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쓰레기 10개 중 7개는 식품 포장재"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2-12-14 11:35:08
  • -
  • +
  • 인쇄
그린피스 보고서…음료·유제품 절반 이상
"식품업계 큰 책임…배출량 10위권 싹쓸이"
▲플라스틱 배출량 상위 10개 식품제조사 (자료=그린피스)


생활속 플라스틱 폐기물 10개 중 7개는 식품 포장재인 것으로 드러나 주요 식음료 업체들이 재사용 기반의 플라스틱 감축 체계를 적극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보고서 '2022년 내가 쓴 플라스틱 추적기'를 발간했다. 그린피스는 기업에 플라스틱 사용량 감축을 촉구하기 위해 지난 2020년부터 3년째 플라스틱 사용량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지난 8월 22일부터 8월 28일까지 7일간 총 3506명의 시민이 참여해 실시됐다. 그린피스가 자체 개발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은 뒤 플라스틱 바코드에 스마트폰 사진기를 가져다 대면 해당 제품의 제조사와 제품군, 폐기물 종류, 수량 등이 자동으로 등록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조사 참여 시민은 2020년 260가구, 2021년 841가구 2671명에 비해 크게 늘었다.

조사 결과, 전체 플라스틱 폐기물 가운데 식품 포장재 비중이 과반을 한참 웃돌았고,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에 있어 주요 식음료 제조사가 압도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이 확인됐다. 등록된 일회용 플라스틱은 총 14만5205개였다. 이 가운데 식품 포장재가 10만6316개로 73.2%를 차지했다. 식품 포장재 비율은 2020년 71.5%, 2021년 78%에 이어 3년 연속 70%를 넘었다. 식품 포장재를 카테고리에 따라 분류해 보면, '음료 및 유제품류'가 5만4537개로 절반 이상(51.3%)을 차지했다.


▲식품 포장재가 일회용 플라스틱 쓰레기에서 차지하는 비중 (자료=그린피스)

제조업체를 분석한 결과, 롯데칠성음료가 4.3%로 가장 많았다. 이어 농심 2.9%,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삼다수 생산 및 판매) 2.8%, 동원F&B 2.3%, 롯데제과 2.2%, CJ제일제당 1.8%, 오뚜기 1.8%, 코카콜라 1.7%, 빙그레 1.5%, 매일유업 1.4% 순이었다. 배출량 상위 10개 업체 모두 식음료 업체로 이들 업체의 제품이 전체 플라스틱의 22.7%를 차지했다.

특히 롯데칠성음료, CJ제일제당, 농심, 롯데제과, 오뚜기, 동원 F&B 등 6개 기업은 3년간의 조사에서 한 번도 빠지지 않고 플라스틱 폐기물 배출량 순위 10위 권에 올랐다. 높은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는 식품 제조 기업일수록 플라스틱을 더 많이 생산하며 막대한 이익을 창출하고 있지만 이들 기업에 요구되는 책임감있는 플라스틱 감축 노력은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국제 사회는 오는 2024년 말까지 '국제 플라스틱 협약'을 마련하기 위한 본격적 논의를 시작했다. 플라스틱은 분해되어 사라지지 않고 미세화 되어 우리의 주변을 떠도는 물질인만큼 그 위험도가 더 높다. 최근에는 사람의 혈액과 모유 속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더군다나 플라스틱은 99% 이상이 화석연료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생산·소각·재활용에 이르는 전 생애주기(Life cycle)에 걸쳐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다.

하지만 기업들이 생산·판매하고있는 플라스틱의 양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의 제대로 된 조사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조사가 실시된다 해도 우리나라에서는 플라스틱과 일회용 플라스틱에 대한 세분화된 법적 정의가 없어 정확하고 일관성 있는 통계 수치를 수집하기가 힘든 상황이다.

▲식품 포장재 종류별 플라스틱 발생량 (자료=그린피스)


김나라 그린피스 플라스틱 캠페이너는 "조사를 통해 롯데칠성음료, 농심과 같은 주요 기업들이 플라스틱 오염에 큰 책임이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면서 "기업은 일회용 플라스틱의 사용량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중장기적 플라스틱 감축 계획을 제시하는 한편, 재사용과 리필을 기반으로 하는 선순환 시스템을 도입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플라스틱 사용량 조사 애플리케이션 개발과 데이터 분석을 담당한 정다운 그린피스 데이터 액티비스트는 "참여자 가운데 1041명을 대상으로 인터넷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기업의 과대 포장 줄이기(84.2%) △포장재 재사용 시스템 전환(45.5%) △정부의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규제(42.0%)를 꼽았다. 시민들 역시 기업과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하고 있다"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ESG;스코어] 韓 해운사 탄소효율…벌크선사 팬오션이 '꼴찌'

팬오션, 현대글로비스가 우리나라 해운사 가운데 '탄소집약도지수'(CII) 위험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현대LNG와 코리아LNG, KSS해운은 CII 위

카카오 '장시간 노동' 의혹...노동부, 근로감독 착수

카카오가 최근 불거진 장시간 노동 문제를 두고 고용노동부의 근로감독을 받게 됐다.고용노동부 관할지청인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성남지청은 이달초

사고발생한 기업들 ESG 순위도 추락...산재로 감점 2배 증가

자산 2조원 이상의 대기업 가운데 현대홈쇼핑과 현대백화점, 유한양행, 풀무원, 한국지역난방공사가 올 하반기 서스틴베스트 ESG 평가에서 상위에 랭크

대주·ESG경영개발원, ESG 컨설팅·공시 '협력'

대주회계법인과 한국ESG경영개발원(KEMI)이 ESRS·ISSB 등 국제공시 표준 기반 통합 컨설팅 서비스 공동개발에 나선다.양사는 14일 ESG 전략·공시&mi

JYP, 美 타임지 '지속가능 성장기업' 세계 1위

JYP엔터테인먼트가 미국 타임지 선정 '세계 최고의 지속가능 성장기업' 세계 1위에 올랐다.JYP는 미국 주간지 타임과 독일 시장분석기업 스태티스타가

우리은행, 1500억 녹색채권 발행…녹색금융 지원 확대

우리은행이 1500억원 규모의 한국형 녹색채권을 발행하며 친환경 분야에 대한 금융 지원을 확대한다.우리은행은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

기후/환경

+

[ESG;스코어] 韓 해운사 탄소효율…벌크선사 팬오션이 '꼴찌'

팬오션, 현대글로비스가 우리나라 해운사 가운데 '탄소집약도지수'(CII) 위험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현대LNG와 코리아LNG, KSS해운은 CII 위

[COP30] 韓 '국제탈석탄동맹' 가입...亞 두번째 가입국

우리나라가 아시아 국가 가운데 두번째로 국제 탈석탄동맹(PPCA)에 가입했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브라질 벨렝에서 열리고 있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예정대로 내년부터 시행

내년부터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에서 발생하는 생활폐기물은 땅에 매립하지 못한다. 17일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기후부 및 수

미세플라스틱 '만성변비' 유발한다…장 건강 영향 첫 규명

공기 중 미세플라스틱을 흡입하면 변비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부산대학교 바이오소재과학과 황대연 교수 연구팀은 캐나다 토

"공적금융 청정에너지 투자 확대하면 일자리 2배 증가"

공적 금융기관들이 화석연료 대신 청정에너지 사업에 투자를 늘리게 되면 국내 일자리가 대폭 늘어나 취업난의 새로운 열쇠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이 왜 받아?...엉뚱한 나라로 흘러가는 기후재원

부유국 기후자금이 최빈국보다 중소득국에 더 많이 흘러간 것으로 나타났다.14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과 카본브리프가 공동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