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유럽의 대규모 투자덕분에 올 상반기 전세계 재생에너지 투자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제싱크탱크 제로카본애널리틱스는 올 1~6월 전세계 재생에너지 기술 및 프로젝트 투자규모가 지난해 상반기보다 10% 늘어난 3860억달러(약 540조원)에 달했다고 23일(현지시간) 밝혔다. 올해 3조3000억달러 규모로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는 전세계 에너지 분야 투자액 가운데 2조2000억달러가 저탄소 에너지 분야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조앤 벤틀리-맥큔 제로카본애널리틱스 연구원은 "재생에너지 투자는 최근 3년 평균 증가율과 비슷하며 예상과 달리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최근 미국 행정부의 반친환경적 행보로 인해 부진이 우려됐던 것과 달리 투자기조는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올 1월 출범 이후 화석연료 진흥에 올인하면서 재생에너지를 가리켜 줄곧 '사기'라고 몰아붙이는 등 반친환경 기조를 주도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글로벌 재생에너지 투자가 주춤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정반대의 결과가 나온 것이다.
이는 중국과 유럽이 해상풍력 투자를 대폭 늘린 덕분으로 분석된다. 중국과 유럽의 풍력발전 투자액은 214억원에 달했고, 이는 전세계 풍력발전 투자를 25% 늘리는 결과로 이어졌다. 중국과 유럽은 올 하반기에 청정에너지를 옮길 전력망과 송배전 분야에도 3500억달러(약 490조원)를 투입할 예정이다. 노후된 전력망이 재생에너지 확대의 걸림돌로 지적돼온 만큼 이를 교체하겠다는 계획이다.
기업들의 재생에너지 투자도 성장세를 보였다. 이날 넷제로트래커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상장사 상위 2000곳 가운데 약 70%가 넷제로 계획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미국도 연방 차원에서의 투자는 사실상 중단됐지만, 19개 주와 304개 대기업은 여전히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재생에너지에 투자하고 있다.
존 랭 넷제로트래커 수석연구원은 "넷제로 후퇴론은 과장된 얘기"라며 "철회 움직임은 주로 화석연료와 이에 투자하는 금융권에 국한돼 있고, 다수의 기업들은 여전히 실질적인 감축 행동에 나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트렌드에 역행하는 미국의 행보를 지적했다. 토머스 헤일 옥스포드대 교수는 "미국 기업들은 이미 유럽과 중국 등 기후정책이 경쟁력으로 작용하는 지역에 발맞추기 위해 여러 압박을 받고 있다"며 "탄소중립은 더 이상 정치적 논쟁이 아니라 미래 시장과 투자, 일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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