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펑 소비하는 부유국들...전세계 산림손실 12% 차지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02-16 08:20:02
  • -
  • +
  • 인쇄

미국과 영국 등 부유국의 소비가 전세계 산림 손실의 13%를 차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4일(현지시간) 미국 프린스턴대학 연구팀은 부유국이 자국 내 생물다양성보다 15배 이상의 생물다양성을 파괴하고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소고기, 팜유, 목재, 콩 등에 대한 부유국의 수요가 열대우림과 야생동물 서식지들을 파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전체 산림손실의 13%를 차지한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미국만 해도 자국 외 산림파괴의 3%에 책임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다음으로 산림파괴 비중이 높은 국가가 독일, 프랑스, 일본, 중국, 영국 순으로 나왔다.

서식지 파괴는 야생동물에게 가장 큰 위협으로, 약 90%가 농지 개간으로 발생한다. 또 대부분의 산림벌채는 인도네시아, 브라질, 마다가스카르 등 생물다양성이 높은 지역에서 발생한다. 연구팀은 이러한 패턴을 분석하면 보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았다.

연구팀은 고소득국가 24개국이 7500종 이상의 산림 의존 조류·포유류·파충류에 미치는 영향을 살폈다. 2001~2015년에 걸쳐 산림파괴 지역과 그 지역에 서식하는 생물 등을 조사했다.

국가들은 자국과 가장 가까운 열대우림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경향이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가령 미국은 중앙아메리카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중국과 일본은 동남아시아 열대우림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미국 케임브리지대학이 이끄는 국제연구팀은 영국 농경지를 자연으로 환원할 경우 세계 생물다양성에 오히려 5배 더 큰 피해를 입힐 수 있다고 밝혔다. 새로운 자연보호구역을 만들면 지구 생물이 오히려 급격히 감소할 수 있다는 의외의 결과다.

이에 대해 수석저자인 앤드류 발름포드 케임브리지대학 교수는 "선진국 토지가 보존될수록, 식량과 목재 생산의 부족은 어딘가에서 메워져야 할 것"이라며 "대부분은 아프리카와 남미와 같이 규제가 느슨한 지역이 대신 개간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전 연구에 따르면 농경지의 약 80%가 육류·유제품 생산에 사용된다. 이를 해결할 방법은 소고기 등 탄소배출량이 높은 상품들의 수요를 줄이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보호구역도 생물다양성이 가장 풍부한 지역을 중심으로 지정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연구팀은 "국가들이 토지사용을 외주화하면서 자국 내에서보다 더 많은 생물종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됐다"며 "이는 야생동물에 미치는 새로운 위협"이라고 말했다.

데이비드 윌코브 프린스턴대학 교수는 "선진국들은 식량과 목재를 수입하고 멸종을 수출하고 있다"며 "세계 무역은 인간 소비의 환경적 영향을 분산시키는데, 이 경우 선진국이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개발도상국에서 식량을 구하면서 더 많은 종이 사라지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Nature)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하나금융, 금융권 최초 '2024 지속가능성 KSSB 보고서' 발간

하나금융그룹은 지속가능성 의무공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금융권 최초로 '2024 지속가능성 KSSB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24일 밝혔다.이번 보고서

농심 조용철 부사장,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

농심은 조용철(63) 영업부문장 부사장을 12월 1일부로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내정했다고 21일 밝혔다.신임 조용철 사장은 내년 3월 열리는 정기주주총

KT, 악성코드 감염 알고도 '미보고'…"심각성 인지 못했다"

KT가 지난해 개인정보가 포함된 악성코드 'BPF도어'에 감염된 사실을 인지하고도 당국은 물론 대표이사에게도 보고하지 않은 채 내부에서 은폐한 사실

삼성전자, 전영현·노태문 '투톱' 체제…쇄신보다 '안정'에 방점

삼성전자 조직이 전영현 부회장과 노태문 사장 '두톱' 체제로 강화된다.21일 삼성전자는 반도체(DS) 사업의 전영현 부회장을 유임하고, 모바일(MX)·

대한항공, 삼성E&A와 손잡고 美SAF 시장에 진출한다

대한항공이 삼성E&A와 손잡고 미국발(發) 지속가능항공유(SAF:Sustainable Aviation Fuel) 시장에 진출한다.대한항공과 삼성E&A는 이를 위해 지난 20일 오후

[ESG;스코어] 스코프2에서 멈춘 금융사들…공시품질 '신한 1위·KB 2위'

신한금융이 국내 금융사 기후공시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고, 한국투자공사(KIC)는 최하위로 나타났다.20일 뉴스트리는 신한·KB·하나·우리

기후/환경

+

[COP30] 하루 늦게 나온 '합의문'...화석연료 빠진 '반쪽짜리'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 최종 합의문에서 화석연료에 대한 언급이 빠져 '반쪽짜리'라는 지적을 받고있다.브라질 벨렝에서 열린 COP30

전쟁 복구에 탄소시장 도입?…우크라 재건에 기후금융 활용 논의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재건 과정에 탄소시장과 기후금융을 결합하는 새로운 모델이 논의되고 있다.20일(현지시간)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Atlant

인제군 산불 17시간만에 꺼졌다...산림 36ha '잿더미'

강원 인제군 기린면에서 발생한 산불이 17시간만에 진화됐다.21일 산림당국에 따르면 이날 동이 트자마자 소방헬기 29대를 동원해 진화작업을 한 결과

亞 탄소시장, 글로벌 자본이 주목하는 새 투자 무대로 급부상

아시아 탄소시장이 국가별 규칙이 제각각인 초기단계에서 벗어나 국제자본을 끌어들이는 새로운 투자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20일(현지시간) 기후

"해양 CCUS는 검증안된 기술...성능·영향 모니터링해야"

해양 탄소포집·저장(CCUS) 기술은 적절한 모니터링과 검증없이 성급히 도입하기에는 위험성이 크다는 경고가 나왔다.20일(현지시간) 유럽 해양위원

2100년 美 5500개 유독시설 해안 침수로 위기 직면

2100년에 이르면 미국의 5500개 유독시설들이 해안 침수로 위기에 놓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의 유독성 폐기물 저장소나 석유·가스 저장시설, 오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