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0만장 팔리는 K팝 앨범…나오자 마자 쓰레기?

차민주 기자 / 기사승인 : 2022-11-18 08:55:02
  • -
  • +
  • 인쇄
많이 살수록 당첨률 높이는 상술 논란
"대부분 버려져 환경오염…규제 필요"
▲(사진=환경운동연합)


앨범의 과잉소비를 부추기는 K-POP 업계 엔터사의 마케팅 전략으로 인해 버려지는 K-POP 가수들의 실물 앨범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있다는 지적이다.

17일 환경운동연합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팔린 K-POP 가수들의 실물 앨범은 총 5708만장으로 전년 대비 36.9% 증가했다. 2016년에 연간 판매량 1000만 장을 넘긴 후 △2017년 1693만장△2018년 2282만장△2019년 2509만장△2020년 4170만장 등 매년 그 갯수가 많아지고 있다. 올해 9월까지 집계된 음반 판매량만 해도 6000만 장을 넘어서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하지만 6000만장의 앨범을 산 사람은 6000만명 보다 적다.  K-POP 팬들 사이에서 한 사람이 여러 장의 앨범을 사는 일은 공공연하기 때문이다. K-POP팬들이 여러 장의 앨범을 구매하는 이유는 팬 사인회 당첨률을 높이고 '랜덤 포토카드' 등의 특전과 구성품을 얻거나, 좋아하는 가수를 차트 상위권에 진입시키기 위함이다. 

환경운동연합은 "이러한 판매 전략은 과잉소비를 유도해 앨범 판매량을 매해 늘리고 있지만, 소장용인 한 장을 제외한 나머지 앨범들은 그대로 버려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며 "인터넷 커뮤니티를 비롯한 각종 SNS에서는 분리배출이 되지 않은 채 박스더미로 버려진 음반 쓰레기들의 사진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근래 출시되는 아이돌 앨범은 한 버전으로 그치지 않는 추세다. 게다가 한정판이나 스페셜 버전 등이 더해지면 이보다 더 다양한 버전이 출시되기도 한다. 게다가 판매처별로 포토카드나 포스터 등의 '판매처 특전'이 따로 출시되기 때문에 좋아하는 가수의 모든 구성품을 모으기 위해 적게는 열 장 내외부터 많게는 수백 장에 달하는 앨범을 구매해야 한다.

▲(사진=환경운동연합)


또한 랜덤 구성품은 어떤 것이 담겨있는지 소비자가 알수 없어 불필요한 소비를 조장하고 있다. 소비자보호법의 제3조에 따르면 소비자는 '물품 및 용역을 선택함에 있어서 필요한 지식 및 정보를 제공받을 권리'를 지닌다. 그러나 랜덤 구성품의 경우 같은 값을 지불하고 음반을 구매해도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얻을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이에 소비자들이 원하는 구성품이 나올때까지 앨범을 계속 구매하는 기형적인 소비행태가 만들어지고 있다. 

팬심과 사행심을 동시에 이용한 이러한 판매 전략은 앨범 판매량을 늘리는 동시에 음반 쓰레기를 대거 양산한다. 대부분의 앨범 케이스는 플라스틱 소재지만 분리배출에 대한 내용이 분명하게 표기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게다가 그 커버와 구성품 또한 대체로 코팅지로 이루어져 있어 재활용이 불가능하다.

'종이류'로 분류되는 앨범 내 구성품 쓰레기들은 생산자 책임 재활용(EPR) 제도에 적용되지 않을뿐더러, 플라스틱 폐기물에 대한 폐기물 부담금 또한 기획사들의 수익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SM, IST 등 몇몇 기획사에서는 이러한 음반 쓰레기 문제와 관련하여 CD가 포함되어 있지 않은 디지팩 혹은 플랫폼 앨범을 선보이기도 했지만 이러한 마케팅이 '그린워싱'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선 각 엔터사와 차트사들의 판매 전략 구조를 바꿀 필요가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소비자가 앨범을 구매할 때 포토카드나 굿즈 등의 상품에 대한 정보를 정확히 알 수 있도록 해야한다"며 "또한 앨범을 많이 살수록 팬사인회나 팬미팅 당첨률을 높이는 방법은 지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경운동연합은 또 "K-POP 업계 앤터사의 사행심 조장 마케팅으로 과도하게 양산 된 쓰레기들은 지구를 오염시키고 기후위기를 앞당긴다"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적절한 법제화와 제재를 통해 건강한 음악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대주·ESG경영개발원, ESG 컨설팅·공시 '협력'

대주회계법인과 한국ESG경영개발원(KEMI)이 ESRS·ISSB 등 국제공시 표준 기반 통합 컨설팅 서비스 공동개발에 나선다.양사는 14일 ESG 전략·공시&mi

JYP, 美 타임지 '지속가능 성장기업' 세계 1위

JYP엔터테인먼트가 미국 타임지 선정 '세계 최고의 지속가능 성장기업' 세계 1위에 올랐다.JYP는 미국 주간지 타임과 독일 시장분석기업 스태티스타가

우리은행, 1500억 녹색채권 발행…녹색금융 지원 확대

우리은행이 1500억원 규모의 한국형 녹색채권을 발행하며 친환경 분야에 대한 금융 지원을 확대한다.우리은행은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

"페트병 모아 사육곰 구한다"...수퍼빈, 곰 구출 프로젝트 동참

AI 기후테크기업 수퍼빈이 이달 1일 녹색연합과 함께 사육곰 구출프로젝트 '곰 이삿짐센터'를 시작하며, 전국 어디서나 참여할 수 있는 자원순환형 기

아름다운가게, 돌봄 공백에 놓은 아동·청소년 돕는다

재단법인 아름다운가게가 재단법인 서울시복지재단, 사단법인 피스모모와 함께 13일 협약식을 갖고 '가족돌봄아동·청소년 연결 및 지원사업-함께

LG CNS 'LG ESG 인텔리전스' ASOCIO 어워드 ESG 수상

LG CNS가 자체 개발한 ESG 데이터 플랫폼 'LG ESG 인텔리전스'로 국제적 권위가 있는 아시아·오세아니아 정보산업기구(ASOCIO) 어워드에서 'ESG 부문'을

기후/환경

+

41℃ 끓는 아마존강...분홍돌고래 '줄폐사’

폭염으로 아마존강 수온이 무려 41℃까지 치솟으면서 멸종위기종인 분홍돌고래를 비롯한 생물들이 죽어나가고 있다.최근 발표된 마미라우아지속가능

[COP30] 다국가 연합, 화석연료 퇴출 ‘로드맵’ 공식 제안

COP30에서 각국이 화석연료 감축을 위한 국제 로드맵 마련을 공식 제안했다.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브라질 벨렝에서 열린 제30차 유

조류도감 덮친 남대서양 '비상'...코끼리물범 절반 '떼죽음'

남대서양의 코끼리물범 절반 이상이 폐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영국 남극조사단(British Antarctic Survey,BAS)은 "현지 조사 결과,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대형

[COP30] 성별의 정의 둘러싼 논쟁에...여성 지원계획 좌초 위기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서 채택될 '젠더 행동계획'을 앞두고 일부 국가가 '젠더' 정의에 이견을 제기하며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태양광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연료로?...'인공 광촉매' 개발

태양광을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메탄으로 전환할 수 있는 촉매를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인수일 에너지공학과 교수연구팀

[주말날씨] 맑고 온화한 가을...17일부터 기온 '뚝'

이번 주말은 대체로 맑고 온화한 늦가을 날씨를 보이겠다. 당분간 내륙·산지를 중심으로 아침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고, 내륙을 중심으로 일교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