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해역 열대어 10배 증가...뜨거워지는 바다탓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11-21 13:40:34
  • -
  • +
  • 인쇄
제주 서식하는 '파랑돔', '다금바리' 북상
관찰된 어종 중 열대·아열대어 '절반이상'
▲울릉도 주변 해역에서 관찰된 열대어 파랑돔 무리 (사진=국립생물자원관)

기후변화로 수온이 상승하면서 울릉도 연안에까지 열대어가 출몰하고 있다.

21일 국립생물자원관은 2021년부터 최근까지 울릉도 연안어류 종 다양성을 조사한 결과 131종이 관찰됐다고 밝혔다. 문헌이나 기록이 있는 종을 합치면 울릉도 연안어류는 올 10월 기준 총 174종으로 지난해보다 20종 늘었다.

직접 관찰된 131종 가운데 열대성 어류와 아열대성 어류가 각각 49종과 27종으로 전체 58.5%를 차지했다. 열대·아열대성 어류는 온대성 어류(48종·36.9%)의 1.5배에 달했다.

생물자원관은 몇몇 조사 지점에서 열대어인 파랑돔이 100마리 이상 관찰돼 기존보다 10배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자원관 관계자는 "재작년과 작년엔 파랑돔 무리 규모가 50마리 남짓이었는데 올해는 최대 500마리 무리가 관찰되기도 했다"고 했다.

파랑돔은 다 자라도 10㎝ 정도에 불과한 작은 물고기로 수심 20m 내외 바위가 많은 곳에서 무리지어 산다. 서식 수온은 16∼31℃이다. 원래는 수온이 따뜻하게 유지되는 제주 해역에 주로 서식했으나, 현재는 울릉도와 독도 해역까지 서식지가 넓어졌다.

파랑돔은 올해 4월 '기후변화 지표종'으로 선정됐다.

이번 자원관 조사에서는 제주에서 '다금바리'로 불리는 자바리와 연무자리돔, 흰꼬리노랑자리돔, 검은줄꼬리돔, 검은줄촉수, 큰점촉수 등 아열대성 어류가 대거 새로 발견되기도 했다. 이밖의 열대·아열대성 어류는 용치놀래기와 놀래기 등이 많이 관찰됐다.

울릉도 해양생태계 변화 주원인은 해수 온도 상승이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올해 8월 하순부터 9월 초순까지 한반도 주변 해역 표층 수온은 26℃로, 위성을 이용한 표층수온 관측을 시작한 1990년 이래 가장 높았다. 이 기간 동해 표층 수온은 25.8℃로, 평년 치보다 2℃ 이상 높았다.

올여름만 유독 바다가 뜨거워진 것은 아니다. 한반도 주변 해역 해수면 온도 변화를 보면 2001~2010년 평균은 15.9℃, 2011~2020년 평균은 16.7℃로 20년 사이 뚜렷한 상승세를 보였다.

미래 전망도 어둡다. 성장만을 중시해 화석연료를 계속 사용하는 '고탄소 시나리오'(SSP5-8.5)를 적용하면 동해와 남해 해수면 온도는 2041~2060년에 현재(14℃)보다 2.4℃, 2081~2100년에는 4.9℃ 높아질 전망이다.

다만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데 성공하는 '저탄소 시나리오'를 적용하면 동해와 남해 해수면 온도는 2014~2060년과 2081~2100년에 각각 현재보다 1.8℃와 1.6℃ 높은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CJ제일제당, 유럽 인조잔디에 '생분해 플라스틱' 공급

CJ제일제당이 유럽서 생산되는 인조잔디 충전재에 생분해성 바이오 소재 'PHA'를 공급한다.CJ제일제당은 스웨덴 바이오소재 컴파운딩 기업 'BIQ머티리얼

남양유업, 포장재 전환 '속도'…42종 ‘지속가능성 A등급’ 달성

남양유업이 주요 제품 포장재 42종에 대해 '지속가능성 A등급' 인증을 받았다.남양유업은 사단법인 한국포장재재활용사업공제조합으로부터 대표 제품

"한달짜리 계약에 CCTV로 감시까지"...런베뮤 산재 '63건'

직원 과로사 의혹이 불거진 유명 베이커리 '런던베이글뮤지엄'이 오픈 이래 63건의 산업재해가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근로계약을 매달 작성하고, CCT

현대백화점그룹, 48명 임원인사..."변화보다 안정성에 방점"

현대백화점그룹이 30일 사장 1명, 부사장 2명을 포함해 승진 27명, 전보 21명 등 총 48명에 대한 정기 임원 인사를 2026년 1월 1일부로 단행했다. 인사 폭은

SK AX, 김완종 CCO 사장으로 승진..."AX 이끌 적임자"

SK㈜ AX는 김완종 최고고객책임자(CCO)를 신임 사장으로 승진 선임했다고 30일 밝혔다.국내 산업 전반에서 AX(AI Transformation) 확산이 본격화되고 기업들의

SKT 사령탑 교체...신임 CEO에 정재헌 사장 선임

SK텔레콤은 정재헌 대외협력 사장을 신임 CEO로 선임했다고 30일 발표했다.정재헌 신임CEO는 법조인 출신으로 2020년 법무그룹장으로 SKT에 합류했다. 2021

기후/환경

+

호주 봄날씨 실화냐?...한낮 기온이 46℃ '지글지글'

호주 북부지역이 봄철인 10월에 40℃를 웃도는 폭염을 겪고 있다.호주 기상청(BoM)은 북부 지역인 퀸즐랜드주와 노던 준주의 일부 지역이 올해 가장 더운

폭염에도 실내온도 6℃ '뚝'…호주에서 옥상용 냉각코팅제 개발

폭염에 실내온도를 낮을 수 있는 옥상 코팅기술이 새로 개발됐다.호주 시드니대학교 연구진은 폭염시 실내온도를 최대 6℃까지 낮출 수 있는 옥상용

[주말날씨] 단풍 보러갈 수 있을까...'가을비' 내린 후 쌀쌀

11월 첫 주말은 단풍이 물들며 완연한 가을날씨지만, 곳곳에 비가 내린 후 다시 초겨울 날씨가 오겠다.1일은 전국이 오전까지 대체로 흐리다가 오후부

“기후위기 시대, 아이 낳기 두렵다”…출산 기피하는 美 Z세대

기후위기에 대한 불안이 미국 젊은 세대의 출산 결정까지 흔들고 있다.피유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가 미시간대 사회연구소와 공동으로 실시한 조

1분마다 1명씩 열사병으로 사망...온난화로 年54.6만명 목숨잃어

지구온난화로 전세계 인구 가운데 1분에 1명씩 열사병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난화에 따른 영향으로 90년대에 비해 23% 증가한 54만6000명의 전

섬나라 쑥대밭 만든 허리케인 '멀리사'...4일만에 괴물로 변한 이유

카리브해 섬나라들을 쑥대밭으로 만든 허리케인 '멀리사'(Melisa)가 짧은 시간에 역대급 초강력 폭풍우로 발달한 것은 '해양온난화'가 원인으로 꼽혔다.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