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28] 1.4℃까지 올랐는데...'화석연료 퇴출' 합의문 올해도 불발?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12-05 14:24:07
  • -
  • +
  • 인쇄
만장일치 방식 합의문...사우디 반대의사 표명
메탄은 증상에 불과 "석유·가스 등 원인 다뤄야"
▲COP28에서 발언하는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 (사진=연합뉴스)


전세계 정상들이 기후위기 해결을 위해 모인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정작 기후위기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인 '화석연료 퇴출' 논의는 겉돌고 있어 지난번에 이은 '맹탕' 총회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5일(현지시간)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부 장관은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화석연료에 대한 단계적 감축이 COP28 최종합의문에 담기는 것을 절대 달가워할 수 없다"며 화석연료 퇴출에 대한 반대입장을 표명했다.

최종합의문은 당사국 하나라도 반대하면 채택이 불가능한 만장일치 방식으로 결정된다. 지난 COP26에서는 인도의 반대로 석탄의 단계적 '퇴출'이 아닌 단계적 '감축'으로 결정됐고, COP27에서 제기된 '모든 형태의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은 아랍에미리트(UAE) 등 산유국의 반대로 유보됐다. 화석연료 퇴출을 반대했던 UAE가 이번 COP28의 의장국을 맡으면서 이번 총회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지금까지 UAE가 성과로 내세우는 합의들도 치적쌓기용에 불과할 뿐 화석연료 퇴출 논의를 축소시키기 위한 꼼수라는 비판이 나온다. 일례로 '손실 및 피해기금'의 공식 출범에 대해 술탄 알 자베르 COP28 의장은 "COP 첫날 합의안을 채택한 것은 처음"이라며 강조했지만, 이미 11월초 사전회의에서 결정된 사안이었다. 게다가 강제성이 없다. 미국의 기부금은 유럽연합(EU)의 14분의 1 수준인데다 보조금이 아닌 대출형식이 대부분이어서 개발도상국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118개국이 참여 의사를 밝힌 '재생에너지 3배 확대 결의안'도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지만, 정작 온실가스 배출량 최다 국가인 중국과 인도는 협약 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해수면 상승으로 수몰위기에 처한 마셜제도의 환경특사인 티나 스티지는 재생에너지 설비 확충만으로 기후변화에 제동을 걸 수 없다며 "반쪽짜리 해법"이라고 일갈했다.

전세계 원유생산량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상위 50개 석유회사들은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보다 온실효과의 최대 84배 높은 메탄배출량을 80% 이상 줄이는 데 합의했지만, 이 역시 위장환경주의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진 수 생물다양성센터 에너지정의 담당은 "메탄은 증상일 뿐 원인이 아니다"며 "이 합의는 석유, 가스, 석탄에 대한 현실을 가리기 위한 연막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António Guterres) 국제연합(UN) 사무총장도 산유국들이 메탄을 줄이겠다고 나선 것에 대해 "이는 화석연료 소비로 인한 배출을 없앤다는 핵심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COP28에서 화석연료에 대한 논의는 5일(현지시간)부터 진행될 예정이지만 산유국과 화석연료 기업들의 미지근한 대응으로 퇴출은커녕 감축에 대한 합의점에 도달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화석연료 기업들은 대규모 로비스트를 COP28에 파견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 해결책 마련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상황을 의식한듯 앨 고어 미국 전 부통령은 "COP28 성공을 가르는 척도는 화석연료 퇴출 포함 여부 단 한 가지"라며 "합의문에 해당 내용이 포함되면 총회는 대성공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실패로 끝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COP28에서 공개된 글로벌 탄소예산에 따르면 2023년 전세계 탄소배출량 추산치는 36억8000만톤으로 전년대비 1.1% 증가했다. 지난 1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각국 대표들을 향해 "과학은 분명하다. 1.5℃ 제한은 궁극적으로 화석연료를 그만 태워야만 가능하다"며 "감축도, 상쇄도 아닌 명확한 시점에 기반한 퇴출이 답이다"고 강조한 바 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한국거래소 '한국형 녹색채권' 상장수수료 면제 1년 연장

'한국형 녹색채권' 상장수수료 면제가 1년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1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국거래소가 정부의 녹색채권 활성화 정책 지원을 위해 '한

셀트리온제약 'ESG위원회' 신설..."위원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

셀트리온제약은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신설하고 본격적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돌입했다고 11일 밝혔다.ESG위원회는 ESG 경영을 총괄하는

kt ds '2025 대한민국 인적자원개발 대상' 종합대상 수상

KT그룹 IT서비스 전문기업 kt ds가 한국HRD협회가 주관하는 '대한민국 인적자원개발 대상'에서 최고등급인 '종합대상'을 받았다고 11일 밝혔다.대한민국

SPC, 음성에 '안전 스마트공장' 짓는다..."인명사고 근절"

SPC그룹은 생산시설에서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3000억원을 들여 충청북도 음성군에 '안전 스마트 신공장'을 짓는다고 11일 밝혔다.'안전 스마트 신공

LG U+, CDP평가 기후대응부문에서 최고등급 ‘리더십 A’ 획득

LG유플러스가 2025년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Carbon Disclosure Project)로부터 기후변화 대응부문 평가에서 2년 연속으로 최고등급인 '리더십 A'를 획득했다

네이버, 종이보증서 대신 '디지털보증서' 발급..."탄소저감 기대"

네이버가 제품 구매일지와 보증기간 등의 정보가 입력된 디지털 보증서 '네이버 컬렉션'을 출시했다고 11일 밝혔다. 종이 보증서를 대체하는 이 디지털

기후/환경

+

북극곰 온난화로 위협받자…생존 위해 'DNA' 바꾼다

지구온난화로 생존이 위협받는 북극곰의 유전자에서 기후변화에 적응하려는 움직임이 관측됐다.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 연구팀은 기온이 오를수록 그

동남아 해상풍력 중심지로 급부상...글로벌 기업들 몰린다

동남아시아가 해상풍력 개발에 속도를 내며 글로벌 재생에너지 시장의 새로운 축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反)환경 정책

日 아오모리 앞바다 또 6.7 지진...불안감 커지는 열도

일본 아오모리현 앞바다에서 또다시 규모 6.7 지진이 발생했다. 일본 현지매체에 따르면 일본 기상청은 12일 오전 11시44분쯤 규모 6.7로 추정되는 지진이

탄소감축해도 경제성장...세계 각국 '탈탄소 성장' 가시화 뚜렷

경제규모가 커졌지만 탄소배출은 오히려 감소하는 이른바 '탈탄소 성장'이 몇몇 국가에서 나타나고 있다. 경제가 성장하면 탄소배출이 비례적으로 늘

[주말날씨] 눈구름대가 몰려온다...토요일 전국에 '눈비'

북쪽에서 찬공기가 유입되면서 12일 아침기온이 뚝 떨어진 가운데 동해안을 중심으로 내리던 눈이 13일부터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이번 주말에는 많은

[날씨] 무거운 눈이 '펑펑'...이번에 '습설'이 닥친다

첫눈에 폭설로 시작한데 이어, 이번 주말에는 많은 양의 '습설'이 내릴 것으로 예보돼 있다. 습설은 습기를 많이 머금고 있는 무거운 눈이어서 많은 피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