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애벌레 키우는 개미?...새로 발견된 야생동물 139종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08-10 16:3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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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신종 야생동물 139종 공식 등재
해저 100m에서 새로운 물고기도 발견
▲ 불룩보석나비. 신종 개미 아노니코미르마 인클리아타는 불룩보석나비의 애벌레를 턱에 넣고 다닌다. (사진=CSIRO)


호주에서 나비애벌레를 보육하는 개미 등 야생동물 139종이 새로 등재됐다.

9일(현지시간) 호주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는 나비애벌레를 보호하는 개미, 다리 개수가 1000개 이상인 노래기, 동굴에 사는 눈먼 바구미 등 총 139종의 신종 야생동물을 공식 등재했다고 발표했다. 새로 등재된 야생동물은 곤충과 무척추동물 131종, 어류 4종, 식물 및 개구리 3종이다.

이 가운데 눈에 띄는 종은 신종개미 '아노니코미르마 인클리아타(Anonychomyrma incliata)'다. 이 개미는 호주에 서식하는 희귀종 불록보석나비(Bulloak jewel)와 놀라운 공생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낮이 되면 개미들이 아이들을 뷔페에 데려가듯 나무껍질 아래 숨어있던 나비애벌레를 신선한 황소오크(bull-oak) 잎으로 감싸 옮기고 다니며 보호하고 먹이를 준다는 것이다.

▲ 신종개미 아노니코미르마 인클리아타. 불록보석나비의 유충을 대신 돌봐주며 나비와 공생관계를 유지하는 독특한 개미다. (사진=CSIRO)


데이비드 예이츠(David Yeates) CSIRO 곤충전문가에 따르면, 일반적인 개미의 경우 대개 나비애벌레를 먹이로 삼지만 이 개미들은 보모처럼 애벌레를 돌본다는 것이다. 애벌레는 이런 개미에게 개미들이 선호하는 당분을 제공한다. 예이츠 박사는 "애벌레의 분비샘은 개미들에게 먹이를 주고 달래기 위해 진화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은 하나의 작은 공생관계"라고 설명했다.

개미를 비롯해 이번에 등재된 신종동물 가운데 100여종은 호주에서 발견된 종이다. 여기는 다리 개수가 1000개 이상인 최초의 노래기도 포함돼 있다. '유밀립스 페르세포네(Eumillipes persephone)'로 명명된 이 노래기종은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주 광산지역 지하 60미터에서 발견됐으며, 다리수가 무려 1306개에 달한다.

그런가 하면 동굴에서 살도록 진화한 신종 딱정벌레 속 '운다로비우스(undarobius)'는 호주에서 발견된 최초의 바구미다. 이 종은 퀸즐랜드 북동부 운다라화산국립공원의 용암동굴에서 발견됐다. 예이츠 박사는 이 바구미종이 동굴에 적응하면서 눈이 퇴화했지만 그 이전에는 고대 열대우림에 서식하는 종에서 분화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또 등재된 무척추동물 중 하나인 '엔테룸 페트라(Enterum petrae)'는 그레이트배리어리프 지역 리자드섬(Lizard Island)에서 채취한 물고기 표본에서 발견된 기생편충으로, CSIRO 과학자 다니엘 휴스턴(Daniel Huston)의 딸 페트라(Petra)의 이름을 따 명명됐다.

▲해저 100m에서 발견된 신종어류 '헤테로클리누스 아르기로스필로스' (사진=CSIRO)


어류의 경우 모두 수심이 깊어 다이버들의 손길이 닿지 않는 해저에서 발견됐다. 이번에 등재된 신종어류 '헤테로클리누스 아르기로스필로스(Heteroclinus Argyrospilos)'도 해저 100m에서 발견됐다. 존 포고노스키(John Pogonoski) CSIRO 어류학자는 해당 개체가 2000년과 2005년 사이 CSIRO 연구선이 수집한 표본 2개에서 처음으로 발견됐다고 밝혔다.

CSIRO 전문가들은 전체 호주의 동식물 중 약 4분1만 공식 기록됐다고 전하며, 이러한 기록 과정은 호주의 광대한 생태계를 이해하고 보호하는데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예이츠 박사도 새로 발견된 종의 이름을 짓는 과정이 "생물다양성을 이해하고 관리하는 첫 단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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