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천연·에코...유럽, 2026년부터 광고문구 사용금지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4-01-18 15:04:08
  • -
  • +
  • 인쇄

오는 2026년부터 유럽에서 '친환경' '천연' 등 그린워싱 여지를 주는 용어를 광고에 사용할 수 없게 됐다.

17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의회는 명확한 증거없이 '친환경' '천연' '생분해성' '기후 중립' 또는 '에코'와 같은 용어를 광고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한편 이러한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탄소상쇄제도를 사용하는 것도 전면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2026년까지 기업들이 이같은 용어를 광고에 사용하려면 EU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이는 '탄소상쇄'에 대한 우려섞인 시선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환경단체와 기후과학자들은 "탄소상쇄는 과학적 검증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대중에게 탄소를 계속 배출해도 된다는 잘못된 신호를 보낸다"고 주장해왔다. 즉 기업 마케팅에서 '탄소상쇄' 및 '탄소중립'이 내세워진다면, 소비자는 항공여행, 옷 구매 등 자신의 소비가 기후위기를 악화시키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유럽을 중심으로 "기업들의 탄소중립 마케팅을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으면서, 지난해 9월 EU 회원국간에 이에 대한 포괄적인 합의가 이뤄졌다. 이후 수개월간의 논의 끝에 법안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이날 해당 법안이 의회를 통과함에 따라 EU 회원국들은 2년 내로 자국법을 수정하거나 새로운 규정을 도입해야만 한다. 

안나 카바치니(Anna Cavazzini) 유럽의회 내부시장위원회(IMCO) 위원장은 이번 결정을 두고 "환경친화적인 것으로 추정되는 제품에 대한 오해의 소지가 있는 광고를 종식시켜 소비자가 지속가능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했다"며 법안 취지를 설명하고 "이같은 속임수는 이제 과거의 일이고 이는 환경, 기후, 소비자를 위한 큰 성공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탄소상쇄를 기반으로 하는 '기후중립' 또는 '기후긍정'과 같은 주장이 유럽 시장에서 완전히 금지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기후보호 프로젝트에 대한 기업의 투자는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열대우림에 나무를 심는다고 해서 자동차 생산, 월드컵 개최, 화장품 생산이 기후중립적이라는 말은 더이상 나오지 않아야 한다'고 부연했다. 

법 통과에 환경단체들은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국제환경비영리기구 탄소시장감시(Carbon Market Watch, CMW)의 탄소시장 정책연구원인 린제이 오티스(Lindsay Otis)는 "유럽 소비자들은 앞으로 정직한 광고와 정보를 볼 수 있다"며 "EU는 그린워싱을 퇴치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탄소중립 주장은 터무니없는 것이며 이제는 중단돼야 한다"며 "탄소중립 비행기를 타고, 탄소중립 옷을 입고, 탄소중립 음식을 먹을 수 있다고 말하는 근거없는 광고의 종말을 알리는 날"이라고 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신한카드, 개인정보 19만건 '술술'…유출사실 3년간 몰랐다

신한카드에서 가맹점 대표자의 휴대폰번호 등 19만건 이상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외부 해킹이 아닌 내부 직원에 의한 유출인

삼성重 사망사고에 사과…반복된 인명사고에 비판 잇따라

삼성중공업 경남 거제조선소에서 50대 노동자가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삼성중공업은 공식 사과와 함께 사고 선박에 대한 전면 작업중

류재철 LG전자 신임 CEO "속도감 있는 실행으로 판을 바꾸자"

류재철 LG전자 신임 CEO가 "위기 속에 더 큰 기회가 있다는 생각으로 자신감을 갖고 새로운 도약을 함께 만들어 가자"고 강조하면서 신년 아젠다로 5대

이재용 삼성 회장이 귀국 1주일만에 달려간 곳

주식시장에서 '11만전자'를 회복한 22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회사의 주력사업인 반도체 생산현장으로 달려갔다.삼성전자는 이날 이재용 회장이 경

오리온 3세 경영 본격화...담서원 1년만에 부사장 승진

오리온 담철곤 회장의 장남 담서원씨가 입사 4년 5개월만에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경영승계에 본격 나서기 시작했다.오리온은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美 쿠팡 주주가 집단소송 제기..."정보유출 공시의무 위반"

3000만명이 넘는 회원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쿠팡을 상대로 미국의 주주가 미국 법원에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내에는 쿠팡 소비자가 거의 없기에

기후/환경

+

유럽 교회의 오르간 조율기록이 기후온난화 추적 데이터?

유럽의 각 교회에서 오르간을 조율할 당시 기록된 기온이 기후온난화를 장기적으로 추적할 수 있는 새로운 연구자료가 되고 있다.영국 노팅엄 트렌트

AI로 도로살얼음까지 예보...정부 '4차 기후위기 대응대책' 확정

겨울철 '도로위 암살자'로 불리는 살얼음(블랙아이스)를 인공지능(AI)를 활용해 12시간전에 예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취약계층이 폭염과 한파로

그린란드 쓰나미 원인 밝혀졌다…"해저지진 아닌 빙하붕괴"

그린란드에서 발생한 대규모 쓰나미가 해저 지진 때문이 아니라 빙하 붕괴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이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22일(현지시간) 스페인 환경&

美트리는 전기료 천만원...英트리는 재생에너지 전력

영국은 올해 크리스마스가 전력부문에서 역대 가장 낮은 탄소배출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20일(현지시간) 가디언이 영국 전력망 운영을 분석한

기후부, 에너지시스템 AI전환 추진…'기후·에너지 DX·AX 전담반' 출범

정부가 에너지시스템 분야의 인공지능(AI) 전환을 본격 추진한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22일 오후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한국전력공사, 한국전력

기후부, 환경 연구개발 현장 중심 전환…탄소중립·순환경제 기술 발굴

환경 연구개발이 산업 현장과 수요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이 본격화되고 있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오는 23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제3차 환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