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억만장자 탄소배출 100만배..."부유세 징수해 기후대응해야"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04-15 07:30:02
  • -
  • +
  • 인쇄
옥스팜 보고서...美 소득보다 부 불평등 심각
3%만 걷어도 3조불 "전환기금으로 활용가능"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서라도 '부유세' 징수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13일(현지시간)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은 납세일을 맞아 발간한 보고서에서 미국이 연방정부 차원에서 '부유세'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미국내 부의 불평등은 소득 불평등보다 더 심각한 수준이다. 소득의 경우 상위 10%가 전체 소득의 45.5%를 가져가는 반면, 부에서는 상위 10% 부유층이 전체 부의 70.7%를 차지하고 있다. 반대로 하위 50%가 소득과 부를 가져가는 비중은 각각 13.3%와 1.5%에 불과했다.

옥스팜은 이같은 격차가 민주주의와 기후위기 대응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2022년 기준 기업, 무역협회, 노동조합 등 영향력 있는 단체들이 미국 의회와 정부기관에 투입한 로비금액은 약 41억달러(약 5조3300억원)인데, 이 가운데 87%를 차지한 로비 주체는 기업이었다.

결국 돈의 힘이 작용하면서 정치에 민의가 제대로 반영되기 힘든 구조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 기후위기 대응, 최저임금 및 약값 책정 개혁 등에 대한 진보적 의제들이 큰 폭의 지지를 받고 있으면서도 정책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미국 내 소득 및 자산 불평등. 붉은색이 하위 50%, 검은색이 중위 40%, 회색이 상위 10%를 나타낸다. (자료=옥스팜)


실제로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2021년 유권자의 4분의 3의 지지를 받아 기후위기, 아동·노인·장애인 복지, 의료보험 확대를 골자로 한 '더 나은 재건' 법안을 추진할 때 이를 가로막기 위한 수백만달러 규모의 기업측 로비 정황이 포착된 바 있고, 법인세를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미국 국민의 3분의 2를 넘겼음에도 2001년부터 부자감세가 계속돼 미국 국가부채를 10조달러(약 1경3000조원) 늘렸다는 게 옥스팜의 분석이다.

게다가 옥스팜이 재산규모 상위 125명을 조사한 결과 이들이 화석연료나 시멘트 업체 등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자금은 2조4000억달러(약 3120조원)에 달했다. 이는 S&P500에 투자된 금액의 2배다. 또 이들의 1인당 탄소배출량은 연간 300만톤으로 재산 규모 하위 90%와 비교했을 때 100만배 더 많았다.

이에 옥스팜은 부유세를 걷어 기후위기 대응에 투입해야 한다는 주장했다. 미국 상위 0.05%에 해당하는 10만여명을 대상으로 가계자산 및 신탁재산이 5000만~10억달러일 경우 연간 2%, 10억달러 이상인 경우 1%의 추가 누진세를 적용해 이들에게 2~3%의 부유세만 부과해도 10년내 3조달러(약 4000조원) 규모의 추가 세수를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옥스팜은 "미국을 포함한 부유한 나라들의 탄소배출로 기후재앙을 직면한 저소득국가들에 기후대응기금을 마련하는 것은 정의의 문제"라며 추가 세수 가운데 800억달러를 저소득국가 기후대응 기금으로 마련하도록 권고했다.

또 미국 내 모든 가정이 가스에서 전기로 난방시스템을 전환하고, 태양광패널을 설치하고, 내연기관차를 처분하고 전기차를 새로 장만할 수 있도록 대대적인 인프라 전환기금 및 보조금 마련에 2000억달러를 투입할 것을 촉구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에쓰오일, 폐식용유로 SAF 생산한다

에쓰오일(S-OIL)이 폐식용유 온라인 수거 플랫폼업체인 올수에서 120톤의 폐식용유를 공급받기로 했다고 7일 밝혔다. 폐식용유는 지속가능항공유(SAF) 생

"기부받은 물건으로 만들었다구요?"...자원순환 가치를 담은 작품들

옷을 가득 짊어진 아이들이 어딘가로 달려가고 있다. 현대사회의 무분별한 소비가 가져온 환경파괴를 그린 작품이다. 그 뒷편으로 어디서나 볼 수 있

"연대로 지속가능한 사회 이루자"...아름다운가게 '그물코 프로젝트' 포럼

아름다운가게가 창립 22주년을 맞아 진행한 '그물코 프로젝트' 포럼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자원순환은 연대·협업으로 이뤄야 하는 것"이

기후투자기금, 시멘트·철강·알루미늄 저탄소전환에 10억弗 투자한다

기후투자기금(CIF)이 알루미늄, 시멘트, 철강 등 고배출분야에서 개발도상국의 저탄소전환을 돕기 위해 10억달러(약 1조3347억원)를 투자한다.3일(현지시

수퍼빈, 듀폰·레노버 제쳤다...로이터 지속가능어워드 '우수상'

순환경제 스타트업 수퍼빈이 영국 로이터통신이 주관하는 '로이터 지속가능 어워드(Reuters Sustainability Awards) 2024'에서 순환경제 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500개 기업 ESG 등급 'BBB'..."환경·사회 정보공개, 품질향상해야"

올해 국내 500개 기업의 ESG 평균 종합점수가 'BBB' 등급으로 나왔다. 지난해 평균보다 한단계 떨어졌다.4일 ESG평가기관이자 의결권자문사인 아주기업경

기후/환경

+

낙동강 인근 주민들 몸에서 '녹조 독소' 검출...청산가리 6600배

낙동강 유역에서 거주하는 주민들의 몸에서 청산가리의 6600배에 달하는 독성물질을 지닌 '녹조 독소'가 검출돼 충격을 주고 있다. 4대강사업으로 인한

식물 서식지 넓어지는 남극...기후변화로 40년새 10배 증가

기후변화로 남극의 기온이 올라가면서 남극반도의 식물 군락이 지난 40년 사이에 10배 이상 늘어났다.4일(현지시간) 토마스 롤랜드 영국 엑서터대학 박

초강력 허리케인 또 美플로리다로?..."상륙 후 세력 더 강해진다"

허리케인 '헐린'이 미국 남동부를 할퀴고 간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또다른 허리케인이 플로리다를 향해 북상중이다.오는 9일(현지시간) 플로리다 해

그물코 둘째날 "빙하가 녹는 현장을 봤다...기후행동을 시작할 때"

아름다운가게가 창립 22주년을 맞아 서울 을지로 하트원에서 진행하는 '그물코 프로젝트' 둘째날인 5일 '문화 그물코'에 참석한 대담자들은 기후변화에

해파리 쏘임사고 5.6배 급증..."기후위기로 해수온도 높아진 탓"

우리나라 근해의 고수온으로 해파리가 급증하면서 올들어 해파리 쏘임 사고가 지난해보다 6배 가까이 증가했다.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AI의 예측'...2100년 美북동부 해안마을 모두 잠긴다

지금과 같은 속도로 지구온난화가 진행된다면 2100년에 미국의 북동부 지역이 모두 물에 잠기게 된다는 인공지능(AI) 이미지가 화제다.3일(현지시간) 비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