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온실가스 80%, 단 57개 기업에서 배출됐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4-04-04 14:27:58
  • -
  • +
  • 인쇄

2016년 이후 단 57개 석유·가스·석탄·시멘트 생산업체가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80%에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4일 세계 저명 연구자들이 집계하는 '탄소메이저 데이터베이스'(Carbon Majors Database)는 국영기업과 주주 소유 다국적 기업이 기후위기의 주요 동인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에 따르면 2016년 파리기후변화협약 당시 각국 정부가 온실가스 감축을 약속했지만 이후 7년간 대부분의 기업들은 화석연료 생산량과 탄소배출량을 이전 7년보다 오히려 늘렸다는 것이다.

최대 배출기업은 미국의 엑슨모빌로, 7년동안 3.6기가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했다. 이는 전세계 총배출량의 1.4%에 해당한다. 셸, BP, 셰브론, 토탈에너지가 그 뒤를 이었다. 이들은 전세계 배출량의 각각 약 1%를 차지했다.

아시아 국영기업의 석탄 배출량도 급증했다. 2016년부터 2022년까지 중국의 석탄부문 배출량 점유율은 전체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4분의 1를 차지할 정도로 늘었고, 사우디 아람코의 배출 비중은 거의 5%까지 올라갔다.

현재 상위 10위권은 중국과 러시아 국영기업이 대부분을 차지했고 인도와 이란 국영기업이 그 뒤를 이었다. 서구권에서는 엑슨모빌이 11위로 가장 높다.

산업혁명 이래 화석연료와 시멘트 기업 122개가 전체 배출량의 72%에 달하는 1421기가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중국의 국영석탄 생산량이 역대 이산화탄소 총량의 14%를 기록하며 단연 최대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2위인 구소련의 비중보다 2배 이상 높고, 3위인 사우디 아람코의 비중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치다.

미국 대기업인 셰브론(3%)과 엑슨모빌(2.8%), 러시아의 가스프롬과 이란 국영석유공사가 뒤를 이었다. 그 다음으로 투자자 소유의 유럽기업들인 BP와 쉘(각각 2% 이상 지분 보유), 인도석유공사(Coal India) 순이다.

추후에는 비중이 또 바뀔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미국은 단연 세계 최대의 화석연료 생산국으로,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여러 개의 신규 석유 탐사프로젝트를 허가했다. 걸프 지역 국가들도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이러한 추세는 지구 기온을 1.5도 이내로 유지하려면 신규 석유·가스전을 개발해선 안된다는 국제에너지기구(IEA)의 경고에 어긋난다. 기후학자들은 현재 지구 기온이 1.5도로 빠르게 오르고 있으며 인간과 자연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2013년 탄소메이저 데이터셋을 구축한 리처드 히데는 화석연료 생산자들이 악화시킨 손해를 배상할 도덕적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업들이 화석연료가 해로운 사실을 알고도 수십년간 생산을 확대해온 것은 도덕적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며 "석유와 가스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소비자들을 탓하지 말라"고 말했다.

이어 히데는 "사업을 계속한다면 우리 자녀와 손주들이 살기 좋은 지구를 갖지 못하게 될 것"이라며 "기후변화가 가하는 최악의 위협을 피하기 위해 정치적, 기업적, 정책적 의지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백화점, 추석 선물세트 포장재 종이로 교체 'ESG 강화'

이번 추석 선물세트 시장에서 현대백화점은 과일세트 포장을 100% 종이로 전환하며 ESG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현대백화점은 기존 플라스틱과 스티로폼

K-컬쳐 뿌리 '국중박' 하이브와 손잡고 글로벌로 '뮷즈' 확장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등장하는 반려호랑이 '더피'의 굿즈를 판다는 소문이 나면서 전세계에서 가장 핫해진 국립중앙박물관이 방탄소년단(BTS)의 하

하나은행, 美글로벌파이낸스 선정 '2025 대한민국 최우수 수탁은행' 수상

하나은행은 미국의 글로벌 금융·경제 전문지 '글로벌파이낸스지(誌)'로부터 '2025 대한민국 최우수 수탁은행(Best Sub-Custodian Bank in Korea 2025)'으로 선

LG생활건강, 청년기후환경 프로그램 '그린밸류 유스' 활동 성료

LG생활건강이 자사의 청년기후환경활동가 육성 프로그램 '그린밸류 유스(YOUTH)'가 2025년 활동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2일 밝혔다. LG생활건강은 지

쏟아지는 추석선물세트...플라스틱·스티로폼 포장 '여전하네'

추석을 맞아 다양한 선물세트가 백화점과 대형마트 매대를 장식하고 있는 가운데 아직도 플라스틱이나 스티로폼 포장재를 사용하고 있는 선물세트들

쿠팡 '납치광고' 반복한 파트너사 10곳 형사고소...수익금 몰수

쿠팡이 이용자 의사와 무관하게 쿠팡사이트로 이동시키는 이른바 '납치광고'를 해온 악성파트너사 10곳에 대해 형사고소를 진행한다고 1일 밝혔다.납

기후/환경

+

스위스 빙하, 2015년 이후 1000개 사라졌다...'전체의 25%'

스위스 빙하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2일(현지시간)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과대학 빙하연구소(GLAMOS) 연구팀은 2015년 이후 스위스 빙하가 약 25% 사라졌다

10억달러 피해 입힌 '괴물산불' 43%가 최근 10년에 발생

피해 금액이 10억달러가 넘는 대규모 산불의 약 절반이 최근 10년 사이에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2일(현지시간) 칼럼 커닝햄 호주 태즈메이니아대학 박

"고기는 일주일 한번"...'지구건강식단' 하루 사망자 4만명 줄인다

고기를 적당히 먹어도 식량 부문 탄소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고 하루 전세계 사망자를 최소 4만명씩 줄일 수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2일(현지시간) 요

유럽의 녹지, 매일 축구장 600개만큼 사라진다

유럽 대륙의 녹지가 개발로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영국과 유럽 전역의 위성 이미지를 분석한

기후대응 촉구한 교황...트럼프 겨냥한듯 "지구 외침에 귀기울여야"

교황 레오 14세가 사실상 기후회의론자들을 겨냥해 "지구의 외침에 귀를 기울이라"며 일침을 가했다.교황은 1일(현지시간) 로마 바티칸에서 열린 생태

"산불특별법, 산림 난개발 우려...대통령 거부권 행사해야"

최근 국회에서 통과된 '산불방지법'에 대해 환경단체들이 반발하면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그린피스 서울사무소, 환경운동연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