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인트, 수십년 지나도 치명적"...GIST '토양 잔류독성' 확인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4-01-09 10:10:00
  • -
  • +
  • 인쇄
▲오래된 건물 외벽 페인트 가루의 토양 독성 (사진=GIST)

페인트 첨가물의 생식독성이 수 십년이 지나도 토양에 잔류해 생태계를 위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지구·환경공학부 김태영 교수연구팀은 페인트에 분산제로 첨가되는 성분이 수십 년 후에도 번식을 억제하는 생식독성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국제공동연구를 통해 확인했다고 9일 밝혔다.

유럽 화학물질청(European Chemicals Agency)에 따르면 페인트는 토양에 유입되는 미세플라스틱 중 타이어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페인트 미세플라스틱이 토양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건물외벽 노후로 발생하는 페인트 가루가 토양 생물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주목했다.

연구팀은 1950년대의 외벽 페인트가 남아있는 옛 동독지역의 폐가 주변에서 땅에 떨어진 페인트 조각을 모아 잘게 부순 후, 가루의 크기에 따라 5개 그룹(500−1000, 250−500, 100−250, 50−100, 20−50 μm)으로 분류해 예쁜꼬마선충에 독성을 나타내는지 확인했다.

그 결과, 페인트 가루는 예쁜꼬마선충의 번식을 억제하는 생식독성을 나타냈으며, 독성 세기는 가루의 색깔과 크기에 따라 다양한 차이를 보였다.

연구팀은 페인트 가루가 토양에 1%(무게비) 섞여 있을 때 예쁜꼬마선충의 자손 수가 최대 약 60% 감소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질량분석 결과, 이 원인은 페인트에 분산제로 첨가되는 알킬아민(Alkyl amines)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토양에 알킬아민이 25 ppm(1/100만, 무게비) 정도일 경우 예쁜꼬마선충의 번식이 현저하게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를 이끈 김태영 교수는"시간이 지나 페인트 가루가 잘게 부서지면 페인트 표면적 증가로 독성 첨가제가 더 많이 유출돼 지금보다 훨씬 큰 환경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페인트 첨가제 규제를 보완하고 첨가제를 보다 안전한 물질로 대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화학회가 발행하는 환경화학 분야 최고 권위의 국제학술지 '환경과학과 기술'(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HLB생명과학-HLB 합병 철회…주식매수청구권 400억 초과

HLB생명과학이 HLB와 추진해오던 합병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양사는 리보세라닙 권리 통합과 경영 효율성 강화를 위해 합병을 추진해왔지만, 주식매

KCC, 울산 복지시설 새단장...고품질 페인트로 생활환경 개선

KCC가 울산 지역 복지시설 새단장에 힘을 보태며 사회공헌을 지속하고 있다.KCC가 지난 29일 울산해바라기센터 보수 도장을 진행했다고 31일 밝혔다. 추

SK AX, EU 에코디자인 규제 대비 '탄소데이터 통합지원 서비스' 제공

SK AX(옛 SK C&C)가 유럽연합(EU)의 공급망 규제 본격화에 대비해 국내 기업들이 민감 데이터를 지키고 규제도 대비할 수 있도록 '탄소데이터 대응 통합

안전사고 나면 감점...ESG평가 '산업재해' 비중 커지나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에서 산업재해가 '핵심요소'로 부상하고 있다.31일 ESG 평가기관에 따르면 기업의 ESG 평가에서 감점 사례

SK온-SK엔무브 합병결의..."8조 자본확충해 사업·재무 리밸런싱"

SK온과 SK엔무브가 11월 1일자로 합병한다. 지난 2월 SK온이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텀과 합병한지 6개월만에 또다시 덩치를 키운다.SK이노베이션과 SK

'텀블러 세척기 사용후기 올리고 상품받자'...LG전자, SNS 이벤트

스타벅스 등 커피 매장에서 LG전자 텀블러 전용세척기 'LG 마이컵(myCup)'을 사용한 후기를 소셜서비스(SNS)에 올리면 LG 스탠바이미나 틔운 미니 등을 받을

기후/환경

+

남극 해저에 332개 협곡 발견…남극 빙붕 녹이는 역할?

남극 해저에 수천미터 깊이의 거대한 협곡들이 촘촘히 분포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과학자들은 이 지형이 해류 흐름과 빙붕 붕괴를 결정짓는 통로

시간당 200㎜ 폭우...'물바다'로 변한 美 뉴욕·뉴저지

미국 뉴욕·뉴저지주에 시간당 최대 200㎜에 이르는 폭우가 쏟아져 물바다로 변했다.31일(현지시간) 미국 기상청은 이날 밤까지 미 동부 해안지역에

[주말날씨] 뙤약볕 속 '찔끔' 소나기...다음주 남쪽부터 '비'

8월 첫 주말도 전국이 폭염으로 신음하겠다. 소나기 예보가 있지만 폭염을 가시게 하기엔 역부족이다. 오히려 습한 공기로 체감온도는 더 높아질 수 있

[알림] '2025 기후테크 스타트업 혁신 어워즈' 참가기업 모집

뉴스트리가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기후테크 분야에서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2025 기후테크 스타트업 혁신 어워즈'

2030 재생에너지 3배 늘리기로 해놓고...96개국 국제합의 '헌신짝'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을 3배 늘리자는 전세계 합의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국가가 1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글로벌 싱크탱크 엠버(Ember)가

심해 9533m서 생물군락 첫 관측…"거대한 탄소 순환생태계 발견"

북서태평양 수심 9533m에 이르는 심해에서 생물군락을 발견하고 촬영하는데 성공했다. 인간이 탑승한 잠수정으로 극한의 수압과 어둠을 뚫고 내려가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