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1% 탄소배출량 하위 66%와 맞먹는다..."부유세 도입해야"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11-20 10:2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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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사망자 130만명..."책임 적을수록 큰 피해"
부유세로 소득 재분배해 불평등완화·녹색전환 추진
▲마닐라의 무허가 수상가옥에 거주하는 사람들 (사진=옥스팜)


전세계 상위 1%의 탄소배출량이 하위 66%의 탄소배출량과 맞먹는 것으로 나타나 '부유세'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Oxfam)이 20일(현지시간) 발간한 '기후 평등: 99%를 위한 지구'(Climate Equality: A planet for the 99%)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9년 전세계 상위 1% 슈퍼리치 7700만명의 탄소배출량이 전세계 탄소배출량의 16%를 차지했다. 이는 하위 66%에 해당하는 50억명의 배출량과 맞먹고, 전체 자동차 및 도로 운송배출량보다 많은 수치다.

매년 상위 1%의 슈퍼리치가 배출하는 탄소로 인해 거의 100만개의 풍력발전기에서 발생하는 탄소절감 효과가 상쇄된다. 1990년대 이후 상위 1%의 슈퍼리치는 최빈곤층 절반에 비해 '1.5℃ 탄소예산'(지구 온도 상승을 1.5℃ 이내로 억제하기 위해 세계가 배출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의 남은 양)을 2배나 많이 소비했다. 2030년 상위 1%의 슈퍼리치의 탄소배출량은 파리협정에서 지구 온도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명시한 안전배출량 수준의 22배를 상회할 예정이다.

또 상위 10%가 차지하는 배출량이 전세계 탄소배출량의 절반에 해당한다. 하위 99%에 속한 사람이 가장 부유한 억만장자가 1년동안 배출하는 만큼의 탄소를 사용하는 데는 1500년이 걸린다.

이같은 상황에서 2020~2030년 지구 평균기온 상승으로 추가 사망자 수는 아일랜드 더블린 인구와 맞먹는 130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게다가 기후위기에 책임이 적을수록 피해는 더 컸다. 불평등이 심한 국가에서 홍수로 인해 사망하는 사람이 7배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유색인종, 선주민, 소외계층 등이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아미타브 베하르(Amitabh Behar) 옥스팜 인터내셔널 임시 총재는 "슈퍼리치들이 지구를 파괴하고 오염시켜 인류를 극심한 더위, 홍수, 가뭄으로 질식시키고 있다"며 "수년 동안 우리는 수백만명의 생명과 지구를 구하기 위해 즉 화석 연료 시대를 끝내기 위해 싸워왔지만, 우리는 엄청난 부의 시대가 끝날 때까지는 종식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그 어느 때보다 분명하게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오는 30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개막하는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를 앞두고 '부유세' 도입을 촉구했다. 슈퍼리치 1%의 소득에 60%의 세율을 적용하면 영국의 총 탄소배출량보다 더 많은 양의 탄소를 절감할 수 있고, 화석연료에서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데 필요한 연간 6조4000억달러(약 8315조원)를 조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부유세를 통한 전세계적인 소득 재분배가 적용되면 극빈층에게 최소 하루소득 25달러(약 3만2470원)를 제공하면서 전세계 탄소배출량을 10%(유럽연합의 총 배출량과 거의 동일)까지 줄일 수 있다. 따라서 화석연료 사용으로부터 신속하고 공정하게 벗어나야 하고, 기업과 억만장자에 대한 신규 세제 도입는 재생에너지로의 전환 비용을 지불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아미타브 베하르(Amitabh Behar) 임시 총재는 "극도의 부에 세금을 부과하면 불평등과 기후위기에 모두 대처할 수 있다"며 "이는 역동적인 21세기 친환경 정부에 투자하는 동시에, 민주주의를 다시 작동하게 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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