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작물이냐, 산림보존이냐...개발도상국의 '딜레마' 해법은?

차민주 기자 / 기사승인 : 2022-05-04 19:4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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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산림총회] 인구증가로 식량소비 급증
개발도상국 빈곤층, 생계 위해 산림훼손해

▲ 연설을 하고 있는 열대산림동맹(TFA) 펠리페 카라조(Felipe Carazo) 수석 


숲만 잘 가꿔도 지구온도를 0.5도 이상 낮출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지만 전세계적으로 산림훼손은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산불 등 기후재난으로 인한 훼손도 증가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농작물 생산을 목적으로 무분별하게 벌채가 행해지고 있어 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개발도상국의 산림파괴를 막기 위한 국제사회의 '레드플러스'(REDD+) 사업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지난 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한 '제15차 세계산림총회'에서도 농산물과 임산물 수요증가로 인한 산림벌채와 황폐화를 줄이기 위한 패널토론들이 이어졌다. 개막 2일차인 3일에 열린 '산림훼손 중단을 위한 재원 활용 및 확대'포럼과 '산림 벌채 흐름을 바꾸기 위해 변화하는 농산물 시장의 요구사항에 대응' 포럼에서도 농작물로 인한 벌채를 막기 위한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됐다.

'산림 벌채 흐름을 바꾸기 위해 변화하는 농산물 시장의 요구사항에 대응' 포럼에서 주제발제를 맡은 지속가능한무역 이니셔티브 인도네시아 책임자인 핏트리아 아르디안시아(Fitrian Ardiansyah)는 "1990년부터 지금까지 전세계 산림은 1억7800만 헥타르가 훼손됐다"면서 "특히 인구증가로 식량수요가 증가하면서 농산물 경작을 목적으로 하는 산림파괴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1억7800만 헥타르는 여의도 면적의 약 61만배에 이른다. 

이어 그는 "2001~2008년 사이 인구는 25% 늘었지만 식량소비는 48% 증가했다"면서 "식량수요는 중산층을 중심으로 크게 늘어나고 있고, 이는 아시아 지역에서 더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같은 시기에 아시아의 식량소비가 2배가량 늘었다는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추세가 꺾이지 않고 있으며, 2030년까지 적어도 18억명이 중산층으로 유입되면서 식량소비를 더욱 부추길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식량 생산이 늘어나면서 영양결핍 등 고통받는 사람들이 감소하는 등 식량안보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변화를 보였지만, 산림파괴는 더욱 심각해졌다는 점에서 상충되는 측면이 있다"면서 "결국 식량안보와 경제 그리고 산림에 대한 균형을 어떻게 찾을 것인가가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 영국 에너지 및 산업정책부 국제산림장 매기 차넬리(Maggie Charnley)는 "현재 산림 훼손의 97%가 불법"이라며 "농산물들을 공급망에서 제거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또 "최근 NGO 등 공급망에 포함되는 여러 이해관계자와 함께 인도네시아 산림벌채에 대한 대화를 하면서 인도네시아 산림 파괴를 줄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인도네시아 산림 훼손 속도는 크게 줄었다. 지난해 인도네시아의 산림 파괴율은 전년보다 25% 감소하면서 5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남부섬에서는 공공부문과 민간부분의 협력을 통해 산림파괴 현황을 조사한 결과(Institutioanl Analysis and Development/IAD) 민간 참여가 많을수록 산림훼손 방지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네시아 보고르 소재 국제산림연구센터(CIFOR)장 헤리 푸노모(Herry Purnomo)는 "이 사례는 민간과 정부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며 "하지만 1999년~2019년까지 수마트라섬 산림의 69%가 이미 사라졌기 때문에 산림보존을 위한 협업이 더욱 빠르게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팜유와 코코아 생산이 산림을 가장 크게 훼손하는 작물로 꼽히고 있다. 세계 최대 팜유 수출국인 인도네시아는 팜유생산을 위해 열대우림을 지속적으로 벌목하고 있다. 알리소스 콜롬비아의 전무이사 겸 공동설립자 웬디 아레나스(Wendy Arenas)는 "현재 인도네시아 노동인구의 12%가 팜유관련 일을 하고 있다"며 "그래서 무작정 산림 벌채를 금지한다면 농산물 재배로 생계를 유지하는 소작농들과 빈곤지역 사람들을 보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산림보존과 소작농 보호를 동시에 할 수 있는 다차원적인 접근이 강조됐다. 국토의 50%가 보호구역인 에콰도르 환경부 차관 비앙카 다게르 저비스(Bianca Dager Jervis)는 "에콰도르는 산림 파괴를 하지 않은 생산품에 대해서 인증을 '비산림파괴인증서'를 도입했다"며 "실제 이 인증을 받은 카카오와 커피를 유럽으로 수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메커니즘을 통해 지속가능한 농업을 추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농산물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인식변화의 중요성도 제기됐다. 매기 차넬리는 "코코아 재배로 인한 산림 파괴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코코아 가격을 올려 소작농들의 생계를 지원하는 방법이 있다" 며 "하지만 이를 위해서 기꺼이 더 많은 돈을 지불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은 아직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그는 또 "그래서 소비자들에게 산림에 대해 지속적으로 대화하고 참여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레드플러스'(REDD+)도 산림보호를 위한 중요한 키워드로 제시됐다. 레드플러스는 개발도상국에서 산림전용 및 산림 황폐화로 인해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시행하는 다양한 사업들을 지칭한다. 일본 농림수산부 산림청 부국장 히로시 오리타(Hiroshi Orita)는 "일본은 캄보디아, 라오스와 함께 레드플러스 활동을 해왔다"며 "레드플러스에 세계가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면 90억톤의 온실가스 배출저감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세계 산림의 90%를 차지하는 141개국은 지난해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산림·토지 이용선언'에 동참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7년반 이내에 산림파괴를 중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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