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온난화의 역설?…스발바르 순록 오히려 증가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12-28 08:5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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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 따뜻해지면서 먹이 풍부
이끼류보다 뛰어난 영양 섭취
▲스발바르 순록.(사진=Silje-Kristin Jensen/노르스크극지연구소)

지구온난화로 북극권에 서식하는 순록이 위기에 처했지만 스발바르 순록은 먹이를 바꾸면서 오히려 번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지는 기후변화로 스발바르 순록의 개체수가 증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온이 따뜻해지면서 식물의 성장이 촉진돼 스발바르 순록의 먹이원이 더 풍부해졌다는 것이다. 데이터에 따르면 이들은 얼음과 눈을 뚫고 튀어나온 풀로 식단을 바꾸는 것으로 보인다.

스발바르 순록은 작은 크기의 순록 종으로 북극에서 불과 800km 떨어진 노르웨이 스발바르 군도에 서식한다.

최근 스발바르를 포함한 북극 지역에서는 눈 위에 비가 내려 얼어붙는 현상이 잦아지면서 순록이 먹이를 찾기가 더 어려워졌다. 러시아에서 대량의 순록이 굶주리고 캐나다와 알래스카도 순록 개체수가 감소하고 있다고 보고됐다.

그러나 정작 스발바르 순록의 개체수는 최근 수십 년간 오히려 번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타마라 힐투넨(Tamara Hiltunen) 핀란드 오울루대학 연구팀이 개체수 증가의 원인을 조사한 결과, 1995년과 2012년 사이 순록의 먹이가 생장이 저조한 이끼류에서 '그래미노이드(graminoid)'로 바뀌었다고 밝혔다.

그래미노이드란 잔디, 벼와 같이 좁고 긴 잎과 거의 눈에 띄지 않는 꽃을 지닌 식물의 총칭이다. 해당 시기에 여름기온이 오르고 눈 위에 비가 내리는 현상이 잦아지면서, 토양온도가 오르고 땅에 떨어지는 순록 배설물 양이 증가해 그래미노이드의 생장이 활발해진 것이다.

해당 연구를 감독한 제프리 웰커(Jeffrey Welker) 오울루대학 교수는 "그래미노이드는 줄기의 직립성 덕분에 얼음이 1cm 가량 쌓여있어도 뚫고 나와 동물들의 눈에 띌 수 있다"며 "동물들이 먹이가 부족한 겨울을 버틸 수 있을 만큼 영양분이 풍부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야코 푸트코넨(Jaakko Putkonen) 미국 노스다코타대학 교수는 "자연은 상호의존적인 변수들로 이루어진 끝없는 거미줄"이라며 스발바르에서의 현상이 다른 북극지역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하지 않을 수 있음을 지적했다.

스발바르의 순록 개체군이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는가 하면 알래스카의 다른 집단들은 피해를 입고 있다는 것이다. 가령 스칸디나비아에서는 기온이 오르면서 눈 위에 비가 내리자 눈더미 아래에 독성곰팡이가 번성해 순록이 해당 지역을 피하게 됐다는 보고가 있었다.

이는 북극의 복잡성을 나타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소한 스발바르 순록의 미래는 밝아 보인다고 푸트코넨 교수는 덧붙였다.

해당 연구결과는 지구변화생물학(Global Change Biology) 학술지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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