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외벽에 페인트칠하듯…'바르는' 태양광 전지 나왔다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02-01 15:48:08
  • -
  • +
  • 인쇄
KIST, 두께 5분의 1 초박막 기술 개발
희귀원소 사용·시간·비용 획기적 절감
▲용액공정 CIGS 초박막 태양전지 (사진=KIST)


국내 연구진이 건물 외벽에 '바를 수 있는' 태양광 전지 상용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청정신기술연구본부 민병권 본부장 연구팀이 '건물일체형 태양광전지'(BIPV·Building Integrated Photovoltaic) 발전에 필요한 박막 태양전지의 광흡수층 두께를 5분의 1로 줄여 생산경비와 제조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BIPV는 태양광 전지를 건축자재로 활용해 건물을 통째로 태양광 발전시설로 만드는 발전 방식이다. 우리나라는 2050년 탄소중립을 이루기 위해 전력의 90%를 태양광으로 대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국토의 70%가 산지이고, 태풍과 같은 자연재해가 자주 발생하는 탓에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만으로는 보급 확대가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따라 현실적인 대안으로 BIPV가 주목받고 있다.

다만 BIPV는 생산단가가 높아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에 밀려난 상황이었다. BIPV는 광흡수 계수가 매우 커 얇은 박막으로도 높은 변환 효율을 갖춘 CIGS 무기박막을 사용한다. CIGS는 구리(Cu), 인듐(In), 갈륨(Ga), 셀레늄(Se) 4가지 원소를 가리킨다. 고가의 희귀원소인 인듐 및 갈륨을 포함하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든다.

게다가 무기박막 태양전지는 '진공증착'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진공 상태에 피복될 물체와 그 표면에 부착시키려는 금속을 넣어둔 뒤 전기로 금속입자를 가열해 증발시키면 그 금속입자를 차가운 물체 표면에 응축해서 부착하는 방식이다. 해당 제조방식 역시 비용이 높고, 제조 시간도 오래 걸린다.

그런데 KIST 연구팀이 지난 10여년간 연구 끝에 기존의 '진공증착' 방식의 공정을 저가의 '용액인쇄' 방식 공정으로 바꿔 무기박막의 광흡수층 두께를 2~3㎛(마이크로미터)에서 0.5㎛ 수준으로 5분의 1가량 줄이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를 통해 고가의 희귀원소 사용량과 제조 시간 및 비용을 크게 줄여 생산성을 크게 높일 수 있었다.

연구팀은 안정적으로 용액을 페인트칠하듯 바르는 바코팅 기술을 확보해 이미 태양전지 전문 중소기업에 이전을 완료한 상태다. 연구팀은 1일 "건물일체형 태양광전지에 사용되는 고안정성 무기박막 태양전지의 경제성을 크게 높이는 기술을 개발해 전문 중소기업에 기술 이전까지 완료했다"고 밝혔다.

KIST 민병권 본부장은 "인쇄 태양전지 기술은 아직 상용화에 성공하지 못한 도전적인 분야이지만, 실험실 수준에서는 이미 세계 최고 기술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과 긴밀한 협업을 진행한다면 머지 않은 미래에 세상을 놀라게 할 새로운 태양전지를 시장에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연구논문은 에너지 분야 국제학술지인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스'(Advanced Energy Materials) 최신호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ESG;NOW] 매일유업 재생에너지 3%...수질지표 더 악화

매일유업은 온실가스 감축, 물 사용효율 개선, 포장재 절감 등을 ESG 핵심목표로 제시해 왔다. 그러나 본지가 2024년 환경자료와 회사 측 회신을 종합 분

대한항공 기내식 용기 '식물성 소재'로 바꾼다

대한항공이 식물성 원료로 만든 기내식 용기를 도입한다.대한항공은 오는 12월부터 밀짚, 사탕수수, 대나무 등 비목재 식물성 원료로 제작된 기내식 용

"배출권거래제, NDC 53% 맞춰 운영"…정부, 산업계 부담 덜어준다

정부가 '2035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2035 NDC)에 대한 산업계 우려를 덜어주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를 NDC 하한목표인 53%에 맞춰 운영하기로 했다

'젊어지는 삼성전자'...30대 상무·40대 부사장으로 '세대교체'

삼성전자가 지난해보다 24명 많은 161명에 대한 임원승진을 단행했다. 인공지능(AI)와 로봇, 반도체 분야에서 미래기술을 이끌 리더들을 중용했다는 게

진짜 돈이 들어간 '돈방석·돈지갑' 나왔다

진짜 돈이 들어간 '돈방석'이 나왔다. 한국조폐공사는 진짜 돈이 담긴 화폐 굿즈 신제품 돈방석·돈지갑을 출시하고, 지난 23일 오후 2시부터 와디

파리크라상 '사업부문'과 '투자·관리부문'으로 물적분할한다

SPC그룹 계열사인 ㈜파리크라상이 물적분할을 진행한다.SPC그룹은 지난 21일 이사회에서 계열사인 파리크라상에 대해 물적 분할을 결정했다고 24일 밝혔

기후/환경

+

[ESG;NOW] 매일유업 재생에너지 3%...수질지표 더 악화

매일유업은 온실가스 감축, 물 사용효율 개선, 포장재 절감 등을 ESG 핵심목표로 제시해 왔다. 그러나 본지가 2024년 환경자료와 회사 측 회신을 종합 분

땅속에서도 죽지 않는다...북극 동토층 '좀비 산불'로 몸살

땅속으로 파고든 불씨가 죽지않고 타는 '좀비 산불'이 시베리아와 캐나다, 알래스카 등 북극의 새로운 위협요인이 되고 있다. '좀비 산불'은 유기토양

기후취약국들 갈수록 '빚더미'..."기후재원 언제까지 대출받아 피해복구?"

기후재난에 직접적인 타격을 가장 많이 받고 있는 기후취약국들이 기후위기를 촉발시킨 선진국들의 책임있는 자세를 다시한번 촉구하고 나섰다.기후

1만2000년만에 분화한 화산...연기 14km까지 치솟아

에티오피아 북동부에 위치한 하일리 굽비 화산(Hayli Gubbi volcano)이 약 1만2000년 만에 처음으로 분화했다고 24일(현지시간) AFP, 가디언 등 외신들이 보도했

"초미세먼지 줄여라"…정부, 석탄발전소 가동중단에 출력제한 조치

온화한 날씨로 인해 올겨울 초미세먼지(PM2.5)가 지난해보다 더 짙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부가 초미세먼지 농도를 낮추기 위해 석탄발전소 최대 17기

탄소배출권 사서 메우자?...배출권 의존기업 탄소감축 '제자리'

온실가스 배출권 시장 확대보다 기업의 직접 감축 노력이 우선이라는 국제보고서가 공개되며 상쇄 전략에 대한 재검토가 요구되고 있다.25일(현지시간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