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고 건조해지는 땅...전세계 육지 77% 말라붙었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01-14 17:24:15
  • -
  • +
  • 인쇄

기후변화로 세계 육지가 말라붙고 있다. 토양 염도도 높아지면서 식량·물 위기가 가중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유엔사막화방지협약(UNCCD)은 1990~2020년 30년간 육지의 약 77%가 사막화됐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현재 사막화된 지역, 즉 물이 부족한 건조지역은 남극을 제외해도 지구 면적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사막화 지역 가운데 습지였던 곳은 약 7.6%으로, 캐나다보다 더 넓은 면적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사막화가 기후변화의 영향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또 2020년 기준 전세계 인구의 약 30%가 건조지역에 살고 있다. 인구 80억명 가운데 약 3분의 1이 물이 부족한 지역에 살고 있는 셈이다.

연구팀은 배출량을 감축하지 않으면 사막화 면적이 2100년까지 중서부, 멕시코 중부, 지중해 등을 중심으로 두배 이상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린란드와 남극을 제외한 전세계 육지 3분의 2 이상은 물 저장능력이 떨어진다는 전망이다.

건조지역은 강수량의 90%가 땅에 도달하기 전에 증발하는 지역으로, 기상패턴에 따라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가뭄과는 다르다. 즉 건조지역은 증발량이 강수량을 초과하는 상태가 장기적으로 지속돼 생명이 살기 어려운 곳이다. 이브라힘 티아우 UNCCD 사무국장은 "가뭄은 끝나지만, 건조해진 땅은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막화는 농업에 큰 타격을 입혀 식량 생산량을 떨어트린다. 특히 콩, 밀, 쌀 등 주요 식량작물은 건조기후에 취약하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는 2050년까지 현재 작물 생산능력의 최대 22%를 잃을 수 있다는 것이 보고서의 분석이다. 여기에 사막화는 생태계를 악화시키고 산불, 황사, 모래폭풍 발생량도 늘린다.

사막화가 진행되면서 토양 염도 문제도 심각해지고 있다. 땅이 건조해져 담수가 줄어들면, 농부들이 염수를 사용하게 되면서 토양 염도가 증가하는 것이다.

지난 11일(현지시간)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서는 염도가 높은 토양이 25억 에이커, 전세계 토양의 약 10%에 달한다는 분석을 내놨다. 보고서의 주요 저자인 마리아 코뉴슈코바 FAO 토양학자는 "급격한 사막화가 토양 내 염분 급증과 100% 상호연결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염분은 모든 토양의 구성 요소지만, 너무 많으면 식물에서 수분을 빼앗아 성장을 방해한다. 높은 염도는 토양 구조를 바꿔 침식시키고, 결국 토양 비옥도를 떨어트린다. 연구 결과 토양 염도가 심각한 지역에서는 작물 수확량이 최대 70%까지 감소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계 관개 농경지의 약 10%와 비에 의존하는 농경지의 약 10%에서는 이미 토양 염화 현상이 진행되고 있다. 염화된 토양의 70%는 중국·러시아·미국 등 10개국에 몰려있다. 이로 인해 전세계 농업은 매년 최소 270억 달러의 손실을 보고있다.

두 보고서는 배출량을 감축하지 않는 한 토양 사막화가 농업생산성, 생물다양성, 생태계 건강, 그리고 식량·물 위기를 계속해서 악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구팀은 수자원 관리 개선, 염분에 강한 작물 품종 개발 등 적응전략을 세워야 하며 대규모 투자가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전 UNCCD 보고서에 따르면 토지 사막화를 막는 데 4조6000억달러의 비용이 든다. 이를 막지 못할 경우 2050년까지 세계 경제가 23조달러 손실될 수 있다. UNCCD는 2030년까지 복원 및 회복 비용으로 최소 2조6000억달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사막화방지협약 당사국총회에서 모인 금액은 120억달러에 불과했으며, 법적 구속력을 지닌 조약에 대한 합의도 이뤄지지 못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이재용 삼성 회장이 귀국 1주일만에 달려간 곳

주식시장에서 '11만전자'를 회복한 22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회사의 주력사업인 반도체 생산현장으로 달려갔다.삼성전자는 이날 이재용 회장이 경

오리온 3세 경영 본격화...담서원 1년만에 부사장 승진

오리온 담철곤 회장의 장남 담서원씨가 입사 4년 5개월만에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경영승계에 본격 나서기 시작했다.오리온은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美 쿠팡 주주가 집단소송 제기..."정보유출 공시의무 위반"

3000만명이 넘는 회원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쿠팡을 상대로 미국의 주주가 미국 법원에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내에는 쿠팡 소비자가 거의 없기에

LG화학도 사업재편안 제출...석화업계 구조조정 밑그림 완성

LG화학이 정부가 정한 구조조정 제출시한을 열흘가량 남겨놓고 사업재편계획안을 제출했다. 이날 여천NCC와 롯데케미칼도 사업재편계획안을 제출한 것

KCC글라스, KCGS ESG 평가서 3년 연속 '통합A'

KCC글라스가 한국ESG기준원(이하 KCGS)이 발표한 '2025년 KCGS ESG 평가 및 등급'에서 3년 연속으로 통합A 등급을 받았다고 19일 밝혔다.국내 대표 ESG 평가기관

HL만도 "2035년까지 온실가스 63% 감축"…글로벌 이니셔티브 공식 승인

HL그룹 자동차 부문 계열사 HL만도는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 이니셔티브(SBTi)로부터 2035년까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공식 승인받았다고 19일 밝혔다. SBTi

기후/환경

+

美트리는 전기료 천만원...英트리는 재생에너지 전력

영국은 올해 크리스마스가 전력부문에서 역대 가장 낮은 탄소배출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20일(현지시간) 가디언이 영국 전력망 운영을 분석한

기후부, 에너지시스템 AI전환 추진…'기후·에너지 DX·AX 전담반' 출범

정부가 에너지시스템 분야의 인공지능(AI) 전환을 본격 추진한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22일 오후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한국전력공사, 한국전력

기후부, 환경 연구개발 현장 중심 전환…탄소중립·순환경제 기술 발굴

환경 연구개발이 산업 현장과 수요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이 본격화되고 있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오는 23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제3차 환

경기도 공공소각장 4곳 내년 착공...2030년까지 21곳 확충

경기도가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는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에 대비해 내년에 공공소각시설 4곳을 착공한다.22일 차성수 경기도 기후환경에

올해 한반도 열대야 12.1일...2050년에 2배 증가한다

2050년에 이르면 우리나라 열대야 일수는 지금보다 2배 늘어나고, 2100년에 이르면 7배까지 급증한다는 전망이 나왔다. 1년에 85일을 폭염에 시달린다는

기후변화가 바꾸는 식탁...CO2 늘수록 열량은 늘고 영양은 줄어

기후변화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면서 일부 작물의 열량은 증가하는 반면, 필수 영양소 함량은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20일(현지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