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든 지구' 사실이었다...8개 지표로 검진했더니 7개가 '위중'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06-01 13:24:19
  • -
  • +
  • 인쇄
'지구위원회' 인간과 사회 영향 첫 정량화
수질·토양·생물다양성 대부분 '위험수준'


지구가 더 이상 사람에게 안전하지 않은 상태라는 진단이 나왔다.

31일(현지시간) 국제과학자네트워크 '지구위원회'( Earth Commission)가 기후위기가 인체 건강과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처음으로 '안전 및 공정성 한계선'으로 이름지어진 8개 지표로 정량화시켜 측정해본 결과, 8개 지표 가운데 7개가 이미 한계를 넘어선 위험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8개 지표는 기후, 생물다양성, 물 이용, 생태계 면적, 토지 이용, 비료(질소·인산) 및 에어로졸 영향 등이다. 이 8개 지표는 기존 '지구위험 한계선'을 확대한 것이다. '지구위험 한계선'은 지구 스스로의 회복가능성에 초점을 맞췄다면 '안전 및 공정성 한계선'은 인체와 사회에 미치는 영향까지 포괄한다.


◆지구위원회가 '안전 및 공정성 한계선'을 기반으로 측정한 현 지구 건강 상태. (자료=지구위원회 네이처지 논문 갈무리)
지표 현황 안전 및 공정성 한계선
산업화 이전 대비 전세계 평균기온 상승폭 1.2℃ 1.0℃
인간에 의해 20% 이상 흐름이 변경된 하천의 면적 34% 0%
지하수 보충량보다 추출량이 더 많은 하천유역 47% 0%
거의 훼손되지 않은 상태의 자연생태계가 덮고 있는 면적  45~50% 50~60%
1㎢마다 20% 이상이 반(半)자연적인 서식지인 도시 및 농경지 면적 36% 100%
농업 잉여질소량(질소유입량-질소유출량) 1억1900만톤 5700만톤
농업 잉여인산량(인산유입량-인산유출량) 1000만톤 450만~900만톤
에어로졸 오염물질 농도 0.05 0.15

측정결과, 8개 지표 가운데 한계선을 넘지 않은 것은 '에어로졸 오염물질 농도' 뿐이다. 논문의 공동저자이자 '지구위험 한계선' 개념을 처음으로 제시한 요한 록스트롬 독일 포츠담대학교 환경과학 교수는 "극단적인 기후는 거주지 이전, 식량안보, 수질악화를 유발해 사람들의 생계를 직접 위협할 뿐 아니라 국가간 분쟁으로도 이어지고 있다"며 "지구가 그 어느 때보다 연약한 처지에 놓여있어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지표는 사람들의 안전과 공정성을 해치지 않는 기온상승폭 한계치를 1℃로 설정하고 있다. 하지만 지구 평균기온은 이미 산업화 이전보다 1.1℃ 이상 오른 상태다. 지금 추세로 지구온도가 스스로 회복 불가능한 1.5℃까지 오르면 전세계 2억명이 해마다 전례없는 이상고온으로 고통받고, 5억명이 해수면 상승 등으로 직접 피해를 입게 된다.

농경지는 질소와 화학비료를 과도하게 사용해 심각한 수질오염을 유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암모니아와 질소산화물이 인근 식수원을 뒤덮으면서 사람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연구진은 "지표가 제시한 한계선을 넘지 않으려면 현재 비료 사용량을 절반 수준으로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논문에 참여한 연구원들은 기후 문제를 사회정의 관점에서 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자산 상위 1%가 내뿜은 탄소배출량은 하위 50%의 2배에 달하고 있고, 이로 인해 사회 각 분야에 연쇄적으로 문제들이 불거지면서 책임이 적은 쪽이 더 많은 피해를 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논문의 공동저자로 참여한 호주국립대학교의 바이쉐메이 교수는 "이번 연구는 환경에 대한 인간의 수요와 영향에 대해 숫자를 붙임으로써 지구를 보호하는 일이 한 공동체, 사회, 경제의 성공과 불가분한 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Nature) 5월 31일자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제철, CDP 선정 기후대응 원자재 부문 우수기업 수상

현대제철이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인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로부터 기후변화 대응 분야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현대

'해킹사고' 부실 대응 SK텔레콤..."ESG 등급 하락 불가피"

SK텔레콤 해킹사태로 고객 개인정보가 무방비로 유출되면서 SKT의 ESG평가에서 사회(S)부문과 종합부문 등급이 1등급씩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고객

KB국민은행, 올해 지역에 '작은 도서관' 9곳 더 늘린다

KB국민은행이 올해까지 134개의 'KB작은도서관'을 조성해 미래세대를 위한 독서 인프라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KB국민은행은 지난 14일에는 울

LG유플러스, CDP '탄소경영 아너스 클럽' 수상

LG유플러스가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버서더 서울호텔에서 열린 '2024 CDP(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 코리아 어워즈'에서 CDP 기후변화 대응 부문(CDP Climate

11번가 사령탑 교체...신임 대표로 박현수 CBO 선임

SK스퀘어 자회사 11번가가 지난 29일 오후 열린 이사회에서 신임 대표이사로 박현수 11번가 CBO(최고사업책임)를 선임했다고 30일 밝혔다. 안정은 전임 대

경기도 푸드뱅크, 세제와 휴지 등 '생활용품'도 기부받는다

경기도가 푸드뱅크를 통해 식품뿐만 아니라 세제와 휴지 등 다양한 생활용품도 기부받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푸드뱅크·마켓은 취약계층에 기부

기후/환경

+

대구 함지산 산불 '재발화'...강풍에 불씨 되살아나

이틀만에 주불이 잡히면서 완전된 것으로 알았던 대구 함지산 산불이 다시 발화하면서 주민들이 다시 대피했다. 건조한 상태에서 계속해서 불어대는

기후위기로 야외 음악공연도 '위기'...티켓 판매부진 현상

호주에서 기후위기로 야외 뮤직 페스티벌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보고서가 나왔다.호주 로열 멜버른 공과대학(RMIT)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발간한 '뮤

"해운탄소세 피하려면 '전기추진선'으로 교체해야"

탄소배출이 많은 선박을 전기추진선으로 대체하고 녹색해운항로를 개척하면 해운부문 탄소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운은 전

기후재해 보상은 왜 제한?...손보사 車보험약관 공정위 '심판대'

기후위기로 올여름도 무더위와 수해 피해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기후위기로 인한 재해 피해는 보상하지 않는 보험약관의 불공정 조항을 개정해

대구 산불 이틀째 진화율 82%...주불 아직도 못잡아

지난 28일 발생해 이틀째 번지고 있는 대구 함지산 산불이 아직도 주불을 잡지 못하고 있다.산림 당국에 따르면 29일 오전 8시 기준 대구시 북구 노곡&mid

트럼프 '해저광물' 개발규제 완화에..."생태계에 치명적" 비판

미국이 해저 광물 개발을 장려하기로 한 결정에 "해양생태계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힐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