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 대형산불로 80여명 대피...강풍까지 불어 진화 애로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3-03-08 17:27:42
  • -
  • +
  • 인쇄
산림당국 '산불대응 2단계' 발령중
올들어 산불 발생량 '예년의 1.5배'
▲경남 합천군 용주면 인근 산불 발생 (사진=연합뉴스)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전국 곳곳에 산불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처럼 자칫 대형산불로 이어지지 않을까 관계당국은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산림청에 따르면 8일 오후 1시 59분경 경상남도 합천군 용주면 월평리 일원에서 산불이 발생해 인근 주민 80여명이 보건진료소와 마을회관 등으로 대피했다.

산림청 중앙산불방지대책본부는 산불의 확산을 막고 신속한 진화를 위해 이날 오후 2시 30분쯤 산불대응 2단계를 발령했다.

산불 대응 2단계는 피해추정면적 30~100헥타르(ha) 미만, 진화시간 8시간 이상 24시간 미만으로 예측될 때 발령한다. 2단계에서는 관할 기관과 인접 기관의 인력과 가용 장비를 동원하고 광역 단위 가용헬기 100%를 투입한다.

산림당국은 현재 산불진화헬기 19대와 산불진화장비 24대, 산불진화대원 357명을 긴급 투입해 산불 진화에 집중하고 있다. 아직 인명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

현장에는 순간풍속 12m/s의 강풍이 불어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산림당국은 진화 후 산림청 조사감식반을 통해 정확한 피해면적을 조사할 예정이며, 실화로 추정됨에 따라 산불 가해자를 추적해 검거, 입건할 계획이다.

산림청 관계자는 "산불진화인력, 장비를 동원해 신속한 진화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산림 100m 이내에 쓰레기 소각 등 불법 소각 행위 단속을 강화하고 적발 시 엄중히 처벌할 예정이니 산불 예방을 위해 적극적인 관심과 협조 부탁한다"라고 밝혔다.

이날 오전 10시 44분께 건조주의보가 내려진 대구 동구 백안동 백안육교 서편 야산과 오후 2시 20분께 북구 조야동 한 야산에서도 산불이 발생해 1시간여 만에 진화됐다. 이 불로 산림 0.3ha가 소실된 것으로 추정됐다. 

올들어 산불 발생량이 예년의 1.5배 많아졌다. 특히 3월들어 하루 10건 이상의 산불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행정안전부, 소방청, 산림청 등 5개 기관은 봄철 산불 예방을 당부하는 '산불방지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해 3월에도 동해안 산불로 서울 여의도 면적의 83배에 이르는 산림이 잿더미로 변했다. 당시 불어닥친 강풍으로 바짝 말라붙은 나무들이 불쏘시개 역할을 하면서 8일 넘게 산불이 이어졌다. 

산불은 단순히 산림 자원 피해를 입히는 것뿐만 아니라 나무에 저장돼있던 대량의 탄소를 배출하게 되고 탄소흡수원을 잃어 기후변화를 가속화 한다. 문제는 이로 인해 지구온난화가 심해지면서 건조한 날씨가 이어질 확률이 더 높아져 화재 발생률을 높이는 악순환인 '양성 피드백'을 형성하게 된다.

정부는 "산불을 효과적으로 예방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노력뿐 아니라 국민 여러분의 관심과 협조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잿더미가 된 산림을 원상복구하는 데에는 100년 이상의 긴 시간이 걸리고, 피해지역 주민들은 생명과 삶의 터전을 잃게 된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도시의 벌집 분석했더니...'미생물 정보' 고스란히 담겨

꿀벌로 도시의 미생물 분포를 추적하고, 이 정보를 공중보건에도 활용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미국 뉴욕 탠던 이공과대학교 엘리자베스 에나

'닭발 가로수' 사라지나...환경부 "가로수잎 75% 유지해야"

나무 몸통만 남을 정도로 가지를 싹둑 자르는 무분별한 가지치기를 제한하는 지침이 생겼다.31일 환경부와 국립생물자원관은 가로수 가지치기를 할 때

식물도 소리를 낸다고?...물부족하거나 줄기 잘리면 '딸칵' '펑'

식물도 소리를 낼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30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대학 연구팀은 식물이 물이 부족하거나 갑작스러운 손상을 입는 등 스트

친환경 가구부터 대체육까지…'커피박' 어디까지 변신할까?

식후커피를 즐기는 직장인 A씨는 점심을 먹은 뒤 챙겨온 텀블러를 들고 커피 전문점을 찾았다. 그런데 A씨는 문득 점원이 '커피 찌꺼기'를 처리하는 모

차량 배기필터 의무화됐지만...'초미세먼지' 못거른다

차량 배기가스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를 걸러주는 필터가 초미세먼지는 거의 거르지 못하는 것으로 밝혀졌다.로이 해리슨(Roy Harrison) 영국 버밍엄대학

석유·천연가스 위험 간과한 손보사...9곳중 8곳 보험·투자정책 '0점'

기후리스크가 최대의 안보·경제 위협으로 지목받는 가운데 국내 손해보험사는 석유와 천연가스에 대한 보험 인수심사나 투자정책을 갖추지 못한

TECH

+

LIFE

+

순환경제

+

Start-u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