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북극 동토층 녹으면…"세균도 함께 깨어난다"

손민기 기자 / 기사승인 : 2025-02-04 09:52:07
  • -
  • +
  • 인쇄
▲휴면 상태에서 깨어나 활동하기 시작하는 세균들(자료=극지연구소)


기후변화로 북극 영구동토층이 녹으면 병원균이 깨어나 농작물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극지연구소 김덕규·김민철·이영미 박사 연구팀은 '얼어붙은 땅' 동토층에 농작물에 심각한 피해를 입히는 감염균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모사실험을 통해 확인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모사실험은 기후변화가 동토에 잠들어 있는 병원균을 깨우게 될지와 깨어난 병원균들이 병원성을 갖는지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진행됐다.

연구팀은 알래스카 북서부 수어드 반도 카운실 지역에서 채집한 토양을 실험실로 옮긴 뒤, 동토를 녹이는 환경을 조성하고 90일간 세균 변화 등을 관찰했다. 동결 여부를 기준으로 위에서부터 녹아있는 활동층, 얼었다가 녹는 전이층, 녹지않은 영구동결층으로 구분했는데, 전이층과 영구동결층에서 세균의 개체수가 증가했고 군집 구조도 바뀌었다.

특히 동토층에 묻혀있던 세균 슈도모나스(Pseudomonas) 속의 균주들은 감자 무름병을 일으키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중위도 지역에서 과일, 채소 등을 감염시키는 병원균으로 알려졌으며, 이번 실험으로 북극 툰드라의 전이층과 영구동결층에서도 존재가 확인됐다.

이번 연구에서 슈도모나스 속 균주들은 저온에서 개체수가 적고 휴면상태라 감염성을 보이지 않았지만, 동토가 녹는 환경에서는 식물 병원성 계통의 개체가 부활하면서 감염성을 띠고 개체수도 증가했다. 감자는 척박한 토양에서도 비교적 잘 자라기 때문에 온난화로 재배 가능 지역이 늘어나는 상황을 고려해 실험대상으로 삼았다.

신형철 극지연구소장은 "북극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깨어날 미생물들은 분명 걱정거리이지만, 그 위험성은 아직 과학적으로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다"면서 "잠재적 위협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북극 현장과 실험실에서 식물 병원균의 휴면과 활성을 지속해서 추적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독성학 분야의 저명한 국제학술지인 환경독성학과 환경안전(Ecotoxicology and Environmental Safety) 1월호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삼천리그룹, 국내 김 전문기업 '성경식품' 100% 인수

삼천리그룹이 국내 대표 김 전문기업인 '성경식품'의 지분 100%를 인수하는 주식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26일 밝혔다.'지도표 성경김'으로도 널리 알려

쿠팡 "자체조사 아니다...정부 지시 따른 공조 수사"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셀프조사'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쿠팡이 "자체조사 아니다"면서 "정부 지시에 따른 공조수사였다"고 반박했다.쿠팡은 26일 입장

"니들이 왜 조사해?"…쿠팡 '셀프조사'에 시민 반응 '싸늘'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외부로 정보가 전송된 정황이 없다는 자체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여론이 더욱 싸늘해지고 있다.26일 온라인 커

쿠팡 '셀프조사' 발표에 뿔난 정부...제재강도 더 세지나?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자를 특정했으며 유출정보가 외부로 전송된 정황은 없다는 자체조사 결과를 발표하자, 정부가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발표한 쿠

기부하면 금리 'UP'...하나은행 '행운기부런 적금' 한정판매

하나은행은 기부문화 활성화를 위한 ESG 특화 금융상품 '행운기부런 적금'을 출시했다고 26일 밝혔다.이 적금은 하나은행과 한국맥도날드의 생활금융

현대차·기아, 탄소감축 목표 SBTi 승인...英 전기차 보조금 요건충족

현대차·기아는 지난 4일 '과학기반 감축목표 이니셔티브(SBTi)'로부터 2045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중간단계로서의 온실가스 배출감축 계획에 대한

기후/환경

+

"탈탄소화 빨라졌다"…올해 에너지전환 투자규모 2.2조달러

올해 전세계 에너지전환 투자규모가 약 2조2000억달러(약 318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막대한 자금이 청정에너지로 투자되면서 전세계 탈탄소화

전자칠판부터 프라이팬까지...친환경 표시제품에 10종 추가

친환경 표시제품에 전자칠판과 프라이팬, 헤어드라이어 등 일상에서 사용빈도가 높은 10개 제품군이 추가됐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

2년만에 닥친 '대기의 강'...美캘리포니아 이틀간 '물폭탄'

미국 캘리포니아 일대가 '대기의 강' 현상으로 물난리를 겪고 있다. 크리스마스 이브와 크리스마스 당일날 내린 폭우로 일부 지역에 돌발홍수가 발생

[주말날씨] 전국이 '냉동고'...칼바람에 체감온도 -20℃

전국이 꽁꽁 얼어붙었다. 여기에 바람까지 거세기 불어서 체감기온이 영하 20℃까지 뚝 떨어졌다. 올들어 가장 추운 이번 한파는 27일까지 이어지겠다.2

[ESG;스코어] 경기도 31개 시군...온실가스 감축 1위는 '의왕'

지난해 정부가 제시한 공공부문 온실가스 감축 권장목표를 달성한 경기도에서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감축한 기초지방자치단체는 '의왕시'로 나타났다

EU, 기업 해외이전 우려에 "철강·화학업종에 보조금 확대"

유럽연합(EU)이 철강, 화학 등 에너지 집약산업에 국가보조금을 확대한다.EU 집행위원회는 철강, 화학 등 이미 지원을 받고 있는 기업들에 국가보조금을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