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난민 80%가 여성..."기후재난, 여성이 더 취약"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03-08 14:48:16
  • -
  • +
  • 인쇄
방글라데시 사이클론 사망자 90%가 여성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기후행동단체 '클라이밋 클락'이 뉴욕 유니언스퀘어에 위치한 24m 길이의 기후시계 전광판에 26.5%에 불과한 전세계 여성 의석수 비중을 50%로 늘리자는 메시지를 띄웠다. (사진=클라이밋 클락)


기후위기에 여성이 더욱 취약한 만큼 여성의 목소리가 더 반영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제환경단체 지구의 벗은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기후변화 대응과 성평등은 궤를 같이 한다며 연대 의사를 표명했다. 지구의 벗은 "기후·생태적 위기는 동등하게 찾아오지 않는다"며 "기후불평등은 특히 가난한 유색인종의 여성에게 불균형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구의 벗에 따르면 여성은 기상이변으로 인한 재난상황에서 남성에 비해 사망률이 현저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2008년 미얀마를 덮친 사이클론 나르기스로 약 14만명이 숨졌는데, 이 가운데 61%가 여성이었다. 피해가 가장 극심했던 몇몇 마을은 18~60세 여성 사망자 비중이 2배 높게 나타나기도 했다. 마찬가지로 14만여명이 희생된 1991년 방글라데시 사이클론 고르키 당시 사망자의 90%가 여성이었다.

유럽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2003년 7~8월 유럽을 강타한 폭염은 1540년 이후 유럽에서 발생한 가장 더운 여름으로 기록됐다. 유럽 전역에서 5~7만명이 사망했다. 프랑스 통계에 따르면 당시 동일 연령대의 남녀를 놓고 봤을 때 여성의 사망률이 15%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생태계 유지 차원에서 중요한 농업에서도 여성은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세계 농업 노동력의 40% 이상을 여성에게 의존하고 있지만, 여성이 소유한 토지는 15%에 불과하다. 여성은 교육, 가계, 정부보조금에서도 외면당하면서 지분을 넓히기 위한 투자할 수도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착취의 악순환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만성 기아에 시달리는 인구의 60%가 여성이다.

기후재난으로 발생한 난민의 80%가 여성이라는 통계도 있다. 지구의 벗은 "자본주의, 가부장제, 식민주의와 같이 자연과 여성에 대한 폭력과 착취를 일삼는 현행 체제에서 성 불평등과 기후위기는 본질적으로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하며 기후위기 대응에 있어 여성 리더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구의 벗은 기후위기 대응 최전선에 나선 여성 리더들을 조명했다. 케냐 출신 왕가리 마타이는 빈곤이 촉발한 산림의 황폐화와 산림 황폐화가 다시 빈곤을 부르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케냐 정부에 맞서 여성들로 하여금 나무를 심는 '그린벨트 운동'을 전개했다. 환경보호, 빈곤퇴치, 여권신장이 민주주의와 맞물려 있다고 믿은 마타이는 3000만 그루 이상의 나무를 심어 케냐의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 그는 이 공로를 인정받아 2004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한편 이날 전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기반으로 지구 평균기온 1.5℃ 상승까지 남은 시간을 보여주는 뉴욕 기후행동단체 '클라이밋 클락'은 뉴욕 유니언스퀘어에 위치한 기후시계 전광판에 전세계 의회 여성의석수 비중을 추가했다. 현재 전세계 의회 의석수 가운데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26.5%에 불과하다.

클라이밋 클락은 "여성의석수 비중과 기후위기 대응의 완결성이 양의 상관관계를 보인다는 다수의 연구결과가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제철, CDP 선정 기후대응 원자재 부문 우수기업 수상

현대제철이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인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로부터 기후변화 대응 분야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현대

'해킹사고' 부실 대응 SK텔레콤..."ESG 등급 하락 불가피"

SK텔레콤 해킹사태로 고객 개인정보가 무방비로 유출되면서 SKT의 ESG평가에서 사회(S)부문과 종합부문 등급이 1등급씩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고객

KB국민은행, 올해 지역에 '작은 도서관' 9곳 더 늘린다

KB국민은행이 올해까지 134개의 'KB작은도서관'을 조성해 미래세대를 위한 독서 인프라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KB국민은행은 지난 14일에는 울

LG유플러스, CDP '탄소경영 아너스 클럽' 수상

LG유플러스가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버서더 서울호텔에서 열린 '2024 CDP(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 코리아 어워즈'에서 CDP 기후변화 대응 부문(CDP Climate

11번가 사령탑 교체...신임 대표로 박현수 CBO 선임

SK스퀘어 자회사 11번가가 지난 29일 오후 열린 이사회에서 신임 대표이사로 박현수 11번가 CBO(최고사업책임)를 선임했다고 30일 밝혔다. 안정은 전임 대

경기도 푸드뱅크, 세제와 휴지 등 '생활용품'도 기부받는다

경기도가 푸드뱅크를 통해 식품뿐만 아니라 세제와 휴지 등 다양한 생활용품도 기부받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푸드뱅크·마켓은 취약계층에 기부

기후/환경

+

폐기하고 동결하고...트럼프, 100일간 환경규제 145건 풀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100일동안 145건에 달하는 기후·환경 관련 규정을 폐지했다.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기묘해지는 3월 기후...제2의 '경북 산불' 발생 가능성 2배 높아졌다

얼마전 경북에서 발생한 산불이 역대 최악의 산불로 기록됐지만 기후변화로 강수량과 습도가 비정상적으로 낮아지고 강풍의 빈도가 높아짐에 따라 앞

대구 함지산 산불 '재발화'...강풍에 불씨 되살아나

이틀만에 주불이 잡히면서 완전된 것으로 알았던 대구 함지산 산불이 다시 발화하면서 주민들이 다시 대피했다. 건조한 상태에서 계속해서 불어대는

기후위기로 야외 음악공연도 '위기'...티켓 판매부진 현상

호주에서 기후위기로 야외 뮤직 페스티벌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보고서가 나왔다.호주 로열 멜버른 공과대학(RMIT)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발간한 '뮤

"해운탄소세 피하려면 '전기추진선'으로 교체해야"

탄소배출이 많은 선박을 전기추진선으로 대체하고 녹색해운항로를 개척하면 해운부문 탄소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운은 전

기후재해 보상은 왜 제한?...손보사 車보험약관 공정위 '심판대'

기후위기로 올여름도 무더위와 수해 피해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기후위기로 인한 재해 피해는 보상하지 않는 보험약관의 불공정 조항을 개정해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