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채 부추기는 바이오매스...유럽은 감축하는데 국내는 보조금 '펑펑'

차민주 기자 / 기사승인 : 2022-09-19 15:39:56
  • -
  • +
  • 인쇄


유럽연합(EU)이 기후변화와 산림파괴의 원인으로 지목되며 국제적인 반발에 직면한 산림 바이오매스 발전을 감축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국내에서도 바이오에너지에 대한 기준 개정이 시급해졌다. 

유럽의회는 지난 14일(현지시간) 산림 바이오매스에 대한 보조금을 제한하고, 단계적 감축을 단행하는 내용이 포함된 '재생에너지 지침 개정안'(Renewable Energy Directive III, 이하 RED III)을 총회에서 최종 통과시켰다. 

레드(RED) III의 바이오매스 관련 변화는 지난 5월 유럽의회 환경위원회가 채택한 권고안을 기초로 한다. 환경위원회는 유럽 내 바이오매스의 약 절반을 차지하는 '1차 목질계 바이오매스(Primary Woody Biomass, 이하 PWB)'에 대한 정의를 신설해 이것의 사용을 제한하기로 결의한 바 있다. PWB는 벌채나 자연적인 이유로 숲에서 수확·수집한 산림 바이오매스를 의미한다.

이번 개정 지침은 △PWB를 EU의 재생에너지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하고 △2017년에서 2022년 사이 평균 이용량에 상한을 둬 단계적 감축에 들어가며 △'단계적 사용 원칙'에 따라 고부가가치의 장수명 상품으로 사용될 수 없는 목재만 바이오매스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국내에선 바이오매스가 신재생에너지에 포함돼 이미 한차례 논란이 된 바 있다. 이번 유럽의 재생에너지지침 개정안으로 인해 국내에서 문제 제기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는 원목과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가 이와 유사한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산림이 공공연하게 벌채되면서 문제가 됐다.

우리나라 재생에너지 법은 EU와 달리 바이오에너지에 대한 지속가능성 기준도 부족하다. EU의 레드III는 2021년부터 가동한 바이오매스 발전소의 경우 화석연료 대비 최소 70%, 2026년부터 가동하는 발전소는 85%의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할 것을 의무화했다.

그러나 우리나라 재생에너지 법에는 바이오에너지에 대한 지속가능성 기준이 전무한 데다 지원도 과도하게 이뤄지고 있다. 정부는 바이오매스 확대를 핵심 산림 정책으로 추진해 태양광·풍력보다도 높은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가중치를 부여했다. 반면 파괴적인 벌채 방식에 대한 제한은 없다.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 이용량은 지난 3년간 4배 가까이 증가해 80만톤을 넘어섰으며, 정부는 2050년까지 이를 300만톤으로 늘릴 계획이다.

과학계는 바이오매스의 원단위 온실가스 배출량은 석탄보다 높고, 새로 심은 나무가 자라 배출된 탄소를 흡수하는 데는 최소 수십 년에서 100년 이상이 걸린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 유럽사무소는 '푸른 하늘의 날'이었던 지난 7일 바이오매스와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이 온실가스와 대기오염물질을 저감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기후솔루션 송한새 연구원은 "EU의 산림 바이오매스 보조금 제한과 단계적 감축은 대규모 바이오매스가 기후변화를 악화하고 산림파괴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기반으로 이뤄진 것"이라며 "유럽 각국이 바이오매스 퇴출에 동의하는 만큼 국내에서도 바이오매스 발전에 대해 정부가 나서서 정책 방향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SK이노, 독자개발한 LFP 배터리 재활용 기술 국제학술지 등재

SK이노베이션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재활용 기술 성과가 국제학술지에 등재됐다.SK이노베이션은 자사가 개발한 LFP 배터리 재활용 기술이 화학공학

KCC '대한민국 지속가능성대회' 11년 연속 수상

KCC가 '2025 대한민국 지속가능성대회'에서 지속가능성보고서상(KRCA) 제조 부문 우수보고서로 선정되며 11년 연속 수상했다고 4일 밝혔다.대한민국 지속

하나금융 'ESG스타트업' 15곳 선정...후속투자도 지원

하나금융그룹이 지원하는 '2025 하나 ESG 더블임팩트 매칭펀드'에 선정된 스타트업 15곳이 후속투자에 나섰다.하나금융그룹은 지난 2일 서울시 중구 동대

과기정통부 "쿠팡 전자서명키 악용...공격기간 6~11월"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전자서명키가 악용돼 발생했으며, 지난 6월 24일~11월 8일까지 공격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

李대통령, 쿠팡에 '과징금 강화와 징벌적손배제' 주문

쿠팡이 개인정보를 유출한 기업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의 국내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이재명 대통령이 2일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건에 대해 "사고원

이미 5000억 현금화한 김범석 쿠팡 창업자...책임경영 기피 '도마'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무단으로 노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쿠팡의 김범석 창업자가 1년전 쿠팡 주식 5000억언어치를 현금화한 것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비

기후/환경

+

美 뉴잉글랜드 2.5℃까지 상승...온난화 속도 2배 빠르다

미국 북동부 지역 뉴잉글랜드주가 산업화 이전대비 평균기온이 2.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구에서 두번째로 기온 상승속도가 빠른 것이다.4

호주 AI데이터센터 난립에..."마실 물도 부족해질 것"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립이 급증하면서 호주가 물 부족을 우려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챗GPT'를 운영하는 미국의 오픈AI를 비롯

희토류 독식하는 美국방부..."군사장비 아닌 탈탄소화에 쓰여야"

지속가능한 기술개발에 쓰여야 할 희토류가 군사기술 개발에 사용되면서 기후행동을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4일(현지시간) 미국과 영국의 공동연

'아프리카펭귄' 멸종 직면...먹이부족에 8년새 '95% 급감'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 서식하는 아프리카펭귄이 멸종위기에 직면해있다.5일(현지시간) 영국 엑서터대학과 남아프리카공화국 산림·어

기습폭설에 '빙판길'...서울 발빠른 대처, 경기 '늑장 대처'

지난 4일 오후 6시 퇴근길에 딱 맞춰 쏟아지기 시작한 폭설의 여파는 5일 출근길까지 큰 혼잡과 불편을 초래했다. 이런 가운데 서울은 밤샘 제설작업으

[주말날씨] 중부지방 또 비나 눈...동해안은 건조하고 강풍

폭설과 강추위가 지나고 오는 주말에는 온화한 서풍이 유입되면서 기온이 올라 포근하겠다. 다만 겨울에 접어든 12월인만큼 아침 기온은 0℃ 안팎에 머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