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하의 보호막' 빙붕, 바닷물에 녹는 이유 밝혀졌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10-19 10:24:40
  • -
  • +
  • 인쇄

2017년 서울면적의 10배 크기에 달하는 남극의 빙산이 라센C 빙붕에서 떨어져 나왔다. 남극 가장자리 붕괴의 원인으로 기후변화가 꼽혔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발생했는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는데 국내 연구진이 이번에 이 현상을 설명하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극지연구소 이원상 박사연구팀은 영국 남극조사국(British Antartic Survey)이 지난 2011년 열수 시추로 라센C 빙붕 아래 바다에서 확보한 관측자료를 분석했더니 남극 주변의 따뜻한 바닷물이 빙붕 하부까지 전달되는 '수평침투현상'에 의해 빙붕이 녹는 것이라고 19일 밝혔다.

빙붕(ice shelf)은 빙하와 연결된 채 물에 떠있는 수백미터 두께의 거대한 얼음덩어리다. 이는 빙하가 녹거나 쪼개지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남극의 보호막'이라고 불린다. 즉 빙붕은 남극대륙 위의 빙하가 바다로 흘러들어가는 것을 저지하고, 외부에서 오는 따뜻한 바닷물의 유입을 막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이 빙붕이 녹는 원인으로 지목한 '수평침투현상'은 바닷물이 수평적인 밀도차에 의해 이동하는 현상이다. 밀도가 수평적으로 일정하고 수직적으로 변하는 보통의 경우와 달리, 관측 지역에서는 밀도변화가 기울어진 형태로 나타났다. 이는 빙붕이 녹은 물의 유입과 남극 주변 해류의 영향 때문인 것으로 연구팀은 추정했다.

빙하나 빙붕이 녹아서 만들어진 민물은 바닷물과의 밀도차 때문에 강한 부력을 지녀 '보이지 않는 장막'처럼 남극 바깥에서 오는 따뜻한 물이 빙붕으로 침투하는 것을 막는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연구팀은 빙붕 아래로의 열 전달이 예상보다 쉽게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내년초 서남극 스웨이츠 해역에서 장거리 무인잠수정을 투입해 빙붕 아래 바다를 관측할 계획이다. 스웨이츠 해역은 기후변화에 취약한 서남극에서도 가장 빠르게 녹고 있는 곳으로, 무너지면 빙하 유실 연쇄반응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과학계의 관심이 높은 지역이다.

진경 극지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영하 수십도에서 0도까지 얼음 형태를 유지하다가 0도를 넘는 순간 녹기 시작하는 것처럼 남극에는 여러 티핑포인트가 존재한다"며 "현장 연구로 미지의 현상과 기작들을 규명해 티핑 포인트 예측의 정확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구물리학 연구회보'(Geophysical Research Letters)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차, 올해 청년 7200명 신규 채용...내년엔 1만명 확대 검토

현대자동차그룹이 올해 총 7200명을 신규 채용한다고 18일 밝혔다. 내년에는 청년 채용 규모를 1만명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현대차그룹의 청년

롯데카드, 해킹으로 297만명 정보 털렸다...카드번호, CVC까지 유출

롯데카드 해킹 사고 피해규모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롯데카드는 피해 고객 전원에게 전액 보상을 하겠다는 방침이

삼성전자, 5년간 6만명 신규채용...'반도체·바이오·AI' 중심

삼성전자가 성장사업 육성과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앞으로 5년간 6만명을 신규 채용하겠다고 18일 밝혔다. 매년 1만2000명씩 채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상장기업 보고, 6개월로 바꾸자"...트럼프 주장에 美 또 '술렁'

미국 상장기업의 보고서가 분기에서 반기로 변경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17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장기업의

카카오, 지역 AI생태계 조성 위해 5년간 '500억원' 푼다

카카오그룹이 앞으로 5년간 500억원의 기금을 조성해 지역 인공지능(AI) 생태계 육성에 투자한다고 18일 밝혔다. 카카오그룹은 지역 AI 육성을 위한 거점

[ESG;NOW] 올해 RE100 100% 목표 LG엔솔 '절반의 성공'

국내 많은 기업들이 지속가능한 경영을 내세우면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보고서 혹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주기적으로 발간하고 있

기후/환경

+

가뭄이거나 폭우거나...온난화로 지구기후 갈수록 '극과극'

전 지구적으로 기후 불균형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8일(현지시간) 세계기상기구(WMO)는 '글로벌 수자원 현황 2024' 보고서를 통해 수개월째 비가

"재생에너지 188조 필요한데…정책금융 투자액은 여전히 안갯속"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달성하려면 재생에너지 설비에 188조원을 투자해야 하지만 마중물 역할을 하는 정책금융 대부분은 재생에너지보다 화

지역 1인당 교통 배출량, 서울의 2배…"무상버스가 대안"

비수도권 교통 배출량이 서울의 2배에 달하면서 '무상버스'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녹색전환연구소가 18일 발표한 보고서 '작은 도시의 교통 혁명,

'2035 NDC' 60% 넘어설까...환경부, 7차례 토론회 연다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2035 NDC)를 설정하기 위한 대국민 논의가 시작된다.환경부는 오는 19일부터 내달 14일까지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뜨거워지는 한반도...2100년 폭염일수 9배 늘어난다

한반도 기온이 매년 상승하고 있어 2100년에 이르면 여름철 극한강우 영향지역이 37%로 확대되고 강수량도 12.6% 증가한다는 전망이다. 또 폭염일수도 지

국민 61.7% "2035년 온실가스 감축목표 60% 넘어야"

우리나라 국민의 61.7%는 2035년까지 온실가스를 60% 이상 감축해야 한다는데 동의하는 것으로 나왔다.기후솔루션이 지난달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성인 200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