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의 '마지막 빙하' 지키기...특수이불까지 덮었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4-03-07 11:12:54
  • -
  • +
  • 인쇄
▲베네수엘라 훔볼트 빙하 (사진=헤이손 구스만 베네수엘라 메리다 주지사 소셜미디어 캡처)

남미 베네수엘라가 '마지막 빙하'를 지키기 위해 '특수이불'까지 덮었다.

6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생태사회주의부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안데스 메리다주(州) 시에라네바다 국립공원 내 훔볼트 빙하(라 코로나)를 지키기 위해 특수이불을 덮었다고 밝혔다. 이 이불은 고분자 특수섬유로 제작된 지오텍스타일로 만든 덮개다.

이 덮개의 역할은 빙하가 태양광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덮개는 총 35조각으로 제작됐으며, 한 조각의 무게는 80㎏에 달한다. 베네수엘라 환경 당국은 이 덮개들을 해발 4900m 정상까지 옮기는데 공군헬기 2대와 100여명의 인력을 투입했다고 밝혔다.

앞서 헤이손 구스만 메리다 주지사는 지난달 22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빙하를 둘러싼 바위에 내리쬐는 태양광선을 줄여 빙하가 녹는 것을 방지할 것"이라며 "베네수엘라의 마지막 빙하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는 애국적인 영웅팀에 속하게 돼 자랑스럽다"고 밝힌 바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빙하가 이미 줄어들고 있지만 베네수엘라는 산악지대 빙하가 모두 사라지는 최초의 국가가 될 수 있어서 조금 더 상황이 심각하다.

AFP통신에 따르면 베네수엘라는 지난 100년동안 약 10㎢의 빙하가 사라졌다. 베네수엘라 로스안데스대학(ULA) 연구팀은 과거 최대 4.5㎢에 달했던 훔볼트 빙하가 현재 0.02㎢(0.4%)로 쪼그라들었다고 분석했다. 이 빙하는 앞으로 2년~5년 내에 완전히 사라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베네수엘라에 남아있는 마지막 훔볼트 빙하는 사실 빙하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과학자들은 빙하의 최소면적을 0.1㎢로 잡고 있는데 현재 훔볼트에 남아있는 빙하의 크기는 0.02㎢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유엔환경개발회의(UNCED) 고문인 훌리오 세사르 센테노 교수는 "베네수엘라에는 이미 빙하가 없다고 봐야 한다"며 "이곳에 있는 건 얼음조각일 뿐"이라고 말했다.

베네수엘라 정부가 만든 특수덮개가 오히려 환경을 파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시간이 지나 덮개가 분해되면 미세플라스틱이 환경에 유입돼 사람이나 동식물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생태학자인 엔리케 라 마르카는 "희귀종 이끼나 벌새 등이 이 덮개로 심각한 위협을 받을 수 있다"며 "일부 생명체들에게 산소공급을 방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동원산업, 동원F&B 100% 자회사로 편입 완료

동원그룹의 지주사 동원산업이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한 동원F&B를 100% 자회사로 편입하는 절차를 완료했다고 4일 밝혔다. 동원그룹은 지난 4월 동원

HLB생명과학-HLB 합병 철회…주식매수청구권 400억 초과

HLB생명과학이 HLB와 추진해오던 합병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양사는 리보세라닙 권리 통합과 경영 효율성 강화를 위해 합병을 추진해왔지만, 주식매

KCC, 울산 복지시설 새단장...고품질 페인트로 생활환경 개선

KCC가 울산 지역 복지시설 새단장에 힘을 보태며 사회공헌을 지속하고 있다.KCC가 지난 29일 울산해바라기센터 보수 도장을 진행했다고 31일 밝혔다. 추

SK AX, EU 에코디자인 규제 대비 '탄소데이터 통합지원 서비스' 제공

SK AX(옛 SK C&C)가 유럽연합(EU)의 공급망 규제 본격화에 대비해 국내 기업들이 민감 데이터를 지키고 규제도 대비할 수 있도록 '탄소데이터 대응 통합

안전사고 나면 감점...ESG평가 '산업재해' 비중 커지나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에서 산업재해가 '핵심요소'로 부상하고 있다.31일 ESG 평가기관에 따르면 기업의 ESG 평가에서 감점 사례

SK온-SK엔무브 합병결의..."8조 자본확충해 사업·재무 리밸런싱"

SK온과 SK엔무브가 11월 1일자로 합병한다. 지난 2월 SK온이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텀과 합병한지 6개월만에 또다시 덩치를 키운다.SK이노베이션과 SK

기후/환경

+

[날씨] '폭염과 폭우' 급변하는 날씨...6일 120㎜ 폭우 예보

5일 낮기온이 36℃까지 치솟는 폭염이었다가 수요일인 6일은 최대 120㎜의 폭우가 퍼붓는 종잡을 수 없는 날씨를 보이겠다.고온다습한 남풍의 유입으로

600년간 조용하던 러 캄차카 화산 분화…7.0 강진의 영향?

러시아 극동 캄차카반도에서 규모 7.0 강진이 발생한 직후 600년동안 잠들어 있던 화산이 분화했다. 4일(현지시간) 새벽, 캄차카 크라셰닌니코프화산에

英 바클레이스도 '넷제로 연합' 탈퇴…글로벌 은행연합 '와해 가속'

영국계 대형은행 바클레이스가 1일(현지시간) '넷제로은행연합(Net-Zero Banking Alliance, NZBA)' 탈퇴를 공식 선언했다. 지난달 HSBC에 이어 영국 은행 중 두 번

따뜻해진 바닷물...해수욕장마다 독성 해파리 '득실득실'

지구온난화로 바닷물 온도가 상승하면서 연안 바다마다 해파리가 득실거리고 있다. 이 때문에 휴가철을 맞아 해수욕장을 찾은 사람들의 피해가 끊이

美 캘리포니아 또 산불…나흘새 5000만평 '잿더미'

미국 캘리포니아 중부 로스파드레스국유림에서 발생한 대형 '기퍼드' 산불이 나흘 사이에 약 160km2를 잿더미로 만들도 계속 확산되고 있다. 주변 지역

폭염으로 쌓인 수증기...무안 1시간 141㎜ '괴물폭우' 낳았다

남부지방에 폭우 피해가 발생한지 보름만에 또다시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발생했다. 이번에는 무안지역에 집중적으로 폭우가 쏟아졌다. 전라남도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