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염으로 인해 세계 곳곳에서 산불이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산불이 발생한 지역은 산불 재로 인해 수자원 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8일(현지시간) 미국 콜로라도 볼더대학 환경과학연구소(CIRES) 연구팀은 미 서부 500개 강 유역에서 채취한 샘플 10만개를 분석해보니, 산불이 발생한 유역 전체에서 유기탄소, 인, 질소 등 산불로 인한 오염물질 농도가 최대 103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물에 가라앉은 산불 침전물의 오염도 역시 9배에서 최대 286배에 달했다.
최근 산불이 빈번하게 발생한 미국과 캐나다 지역에서도 수자원 오염도가 심각한 상황이다. 미국인 6명 중 1명은 산불 위험 지역에 살고 있으며, 미국 지역사회의 3분의 2는 산림에 위치한 강을 식수원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런 곳에서 산불이 발생하면 식수원이 모두 오염돼 버리는 것이다.
지난 겨울 로스앤젤레스(LA)에 산불이 발생했을 당시 당국은 산불 오염물질이 지하수나 식수원에 유입됐을 수 있다며 지역주민들에게 물을 마시지 말 것을 경고했다. LA 당국은 수도관과 파이프 등 수도 시설을 세척하고 수질 검사를 지속적으로 실시했다. 당국의 금지령은 지난달 해제됐지만, 연구팀은 아직 안전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연구의 수석저자인 칼리 브루커 박사는 "도시 화재는 건물과 도로, 자동차를 태우면서 훨씬 더 심각한 오염물질을 생성시킨다"고 말했다. 산림지역보다 도심이 화재로 인한 오염도가 더 심각하다는 얘기다. 또 산불 오염물질 중 하나인 질소와 인은 저수지 등으로 유입되면 조류를 급증시켜 독소와 악취를 유발할 수 있다.
벤 리브네 연구원은 "산불 후 최대 8년동안 질소와 퇴적물 수치가 크게 상승한다"며 "불이 난지 수 년이 지나도 많은 비가 내리면 땅속 오염물질이 떠오르면서 지하수를 오염시키고 환경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급수원을 다양화시키고 퇴적지를 건설해 산불 재의 퇴적물을 처리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지만 비용문제로 현실적 대응마련이 어렵다고 연구팀은 짚었다. 브루커 박사는 "이미 물 부족 등을 겪고 있는 서부지역 전력회사들이 산불 대응에 돈을 쓰도록 설득하기는 어렵다"며 "특히 농촌지역은 단일 수원과 제한된 자금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 대응이 훨씬 어렵다"고 짚었다. 이어 브루커 박사는 "이번 연구가 회복력 향상 계획을 세우고 예산을 책정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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