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꺼진 유럽의 크리스마스…산타가 울고 가겠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11-22 08:5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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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위기에 야외 빙상장·조명 사라져
대표적 축제인 크리스마스 시장도 위축

에너지위기와 기후붕괴로 유럽 전역의 크리스마스시장이 위축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지는 독일, 프랑스 등 유럽 도시에서 겨울 빙상장이 사라지고 조명을 켜는 시간이 줄고 있다고 보도했다. 에너지 절약을 위해 거리를 밝히는 크리스마스 조명이 평소보다 일찍 꺼지는 것이다.

프랑스 서부도시 투르는 야외 크리스마스 빙상장을 롤러스케이트장으로 대체한다. 2020년 빙상장을 유지하는 데 개인 운영자에게 전기요금 1만5000유로, 규모가 축소된 작년에는 7500유로가 청구됐다. 지역 내에서 조달하던 소나무도 기온상승과 가뭄으로 제대로 자라지 못해 크리스마스트리를 보기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마틴 코헨(Martin Cohen) 투르 에너지환경담당 부시장은 지구온난화로 인해 프랑스의 도시들은 크리스마스가 더 이상 눈, 얼음, 큰 크리스마스트리의 이미지가 아니라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크리스마스 기온이 10~15도인 이곳에 야외 빙상장이 있는 것은 다소 이상해보였다"며 "단지 크리스마스 느낌을 유지하기 위해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얼음을 유지하는 일은 의미가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

프랑스 동부 도시 뮐루즈는 올 겨울 에너지소비를 줄이라는 프랑스 정부의 지시에 따라 매일 오전 10시부터 점등하던 크리스마스 조명을 오후 5시로 늦췄다. 시 측은 이렇게 조명의 수와 점등시간을 줄이면 에너지를 35% 절약한다고 밝혔다.

'크리스마스의 수도'로 알려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는 프랑스 최대의 크리스마스 마켓이 있는 곳이다. 이곳은 소비전력이 백열전구보다 90% 낮은 LED 조명만 판매하며, 올해는 그 수도 줄이고 모든 조명이 동시에 켜지지 않도록 배치했다. 또 플라스틱 없는 재사용 가능한 컵이 맥아 포도주용으로 테스트되고 있다.

독일 레겐스부르크, 뮌헨, 밤베르크 등 크리스마스시장으로 관광객이 유입하는 도시들 또한 하루 크리스마스 점등시간을 단축했다. 보통 10월 말부터 2월 말까지 이어지는 독일 브레멘의 크리스마스 조명시즌은 올해 11월 20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진행되며 뒤셀도르프의 조명시간은 하루 15시간에서 5시간으로 대폭 줄었다. 크리스마스 노점상들은 판매하는 조명에서 LED 비중을 늘리도록 권장됐다.

빙상장은 대부분의 독일 도시들이 아예 기피하고 있다. 2021년 여름홍수로 큰 피해를 입은 바드 노이엔아르(Bad Neuenahr)는 홍수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크리스마스시장에서 빙상장 대신 롤러스케이트 링크를 도입할 예정이다.

독일 공정축제노동자협회(VDFU)의 프랭크 하켈베르크(Frank Hakelberg)는 "독일에서는 올해 크리스마스시장을 열어야 하는지 논쟁이 이어져왔다"며 "크리스마스시장에서의 1인당 전기사용량이 가정에 머무를 때보다 낮은 것이 입증되면서 시장이 열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부분의 독일 크리스마스시장이 수년 동안 LED 조명을 사용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많은 시장이 해가 진 후에야 조명을 켤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 중부도시 풀다 등 일부 지역은 매주 월요일 휴무이며 예년과 달리 개점 시간도 정오 이후로 늦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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