소제거 방법을 동원하기 시작했다.

[ESG;스코어] 'CBAM 대응체계' 가장 꼼꼼한 철강업체는 어디?

올해부터 철강과 알루미늄, 전기 등 탄소배출량이 높은 6개 수입품목에 대한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본격 시행된 가운데, 국내 철강사

"화석연료 손뗀다더니"...게이츠재단, 석유·가스社 지분 야금야금 늘려

빌 게이츠가 "화석연료 기업에서 손을 뗐다"고 공개 선언한지 5년이 지났지만, 게이츠재단은 여전히 석유·가스 기업에 대규모로 투자하고 있는 것

구글 '2030 넷제로' 이상무?…美서 청정에너지 1.2GW 확보

구글이 미국에서 청정에너지 1.2기가와트(GW)를 확보하면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수요 증가로 '2030 넷제로'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산업부 '탄소중립 프로젝트' 경매제 도입...기업별 50억 지원

산업통상부가 오는 21일부터 2월 25일까지 '탄소중립 설비투자 프로젝트 경매사업' 참여기업을 모집한다고 20일 밝혔다.이 사업은 정부 지원 예산 대비

"탄소감축 사업 대출이자 지원"...기후부, 올해 3조원 푼다

정부가 온실가스 감축사업을 위해 신규대출을 받는 기업에게 올해 3조원 규모의 대출이자를 지원한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올해 '녹색정책금융 활성화

기후/환경

+

단 32개 기업이 전세계 CO₂ 배출량 절반 '뿜뿜'

지난 2024년 전세계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의 절반이 단 32개 석유화학기업에서 발생했다. 이는 전년도 36개 기업에서 더 줄어들면서, 기후위기의 책임

[날씨] 주말까지 춥다...체감온도 영하 34℃까지 '뚝'

한파가 사흘째 이어지며 절정에 달했다. 맹렬한 강추위는 이번 주말까지 이어지겠다.현재 시베리아와 우랄산맥 상공에 기압계 정체(블로킹) 현상이 나

'육류세' 부과하면 탄소발자국 6%까지 줄어든다

육류에 세금을 부과하면 가계부담은 연간 4만원 정도 늘어나지만 환경 훼손은 최대 6%까지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에 그동안 육류에 부

달라지는 남극 날씨에...펭귄, 번식기가 빨라졌다

남극의 기온이 올라가면서 펭귄들이 새끼를 빨리 낳고 있다.20일(현지시간) 영국 옥스퍼드대학과 옥스퍼드 브룩스대학 연구팀은 2012년~2022년까지 남극

물이 고갈되는 지역 늘고 있다..."경제·금융리스크로 번질 것”

전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물 위기'가 환경 문제를 넘어 경제와 금융 전반을 흔드는 리스크로 부상하고 있다.20일(현지시간) 유엔대학 수자원·

[날씨] 내일 더 춥다...영하 20℃ 한파에 폭설까지

대한(大寒)을 맞아 찾아온 강추위가 누그러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현재 베링해의 찬 공기가 우리나라 북동쪽 대기 상층에 자리한 고기압과 저기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