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1차 에코디자인 정책포럼에서 유럽연합과 한국 정부, 주요 기업들이 지속가능한 제품 설계와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주한EU대표부는 "유럽은 이미 기후위기에서 돌아갈 수 없는 지점에 도달했다"며 기후중립과 경제성장의 균형을 강조했다. EU는 에너지 소비의 24.5%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고 있으며 205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한다. 다만 기업의 성장을 저해하지 않으면서도 목표를 달성할 균형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U는 지난해 발효된 에코디자인 규정(ESPR)을 소개하며, 제품의 환경영향이 80% 이상 설계 단계에서 결정되는 만큼 초기부터 지속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무역과 지속가능 개발은 분리될 수 없으며, 소비자가 친환경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정보 제공 체계도 강화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삼성전자 송두근 부사장은 △2050년 탄소 넷제로 △2030년 반도체 사업장 용수 취수량을 2021년 수준으로 유지 △2030년 폐기물 재활용률 99.9% △2040년 대기오염물질 최소화 등 네 가지 목표를 제시했다. 그는 제품 탄소발자국을 자동 계산·표시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며 "기업 혼자만으로는 불가능하다, 협력이 필수"라고 말했다. LG전자 홍성민 ESG전략담당은 스코프3 배출량이 전체의 98% 이상을 차지한다고 지적하며 "에코디자인은 설계 단계에서 이미 대부분이 결정된다"고 강조했다. 물류 효율 개선 사례를 공유하면서 복잡한 규제 대응, 데이터 기반 관리, 글로벌 공급망 체계, 소비자 인식 개선이 모두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포럼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 LG에너지솔루션, 아모레퍼시픽, HP코리아, 한국타이어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참여해 각자의 과제와 대응 전략을 공유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패스포트와 순환 생태계 구축을 추진 중이라며 정부의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요청했다. 아모레퍼시픽은 포장재에 재활용 플라스틱을 확대 적용하고 있으며, HP코리아는 혁신적인 디자인뿐만 아니라 서비스 과정에서도 탄소 발자국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타이어는 천연고무 관련 EU 규제 집행이 연기되며 업계 혼선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참석자들은 에코디자인이 단순한 규제 대응을 넘어 장기적으로 비용 절감과 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공감했다. 그러나 이를 실현하려면 기업의 기술 혁신, 정부의 제도 정비, 소비자의 인식 변화가 동시에 뒷받침돼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결국 모두가 함께 손을 맞잡아야 한다는 점이 이번 포럼의 결론이었다. 더 나아가 한국형 에코디자인 제도가 국제 기준과 조화를 이루며 정착한다면, 국내 기업의 수출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시장에서의 지속가능성 선도에도 기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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