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우리는 죽어가고 있다"...로마 분수대 또 '먹물 테러'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3-05-22 10:53:48
  • -
  • +
  • 인쇄
▲로마 명물 '트레비 분수'에 먹물을 뿌리는 환경단체(영상=@ultimoranet 트위터 캡처)

지난 4월 로마의 명물인 '바르카치아 분수대'에 먹물 테러를 가했던 극성 환경단체가 이번에 유명 관광지인 '트레비 분수'를 검게 물들였다.

21일(현지시간) AFP·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환경단체 '울티마 제네라치오네'(마지막 세대) 활동가 7명은 "우리는 화석(연료)에 돈을 내지 않겠다"는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우리나라가 죽어가고 있다" 외치며 트레비 분수에 들어가 숯으로 만든 먹물을 부었다.

트레비 분수는 영화 '로마의 휴일'과 '달콤한 인생'에 등장한 장소로도 유명한 로마 명소로 매년 수백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곳이다. 분수 주변에 있던 관광객들은 이들의 행동을 촬영했고 곧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활동가들은 끌려나온 뒤 시위 물품을 압수당했다. 구경꾼 일부는 욕설과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이 단체는 최근 이탈리아 북부를 강타한 홍수 피해를 계기로 기후위기 심각성을 알리려고 이번 시위를 벌였다고 주장하며 정부의 화석연료 공적 보조금 지급을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북부 에밀리아-로마냐주에서는 지난 16~17일 이틀간 내린 폭우로 14명이 숨지고 3만600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연간 강수량의 절반이 이틀만에 쏟아지면서 대홍수가 발생했고, 이로 인해 이 일대 농경지는 대부분 침수됐다. 이 홍수로 농업 부문의 피해규모는 수십억 유로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울티마 제네라치오네는 지난 4월에 로마 스페인광장의 바르카치아분수에 먹물을 뿌린데 이어, 지난 6일에는 로마 나보나광장 피우미 분수에서 '먹물 테러'를 가했다. 또 로마 중심가에서 반나체 상태로 도로 점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들이 이런 과격한 행동을 일삼는 이유는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일깨우려면 평범한 방식으로는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탈리아 정부는 잇단 '과격 시위'에 강경 대응 방침을 천명하고 지난달 문화유산과 예술품을 훼손하거나 파손할 경우 최대 6만유로(약 8740만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법안을 승인했다.

로베르토 구알티에리 로마시장은 "우리의 예술 유산에 대한 이런 터무니없는 공격을 그만둬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시위에 쓰인 먹물이 숯으로 만든 식물성 먹물이기 때문에 분수에 해를 끼치지 않을 것이라는 환경단체 주장에 대해 "30만ℓ의 물을 버리는데 시간과 노력, 물이 소모된다"며 "관리하는 입장에서 쓸데없는 자원낭비"라고 비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아름다운가게, 사회혁신가 '뷰티풀펠로우' 15기 선발

아름다운가게가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바탕으로 사회의 지속가능하고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내는 사회혁신리더 뷰티풀펠로우 15기를 선발했다

두나무 품은 네이버 "K-핀테크로 글로벌로 간다...5년간 10조 투자"

두나무를 인수한 네이버가 앞으로 인공지능(AI)과 웹3간 융합이라는 글로벌 기술 트렌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K-핀테크 서비스로 글로벌 시장을 선점

두나무 인수한 네이버...AI와 블록체인 앞세워 '글로벌 금융' 노린다

세계 3위 가상자산거래소 두나무가 네이버 품에 안기면서 20조원 규모의 금융플랫폼이 탄생했다. 26일 네이버와 두나무 이사회는 네이버파이낸셜과 두

'비상경영' 롯데 인적쇄신...부회장 전원 용퇴에 CEO 20명 '물갈이'

롯데그룹이 부회장단 전원 교체와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20명을 교체하는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를 단행했다.롯데그룹은 2026년 임원인사에서 9

롯데케미칼-현대케미칼, 석화공장 합친다...울산과 여수도 통폐합 속도?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의 석유화학 사업이 합쳐진다. 지난 8월 20일 10개 석유화학 기업이 사업재편을 위한 자율협약을 맺은 이후 첫번째 구조조정

엑손모빌 '화학적 재활용' 놓고 '그린워싱' 공방 격화

플라스틱 화학재활용을 둘러싼 엑손모빌과 환경단체의 충돌이 격화되고 있다.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엑손모빌은 플라스틱 폐기물

기후/환경

+

英 보호구역 84%서 '플라스틱 너들' 검출..."생태계 전반에 침투"

영국 자연보호구역 곳곳에서 플라스틱 너들(nurdle)이 발견됐다.26일(현지시간) 환경단체 피드라(Fidra)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영국 전역의 '특별과학보호

플라스틱 문제 일으키는 '조화'...인천가족공원서 반입 금지될듯

인천가족공원에 플라스틱 조화(造花) 반입을 자제하도록 하는 조례 제정이 추진된다.26일 인천시의회에 따르면 전날 산업경제위원회를 통과한 '인천시

'2.5°C' 상승한 우즈베키스탄…극심한 가뭄에 이미 위기상태

우즈베키스탄 일부 지역의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대비 2.5°C까지 상승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온난화로 인한 가뭄과 물부족이 심해질 것으로 전망되

엑손모빌 '화학적 재활용' 놓고 '그린워싱' 공방 격화

플라스틱 화학재활용을 둘러싼 엑손모빌과 환경단체의 충돌이 격화되고 있다.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엑손모빌은 플라스틱 폐기물

태평양 참치에서 검출된 '수은' 오염경로 추적해봤더니...

참치 등 태평양에서 서식하는 해양어류 몸속에 수은이 어떻게 축적되는지 그 경로가 밝혀졌다.포항공대(POSTECH) 환경공학부 권세윤 교수연구팀과 한국

알프스·안데스·히말라야가 위험하다...기후변화로 곳곳이 '흔들'

험준한 산악지대로 유명한 히말라야를 비롯해 알프스, 안데스산맥이 기후변화가 불러온 기온과 강수패턴 변화로 인해 무너져내리고 있다. 25일(현지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