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워진 바다 '극한폭염' 부채질..."지난해 기록적으로 열 흡수탓"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4-01-12 12:32:37
  • -
  • +
  • 인쇄

지난해 여름 '극한폭염'이 전세계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던 원인이 '해수 온도상승'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 미국, 뉴질랜드, 이탈리아, 프랑스 등으로 구성된 국제연구팀이 최근 국제학술지 AAS(Advances in Atmospheric Sciences)에 발표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지난 10년동안 바다는 매년 전년보다 뜨거워졌고 지난해는 기록적인 수준의 열이 바다에 흡수됐다.

지구의 70%를 차지하는 바다는 지구온난화로 발생하는 열의 90%를 흡수해 대기조건에 영향을 미친다. 따뜻해진 바다는 더 많은 수분을 배출하고 이 수분은 따뜻한 대기에 영향을 미치면서 극한기후를 초래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그만큼 바다는 기후변화 속도를 결정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과 중국의 연구원들이 측정한 지난해 해수온도는 전년에 비해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왔다. 다만 두 기관의 온도 편차는 컸다. 중국과학원(CAS) 대기물리연구소(IAP)는 지난 2023년 해수온도가 2022년보다 15제타줄(Joule) 상승한 것으로 분석한 반면, 미국해양대기청(NOAA) 국립환경정보센터는 9제타줄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전세계 에너지 소비량은 연간 약 0.5제타줄로, 15제타줄은 올림픽경기의 수영장 23억개를 끓이는 데 필요한 에너지와 맞먹는다. 미국과 중국의 측정결과가 일치하지 않는 것에 대해 연구진들은 "개별 데이터를 전체 데이터에 적용시키는 방법론 차이때문"이라고 했다. 중국 연구를 주도한 장리진 IAP 박사는 "실제 온난화가 보고된 수치보다 더 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더위로 인해 해양 성층화가 가속돼 해수표면의 따뜻한 물과 심해의 차가운 바닷물이 섞이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강우량과 증발 패턴의 변화로 인해 해양 염분 농도는 시시각각 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는 바닷속 산소량을 감소시켜 해양생물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앞으로 바다가 흡수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와 열의 양도 줄어들게 한다"고 했다. 이어 연구진은 "현재 바다는 1000년만에 가장 뜨겁고 지난 2000년동안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가열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바다가 뜨거워질수록 극한기후는 더 강해지고 빈번해진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더워진 바다는 기상시스템에 과잉에너지를 공급한다"며 "따라서 강우량은 더 많아지고, 바람도 더 강해져 더 심각한 홍수를 발생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공동저자인 미네소타 세인트토마스대학(University of St Thomas in Minnesota)의 존 아브라함(John Abraham) 교수는 "바다는 지구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려주는 열쇠"라며 "우리가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그 결과는 훨씬 더 악화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기후변화의 궤도를 하향세로 돌리지 않으면 우리는 막대한 비용과 인명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며 "가장 책임이 적은 사람들이 가장 큰 고통을 겪게 된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HLB, HLB사이언스 흡수합병..."글로벌 신약개발 역량 고도화"

글로벌 항암제 개발기업 'HLB'와 펩타이드 기반 신약개발 기업인 'HLB사이언스'가 합병한다.HLB와 HLB사이언스는 17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두 회사의 합병

[르포] 플라스틱을 바이오가스로?...'2025 그린에너텍' 가보니

17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개막한 '2025 그린에너텍(GreenEnerTEC)'의 주요 테마는 '바이오플라스틱'이라고 할 수 있었다.올해 4회를 맞이하는 그린에너텍

현대이지웰, 글로벌ESG 평가기관에서 '우수기업' 인증획득

현대이지웰이 글로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기관에서 우수기업을 인증하는 '브론즈' 메달을 받았다.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토탈복지솔

[궁금;이슈] 경찰 출두한 방시혁...투자자에게 IPO계획 숨겼다?

글로벌 스타 방탄소년단(BTS)를 탄생시킨 하이브의 방시혁 의장이 투자자들에게 기업공개(IPO) 계획을 숨기고 지분 매각을 유도했다는 혐의를 조사받기

해군 입대한 이재용 삼성 회장 장남...해군 통역장교로 복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 이지호(24)씨가 15일 해군 장교로 입대했다. 2000년 미국에서 태어나 한국과 미국 복수 국적을 가지고 있던 이씨는 해군 장

신규 원전건설 백지화 시사한 환경장관 "탈원전은 아냐"

곧 출범할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이끌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새로운 원전을 짓는 데 대해 국민 공론화를 통한 재논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신규 원전을 추

기후/환경

+

규제에 꽉 막혔던 '영농형 태양광' 숨통 트이나

인구소멸과 에너지전환 해법으로 제시됐지만 각종 규제에 가로막혔던 영농형 태양광이 숨통을 틔울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영

방글라데시, 폭염에 年 17억달러 손실…"국제 재정지원 시급"

방글라데시가 폭염으로 연간 17억달러가 넘는 손실을 입고 있다는 분석이다.세계은행(World Bank)이 16일(현지시간)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북극 '오존 파괴의 비밀' 풀었다...얼음 속 '브롬 가스'가 단서

얼음이 얼 때 발생하는 브롬가스가 북극 오존층을 파괴하는 원인으로 밝혀졌다.극지연구소는 북극 대기 경계층의 오존을 파괴하는 '브롬 가스'의 새로

'가뭄에 단비' 내리는 강릉...저수율 16.7%로 상승

지난 주말 내린 비로 최악의 사태는 피해간 강릉에 또 비가 내리면서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7일 오전 6시 기준 16.7%로 전일보다 0.1%포인트(p) 높아졌다

구글 DC 하나가 57만톤 배출?…AI로 英 탄소감축 '빨간불'

영국에 설립될 구글의 신규 데이터센터(DC)가 연간 57만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할 것으로 추정되자, 환경단체와 기후전문가들이 환경 영향에 대해 강력히

인천 온실가스 49% 비중 영흥화력..."2030년 문 닫아야" 촉구

수도권 내 유일한 석탄발전소인 인천 영흥화력발전소의 2030년 폐쇄를 촉구하는 시민사회 목소리가 모였다. 기후위기인천비상행동과 전국 시민연대체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