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로 야외 음악공연도 '위기'...티켓 판매부진 현상

장다해 기자 / 기사승인 : 2025-04-30 14:50:40
  • -
  • +
  • 인쇄
▲ 2022년 비가 쏟아져 진흙탕이 된 스프렌더 인 더 그래스(Splendour In The Grass) 뮤직 페스티벌 (사진=게티이미지 Matt Jelonek)


호주에서 기후위기로 야외 뮤직 페스티벌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호주 로열 멜버른 공과대학(RMIT)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발간한 '뮤직 페스티벌에서 관중이 이상기후를 겪는 법' 보고서에 따르면, 예측할 수 없는 이상기후가 야외 뮤직 페스티벌 침체에 잠재적으로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호주 북동부 해안지역은 열대저기압 폭풍 사이클론 '알프레드'가 상륙한다는 소식에 일주일 사이에 26개 야외음악 행사가 취소됐다. RMIT의 캐서린 스트롱 교수는 "기후위기는 이미 야외 음악행사에 큰 위협이 됐고, 공연 산업에 급격한 변화를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빅토리아주, 뉴사우스웨일스주, 퀸즐랜드주 등에서 뮤직 페스티벌을 비롯한 야외공연에 참여한 18세에서 60세 약 115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를 바탕으로 했다.

조사에 따르면, 야외공연 티켓 구매를 결정하기 전에 일기예보를 확인하는 사람의 비율이 29%에 달했다. 이상기후로 티켓 구매에 더 신중해졌다고 응답한 사람은 34%였다. 야외공연을 자주 찾는 사람일수록 이 비중은 44%로 증가했다.

스트롱 교수는 "기후위기로 최근 몇 년간 소비자 행동이 크게 바뀌어 공연 관람객이 구매를 고민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호주의 주요 뮤직 페스티벌 중 일부가 조기 티켓 판매 부족으로 취소됐다"고 밝혔다. 2024년에는 세계적인 페스티벌 스프렌더 인 더 그래스(Splendour In The Grass)와 그루빈 더 무(Groovin the Moo)가 조기 티켓 판매가 저조하다는 이유로 모두 취소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33%는 기온이 35도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면 뮤직 페스티벌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고, 지난 12개월동안 축제에 참여한 사람 중 85%가 홍수, 폭풍, 폭염, 산불 등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했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이 야외에서 열리는 뮤직 페스티벌보다 실내공연장이나 경기장에서 열리는 대규모 콘서트 티켓만 구매하는 등 '더욱 안전한' 옵션을 선택했다.

뮤직 페스티벌은 인디밴드 등 신인 아티스트들에게 무대에 설 기회를 제공한다. 그러나 기후위기로 야외 뮤직 페스티벌이 위축되면서 새로운 아티스트가 공연을 할 기회도 사라지고 있다.

호주 인디 록 밴드 스페이시 제인의 베이시스트 페파 레인은 "하루종일 공연이 취소되다가, 날씨가 풀리면 다시 페스티벌을 시작하곤 했다"며 "한 시간짜리 공연에서 날씨 때문에 세 곡만 연주한 적도 있다"고 했다. 그는 뇌우, 폭우 등으로 공연이 취소됐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당장 뮤직 페스티벌이 할 수 있는 조치는 더위 쉼터 조성, 홍수 방지 무대 구조 마련, 음수대 설치 등이고, 결국 뮤직 페스티벌이 지속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기후위기 대응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최남수의 ESG풍향계] 협력사 ESG 관리 못해서 망한 대기업들

국내의 한 글로벌 기업은 지난 2023년에 협력업체 문제로 곤욕을 치렀다. 이 회사의 미국 내 공장과 거래하는 협력업체가 아동 노동착취 문제로 미 연방

카카오, 연말까지 계열사 80여개로 줄인다

카카오가 현재 99개에 이르는 계열사를 연말까지 80여개로 줄인다.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주주서한을 통해 이같은 계획을 13일 밝혔다. 정신아 대표는 지

[ESG;NOW] '오비맥주' 실종된 ESG목표...사법리스크 때문?

올해까지 제품생산에 필요한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고 호기롭게 발표했던 오비맥주가 '관세포탈' 등 기업리스크가 불거진 탓인지 올해

현대백화점, 추석 선물세트 포장재 종이로 교체 'ESG 강화'

이번 추석 선물세트 시장에서 현대백화점은 과일세트 포장을 100% 종이로 전환하며 ESG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현대백화점은 기존 플라스틱과 스티로폼

K-컬쳐 뿌리 '국중박' 하이브와 손잡고 글로벌로 '뮷즈' 확장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등장하는 반려호랑이 '더피'의 굿즈를 판다는 소문이 나면서 전세계에서 가장 핫해진 국립중앙박물관이 방탄소년단(BTS)의 하

하나은행, 美글로벌파이낸스 선정 '2025 대한민국 최우수 수탁은행' 수상

하나은행은 미국의 글로벌 금융·경제 전문지 '글로벌파이낸스지(誌)'로부터 '2025 대한민국 최우수 수탁은행(Best Sub-Custodian Bank in Korea 2025)'으로 선

기후/환경

+

전세계 조류종 61%가 개체수 감소..."벌목과 농업지 확장탓"

전세계 조류종의 61%가 벌목과 농업지 확장으로 인해 개체수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10일(현지시간) 열린 세계자연보

체내 미세플라스틱 '우울증·대장암' 유발한다

체내에 흡수된 미세플라스틱이 우울증과 대장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12일(현지시간) 크리스티안 파허-도이치 오스트리아 그라츠대

'2035 NDC' 61% 감축?...산업계 "무리한 목표 기업생존 위협"

오는 11월에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에 제출해야 하는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놓고 시민사회는 61% 이상 과감하게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하

쥐떼에 모기까지 극성…이상기후가 불러왔나

폭염과 폭우 등 이상기후가 잇따르면서 도심 생태계에 이상이 감지되고 있다. 서울시 전역에서 쥐가 출몰하는가 하면 10월 중순인데도 모기가 날아다

하얗게 변하는 '산호초'...1.4℃까지 오른 지구 곳곳 '경고음'

전세계 산호초가 하얗게 변하는 백화현상이 발생하는 등 지구촌 곳곳에서 온난화에 따른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13일 영국 엑서터대학이 주도하고 23개

흔들리는 ‘불의 고리’...필리핀·일본·대만 1주일새 잇단 '지진'

'불의 고리(Ring of Fire)'라고 불리는 환태평양 지진대가 10월들어 연달아 지진이 발생하는 등 심상찮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필리핀 세부 북북동쪽 해역에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