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 산림파괴 막을 길 없나?..."농경지는 벌채지의 절반이하"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09-15 09:00:02
  • -
  • +
  • 인쇄
무분별하게 벌채로 숲과 생태계 파괴해놓고
"산림파괴 방지하려면 접근방식 변화가 시급"


열대지방 산림벌채의 90~99%는 농업을 목적으로 이뤄졌지만 실제로 이 가운데 절반만 생산적인 농경지로 전환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스웨덴 찰머스공과대학(Chalmers University of Technology) 등으로 구성된 국제공동연구진은 열대지방에서 벌채된 땅 가운데 실제 농업생산이 이뤄지는 면적은 2분의1에서 3분의1에 불과하며, 나머지 벌채된 땅은 투기목적의 개간이나 토지소유권 문제 등에 의한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지난 9일(현지시간)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했다.

연구의 주요저자인 스웨덴 찰머스공과대학 플로렌스 펜드릴(Florence Pendrill)은 "실제 농업생산에 사용되는 면적은 전체 벌채지의 45~65%에 불과하다"고 짚었다. 패트릭 메이프로이드(Patrick Meyfroidt) 벨기에 루벵가톨릭대학 및 국가과학연구기금(FRS-FNRS) 교수도 "숲과 생태계 중 상당수가 실현되지 않은 땅 투기, 버려지거나 잘못 구상된 프로젝트, 경작 부적합 판정, 산불 등으로 파괴된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산림벌채의 정확한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농업이 열대 산림벌채의 주요 동인이라는 점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지만 정확하게 얼마나 많은 숲이 농경지로 개간됐는지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마틴 페르손(Martin Persson) 찰머스공과대학 교수는 "위기의 시급성을 고려할 때 이런 지식격차는 산림벌채 해결의 큰 장벽"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전세계 산림벌채에 대한 통일된 데이터 없이는 전반적인 추세를 확신할 수 없고, 기름야자와 콩을 제외한 특정상품의 데이터도 부족하다"면서 "열대건조림과 아프리카산림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아는 것이 거의 없다"고 했다.

지식격차와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연구진은 산림파괴를 효과적으로 방지하고 지속가능한 농촌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단계적 변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계기로 그 추정범위를 연간 640만~880만 헥타르로 좁혀서 농업으로 인한 산림벌채의 면적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산림벌채를 중단하려면 접근방식의 단계적 변화가 필요하고, 농업의 기본적이고 간접적인 역할을 해결해야 한다. 연구진은 목초, 콩, 팜유 등 특정 상품이 산림벌채와 관련돼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는 한편, 산림벌채의 간접적 영향을 다루는 데 있어 한계를 지닌 부문별 이니셔티브의 단점도 지적했다.

따라서 생산자와 소비자시장, 정부간 파트너십을 촉진하기 위해 특정 상품과 위험관리에 초점을 맞추는 것을 넘어 공급망 개입이 필요하며 여기에는 지속가능한 농업의 경제성 확대 및 소작농지원, 국내시장에 초점을 맞춘 생산관할지역의 기업, 정부, 시민사회 간 파트너십 강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토비 가드너(Toby Gardner) 스톡홀름 환경연구소 박사는 생산국의 산림토지이용정책 강화가 모든 정책대응의 궁극적인 목표여야 함을 지적하며 "농업이 산림벌채와 연결되는 근본적이고 간접적인 방식도 다루는 방향으로 공급망 및 수요조치를 설계하고 지속가능한 농촌개발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영국 리즈대학 연구진이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열대산림 벌채로 인한 탄소배출이 지난 20년동안 2배로 증가했다. 

산림벌채는 화석연료에 이어 두번째로 큰 온실가스 배출원이다. 2000년대 이후 세계 산림의 약 10%가 사라지면서 지구온난화를 앞당겼다. 전세계 산림은 총 861기가톤의 탄소를 보유한 거대한 탄소저장소로, 이는 약 100년치의 화석연료에서 배출된 탄소량과 맞먹는 양이다. 나무가 잘리면 이렇게 저장되어 있는 탄소는 그대로 대기에 방출된다. 

이에 2014년 뉴욕산림선언(New York Declaration on Forests)에서는 2020년까지 산림벌채 비율을 절반으로 줄일 것을 목표했다. 지난해 10월말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세계 산림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142개국이 2030년까지 산림손실과 토지 황폐화를 막고 되돌리기로 약속했다. 이러한 산림벌채를 줄이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산림벌채 배출량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HD현대오일뱅크, 폐수 처리비 450억 아끼려다 1761억 과징금 '철퇴'

환경부가 특정수질유해물질인 페놀이 함유된 폐수를 불법적으로 배출한 HD현대오일뱅크에 대해 '환경범죄 등의 단속 및 가중처벌에 관한 법률'(이하

"재발의된 '기업인권환경실사법'에 기후실사도 의무화해야"

올 6월 재발의된 '기업인권환경실사법'에 기후대응 관련조항이 빠져있어, 이를 추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기업인권환경실사법'은 기업의 인권과 환

아워홈, 실온에서 분해되는 ‘자연생분해성 봉투’ 2종 개발

아워홈은 ESG 경영 강화를 위해 친환경 제품 2종을 개발해 전국 단체급식, 외식 매장에 도입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한 친환경 제품은 자연생분

남양유업 ‘찾아가는 친환경 교실’ 참가 초등학생 1000명 모집

남양유업은 서울·경기권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찾아가는 친환경 교실' 하반기 교육신청을 오는 9월 9일까지 홈페이지를 통해 접수한다고 28일 밝

SPC, 야간근로 8시간 제한...新근무제 9월부터 시범운영

SPC그룹이 각 계열사별로 생산직 야간근로를 8시간 이내로 제한하는 새로운 근무제도를 9월부터 시범 운영한다고 27일 밝혔다.SPC그룹은 이재명 대통령

대한항공-아시아나, 폐유니폼으로 만든 파우치 판매수익금 전액 기부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 함께 업사이클링(Up-cycling·새활용) 보조배터리 파우치를 제작해 판매한 수익금 전액을 포함한 기부금을 사단법인 소

기후/환경

+

강릉, 식수고갈 직전에 '숨통'...바닥난 상수원 하류의 물로 '콸콸'

강릉 시민들의 상수원인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5.9%까지 떨어져 계량기를 75%까지 잠그는 제한급수를 시작하려던 찰나에 하류 남대천의 물을 저수지

바다의 포식자 '상어의 위기'...이빨이 사라질 수 있다

해양 산성화로 인해 상어의 이빨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독일 하인리히 하이네대학 막시밀리안 바움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산성

"재발의된 '기업인권환경실사법'에 기후실사도 의무화해야"

올 6월 재발의된 '기업인권환경실사법'에 기후대응 관련조항이 빠져있어, 이를 추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기업인권환경실사법'은 기업의 인권과 환

英 141년만에 가장 더운 여름…10년새 평균기온 1.54°C 상승

영국은 올여름 10년전에 비해 평균기온이 1.54℃ 상승하면서 1884년 기상관측 이래 가장 더운 여름을 기록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영국 기상청은 지난 2

산림벌채로 20년간 열대지방 50만명이 사망...왜?

지난 20년간 벌채 등 토지개간으로 국지적 기온이 상승하면서 열대지방에서 50만명이 사망했다고 연구결과가 나왔다. 숲이 사라지면서 기온이 오르고

토양 미생물에서 '슈퍼박테리아' 잡을 항생물질 발견

일반 항생제가 듣지 않는 '슈퍼박테리아' 황색포도알균의 증식을 억제하는 항생물질이 발견됐다.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이 자생 방선균 '스트렙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