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세계 전기차 '블랙홀'..."현대차, 지금이 기회"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05-11 18:02:52
  • -
  • +
  • 인쇄
지난해 中전기차 판매량 2700만대 '33%'
"현대차 전기차 계획 앞당겨 中공략해야"
▲중국 쑤저우 태창항 국제컨테이너터미널 (사진=연합뉴스)


전세계 자동차의 3분의 1이 팔리는 중국이 전기차 중심으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어 현대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업계도 중국을 겨냥하고 전기차 전환시점을 앞당겨야 한다는 분석이다.

그린피스가 11일 발간한 '내연차 강자들, 중국시장에서 점유율 일제히 하락 위기'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가 목표하는 글로벌 톱3에 진입하려면 전세계 자동차 판매량의 33%를 차지하는 중국에서 점유율 확대가 필수라고 진단했다. 지난해 전세계 자동차 판매량은 8000만대로, 이 가운데 2700만대가 중국에서 팔렸다.

또 현대차가 중국에서 자동차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전기차 비중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짚었다. 현재 중국 자동차 시장은 전기차 중심으로 급속도로 전환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2030년까지 전기·수소 등 친환경 자동차 비중을 40%로 목표하고 있지만 이를 조기달성할 확률이 매우 크다. 지난해 중국에서 판매된 자동차 가운데 25%(689만대)가 친환경 차량이었고, 이는 2025년 친환경 차량 비중을 20% 달성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목표를 3년 이상 앞당긴 결과다.

이에 따라 내연차 생산비중이 큰 완성차업체는 피해규모도 그만큼 커질 전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비중이 40%로 늘어나는 2030년에 이르면 BMW와 벤츠, 폭스바겐 등 외국계 완성차업체들은 중국 시장 점유율이 2019~2021년 3년 평균치와 비교해 0.5~2% 하락한다. 반면 중국 토종 자동차업체들의 점유율은 2~3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2019~2021년(진보라)과 2030년(연보라) 중국 내 11개 완성차업체 시장점유율 비교. 위 그래프는 중국에서 전기차 비중이 40%일 때 업체별 예상점유율이고, 아래 그래프는 점유율이 70%일때 예상점유율 추이다. (자료=그린피스)


중국의 친환경 차량 비중이 높아질수록 내연차 공장 가동률이 낮아지는 것도 문제다. GM은 내연차 공장 가동률이 52.5%로 떨어지면서 178만대 생산설비가 좌초자산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폭스바겐 역시 142만대 생산설비가 유휴시설이 돼 버린다. 중국내 친환경 차량 판매 비중이 70%에 이르면 GM의 공장가동률은 26.2%로 추락해 277만대 생산설비가 가동을 멈추고, 폭스바겐(공장가동률 33.5%)은 287만대 생산설비가 좌초자산이 될 것으로 예측됐다.

현대차는 2022년 중국내 시장점유율이 1.6%에 불과하고, 친환경 차량 생산 자료도 공개되지 않아 이번 조사대상에서 제외됐지만 2030년 전기차 판매목표를 364만대로 설정한 현대차가 글로벌 톱3 도약을 달성하려면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 점유율 확대가 반드시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고서는 진단했다. 

중국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는 지금이 현대차가 중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지만, 현대차의 전기차 전환 시점은 이에 비해 너무 늦고, 행보에 일관성도 없다는 지적이다. 현대차는 2040년 중국에서 내연차 판매를 중단한다고 해놓고, 지난달 상하이 모터쇼에서 내연차인 '더뉴 엘란트라N'과 '무파사'를 대대적으로 마케팅했다는 점을 단적인 예로 들었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그린피스 항바오 베이징사무소 캠페이너는 "폭스바겐, GM, 토요타같은 글로벌 자동차업체들도 내연차 중심의 생산 및 판매전략을 유지할 경우 중국에서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전환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말했다. 그린피스 최은서 서울사무소 캠페이너는 "현대차는 지금이라도 중심을 잡고 100% 전기차 판매 계획을 앞당겨 대응해야 한다"며 "그래야 글로벌 위상을 높이고 친환경차 경쟁력도 강화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탄소배출' 투자기준으로 부상...'탄소 스마트투자' 시장 커진다

탄소배출 리스크를 투자판단의 핵심변수로 반영하는 '탄소 스마트투자'가 글로벌 자본시장의 새로운 기준으로 부상하고 있다.17일(현지시간) 글로벌

현대차 기술인력 대거 승진·발탁...R&D본부장에 만프레드 하러

현대자동차의 제품경쟁력을 책임질 수장으로 정준철 부사장과 만프레드 하러 부사장이 각각 제조부문장과 R&D본부장 사장으로 승진됐다.현대자동

KT 신임 대표이사 박윤영 후보 확정...내년 주총에서 의결

KT 신임 대표로 박윤영 후보가 확정됐다.KT 이사회는 지난 16일 박윤영 후보를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확정했다. 이날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박윤영 전

'삼성가전' 전기료 공짜거나 할인...삼성전자 대상국가 확대

영국과 이탈리아 등에서 삼성전자 가전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은 절전을 넘어 전기요금 할인까지 받을 수 있게 됐다.삼성전자는 이탈리아 최대 규

[ESG;스코어]서울 25개 자치구...탄소감축 1위는 '성동구' 꼴찌는?

서울 성동구가 지난해 온실가스를 2370톤 줄이며 서울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은 감축 성과를 기록한 반면, 강남구는 388톤을 감축하는데 그치면서 꼴찌

대·중견 상장사 58.3% '협력사 ESG평가 계약시 반영'

국내 상장 대·중견기업 58.3%는 공급망 ESG 관리를 위해 협력사의 ESG 평가결과를 계약시 반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중소기업중앙회가 올 3분기까지

기후/환경

+

"재생에너지 가짜뉴스 검증"…팩트체크 플랫폼 '리팩트' 출범

재생에너지와 관련된 정보의 진위를 검증할 수 있는 팩트체크 플랫폼 '리팩트'(RE:FACT)가 출범했다.에너지전환포럼과 기후미디어허브는 18일 서울 종로

기상예보 어쩌려고?...美 백악관 "대기연구센터 해체 예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정부가 국립대기연구센터(NCAR)를 해체하려는 움직임이다.17일(현지시간) 러셀 보우트 백악관 예산관리국장은 자신의 X(

기상청 "내년 9월부터 재생에너지 맞춤형 '햇빛·바람' 정보 제공"

재생에너지 발전량 예측을 위해 기상청이 내년 9월부터 일사량과 풍속 예측정보까지 제공한다. 기상청은 '과학 기반의 기후위기 대응, 국민 안전을 지

'전력배출계수' 1년마다 공표된다...2023년도 '0.4173톤' 확정

2023년 전력배출계수는 1메가와트시(MWh)당 0.4173톤(tCO2eq)으로 공표됐다. 18일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2월부터 '전력배출계수' 갱신 주기를 3년에서 1년으로

150개국 참여한 '국제메탄서약'...메탄규제 국가 달랑 3곳

지난 2022년 전세계 150개국이 2030년까지 메탄 배출을 30% 감축하는 '국제메탄서약'을 했지만 이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보인다.18일 본지

트럼프의 '청정에너지 보조금 삭감' 美감사국이 감사 착수

트럼프 행정부가 실시한 청정에너지 보조금 삭감이 적법했는지 감사를 받는다.미국 에너지부 감사국은 17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결정한 약 80억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