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만 하나"…일회용컵 보증금제 거센 반발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2-12-06 15:01:39
  • -
  • +
  • 인쇄
세종·제주 522개 매장 중 3분의 1 보이콧
"상위 20곳 중 18곳 제외…영세업체 피해"
▲일회용 컵 보증금제 참여를 거부하는 프렌차이즈 매장(사진=연합뉴스)

지난 2일부터 시행된 일회용컵 보증금제가 참여 거부 매장이 속출하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5일 환경부는 세종·제주 지역 프랜차이즈 매장 가운데 522개 매장(세종 173개, 제주 349개)이 보증금제 적용 대상이지만 3분의 1가량이 제도 참여를 거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회용컵 보증금제는 카페 등 식음료 프랜차이즈 가맹점에서 일회용컵에 음료를 받으려면 보증금 300원을 음료값과 함께 결제했다가 나중에 직접 반납하거나 매장이나 주민센터, 시청 등 공공기관에 설치된 무인반납기를 통해 반납하고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일회용컵 보증금제가 시행되는 매장은 지점 100개 이상인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패스트푸드점, 제과점 등이다.

보증금제 시행에 대비해 텀블러 등 개인용기 이용자 혜택을 추가하거나 일회용컵을 모두 다회용(리유저블) 컵으로 바꾼 매장들도 있다.

그러나 일부 매장은 형평성 문제를 이유로 제도 참여에 반대하고 있다. 서귀포시에서 프랜차이즈 카페를 운영하는 김 모씨는 "보증금제를 적용할 거면 전부 다 해야지 왜 일부만 하느냐"며 "프랜차이즈 매장에 우선 시행하는 건 사실상 자영업자 살리기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앞서 제주프랜차이즈점주협의회는 지난달 기자회견을 통해 "보증금제가 열악하고 영세한 프랜차이즈 카페에 희생을 강요한다"며 "일회용컵을 사용하는 모든 사업장으로 대상을 확대해 형평성 있게 시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메가커피, 이디야, 빽다방 등 일부 중저가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을 지적했다. 아메리카노 가격이 1500원인 저가 업체에게 보증금 300원은 20% 가격인상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해당 브랜드 제주지역 매장 중 여러 곳은 '형평성 없고, 고객에게 보증금을 전가하는 일회용컵 보증금 제도를 보이콧 중입니다'라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한편 일회용컵 보증금제 대상 매장 수가 축소되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환경부는 당초 올해 1월부터 105개 브랜드, 총 3만8000여 개 매장을 일회용컵 보증금제 대상사업자로 밝혔지만 선도지역 시행 결정으로 55개 브랜드, 586개 매장으로 축소됐다. 녹색연합은 대상사업자 축소로 인해 프랜차이즈 본사의 책임과 협력이 중요한 보증금제 시행에 있어 본사 책임을 묻기 더 어려워졌다고 주장했다. 본사 입장에선 10여 개에 불과한 일부 매장에 대해 적극적인 협조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환경부는 제도 수용성과 형평성 확보를 이유로 대상사업자에 개인 카페를 포함할 계획을 밝혔다. 녹색연합에 따르면 제주도 매출 상위 20개 커피전문점 중 보증금제 적용 대상 매장은 단 2곳에 불과해 제주도 내에서도 개인 카페 확대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제주도는 관광지 주변을 중심으로 대형 독립 카페가 많아 매출이 높은 대규모 매장은 프렌차이즈보다 독립 카페가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그러나 허승은 녹색연합 녹색사회팀 팀장은 "대상사업자를 확대하는 것은 필요하다"면서도 "전국 시행을 포기하면서 제도 중심에 있는 프랜차이즈 매장을 제외하고, 개인 카페를 추가로 확대하는 것은 명백한 본말전도"라 지적했다.

정부는 우선 중저가 프랜차이즈 매장 점주들을 최대한 설득해 참여를 독려할 방침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제도 보완을 위한 제한적인 시행에 대해 설명하면서 점주들을 설득하고 있다"며 "이번 주 지자체가 참여 거부 가게들을 방문할 예정인 만큼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전했다.

일회용컵 보증금제는 당초 올해 6월부터 시행될 예정이었지만 관련 업계 반발과 제도 보완을 이유로 시행이 12월로 미뤄지고 시행 지역도 전국에서 세종과 제주로 축소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KT 신임 대표이사 박윤영 후보 확정...내년 주총에서 의결

KT 신임 대표로 박윤영 후보가 확정됐다.KT 이사회는 지난 16일 박윤영 후보를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확정했다. 이날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박윤영 전

'삼성가전' 전기료 공짜거나 할인...삼성전자 대상국가 확대

영국과 이탈리아 등에서 삼성전자 가전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은 절전을 넘어 전기요금 할인까지 받을 수 있게 됐다.삼성전자는 이탈리아 최대 규

[ESG;스코어]서울 25개 자치구...탄소감축 1위는 '성동구' 꼴찌는?

서울 성동구가 지난해 온실가스를 2370톤 줄이며 서울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은 감축 성과를 기록한 반면, 강남구는 388톤을 감축하는데 그치면서 꼴찌

대·중견 상장사 58.3% '협력사 ESG평가 계약시 반영'

국내 상장 대·중견기업 58.3%는 공급망 ESG 관리를 위해 협력사의 ESG 평가결과를 계약시 반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중소기업중앙회가 올 3분기까지

KGC인삼공사, 가족친화·여가친화 '인증획득'

KGC인삼공사는 성평등가족부가 주관하는 가족친화인증과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는 여가친화인증을 획득했다고 15일 밝혔다.가족친화인증제도는 일

LS전선, 美에 영구자석 공장 세운다..."희토류 공급망 다변화"

LS전선이 미국 내 희토류 영구자석 공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LS전선은 미국 버지니아주 체사피크(Chesapeake)시에 투자 후보지를 선정하고 사업타당성을

기후/환경

+

李대통령 "한전 왜 발전자회사로 나눴나"…발전사 통폐합에 속도?

이재명 대통령이 과거 '전력산업 구조개편'으로 한국전력 발전부문이 5개 자회사로 나뉜 것에 의문을 던졌다.이 대통령은 17일 기후에너지환경부 업무

李대통령 "태양광보다 2배 비싼 해상풍력 왜 짓나?"

이재명 대통령이 에너지 현안을 점검하면서 정치적 입장을 떠나 '경제성'과 '과학'에 근거한 접근방식을 요구했다.이 대통령은 17일 기후에너지환경부

산불 연기 마시면 폐질환 '위험'...연기속 곰팡이 포자 때문

산불 연기에 섞인 곰팡이 포자가 폐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미국 아이다호대 산불과학자 레다 코브지어 박사 연구팀은 산불 연기

수위가 낮아지는 美 오대호...우후죽순 짓는 데이터센터가 원인?

미국 오대호 주변에 데이터센터가 우후죽순 건립되면서 오대호 수위가 눈에 띄게 낮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16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2019년 이후

정부 '일회용컵' 무상제공 금지 추진...100~200원에 판매

정부가 플라스틱 일회용컵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17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플라스틱 일회용컵 무

겨울에도 비 내리는 북극...기온은 '최고' 해빙은 '최저'

전세계 평균보다 4배 빠르게 오르는 북극은 올해도 최고기온을 경신했다.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16일(현지시간) 발표한 '2025 제20회 북극 연례보고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