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수면 상승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
9일(현지시간) 미 항공우주국(NASA)이 위성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1993년 이후 지구의 해수면은 약 10cm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해마다 해수면 상승률이 2배 이상 증가하고 있다. NASA 제트추진연구소 해수면·빙하연구팀 소속 과학자 벤저민 해밍턴은 "다른 기후 신호는 변동하는 반면 해수면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서 해수면은 2050년까지 전세계 약 15cm, 미국에서 최대 25~30cm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2050년 이후에는 얼마나 상승하게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디르크 노츠 독일 함부르크대학 해빙학자는 "2100년까지 해수면이 90cm 더 상승할 수 있다"면서 "가장 큰 의문은 '얼마나 빨리 증가할 것인가'다"라고 말했다.
가장 불확실성이 큰 것은 빙하다. 지구온난화에 빙하가 얼마나 빨리 반응할지, 꾸준히 녹을지, 아니면 임계점에 도달해 급격히 붕괴될지 전혀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노츠 박사는 남극대륙을 '방 안의 코끼리'이자 '깨어나는 거인'에 비유하며 "남극에는 전세계 해수면이 59m미터나 상승할 만큼의 물이 담겨있다"면서 "깨어나기까지 오랜시간이 걸리지만, 일단 깨어나면 다시 잠들게 하기가 정말 정말 어렵다"고 했다.
해수면 상승은 해안 침식을 앞당기고, 하수시스템을 마비시키며, 염분을 지하담수 공급원에 유입시킨다. 이미 여러 해안지역 및 저지대 섬나라들은 해수면 상승으로 침수 위기에 처해있다. 미국 걸프 해안은 석유·가스·지하수 채굴까지 더해 대부분의 땅이 가라앉고 있다. 루이지애나주는 해수면 상승에 육지까지 빠르게 가라앉으면서 세계에서 가장 높은 토지 손실률을 보이고 있다.
일부 지역의 해수면 상승 속도는 전세계 평균의 약 4배에 달한다. 태평양 섬나라는 해수면 상승의 가장 큰 피해자로 국가 존속에까지 위협을 받고 있다. NASA는 앞으로 30년동안 투발루, 키리바시, 피지 등의 섬나라는 해수면이 최소 약 16cm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해안홍수도 증가하고 있다. 윌리엄 스윗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 해양학자는 만조 홍수가 1990년 이후 대부분의 미국 대서양 및 멕시코만 해안에서 2~3배 자주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후단체 '350.org'의 피지 활동가 조지 나세와는 "피지의 마을 전체가 공식적으로 이전됐다"며 "밀물이 도로를 덮치고 농작물이 침수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해수면 상승 속도가 빨라진다면 "적응하기가 매우 어려울 것"이라며 "언제나 그렇듯 가장 큰 피해를 받는 사람들은 가장 취약한 계층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세계 여러 지역이 해수면 상승에 제대로 대비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이스트 앵글리아대학의 니콜스 박사는 "해수면 상승은 과소평가된 문제"라며 "몇 인치만 상승해도 무슨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이어 그는 "우리가 대처해야 할 해수면 상승은 미래 세대가 직면해야 할 것에 비하면 훨씬 작다"며 "진짜 재앙은 문제를 일으킨 사람들이 더 이상 세상에 없을 때 닥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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