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28] 세번째 합의문 초안도 '화석연료 퇴출' 빠졌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12-13 15:58:32
  • -
  • +
  • 인쇄
'단계적 퇴출' 대신 '화석연료 전환' 문구
산유국의 극렬 반대에 초안에서 빠진듯
▲12일(현지시간) COP28이 열리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활동가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이 들고 있는 현수막에는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이라고 적혀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의 새 합의문 초안에 '화석연료 퇴출' 대신 '화석연료 전환' 문구가 들어갔다. 

COP28 의장국인 아랍에미리트(UAE)는 13일(현지시간) 이같은 내용이 담긴 세번째 합의문 초안을 당사국들에게 공유했다고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새 합의문 초안은 2050년 탄소중립(넷제로) 달성을 목표로 10년 안에 화석연료의 '전환'(transitioning away)을 당사국들에 촉구했다. 이는 100여개국 이상이 요구한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phase-out)이라는 표현을 대신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향후 10년 이내에 공정하고 공평하며 질서있는 방식으로 에너지를 화석연료에서 전환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초안에는 '탄소포집 및 저장' 기술개발을 가속화한다는 내용도 들어갔다. 이 기술은 탄소감축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논란이 가라앉지 않은 상황인데도 포함시켰다는 점에서 추후 논란이 될 전망이다. 

2030년까지 전세계 재생에너지 생산량 3배 확대, 배출가스 저감이 미비한(unabated) 석탄 화력발전소 폐기 및 신규 허가제한 등 이전 합의문에 담긴 내용은 그대로 유지됐다.

COP28 대표단은 2주간 이어진 회의끝에 끝에 13일 오전 최종 회의에서 이번 합의안을 통과시켰다. COP28은 '화석연료 퇴출'을 둘러싸고 산유국·저개발국과 유럽연합(EU)·일부 선진국 사이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폐회까지 연기하며 최종 합의문을 도출하기 위한 마라톤 회의를 진행했다.

만약 합의안이 통과된다면 1995년 독일 베를린에서 COP가 개최된지 30년만에 처음으로 '화석연료'에 대한 세계적 합의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에스펜 바르트 에이데 노르웨이 기후환경장관은 "세계가 화석연료에서 멀어지는 전환 필요성에 대해 이처럼 명확한 문서로 하나가 된 건 처음 있는 일"이라고 새 초안을 평가했다.

하지만 '화석연료 단계적 퇴출'을 합의문에 넣을 것을 요구한 국가에서 '화석연료 전환'에 합의할지는 미지수다. 유럽연합(EU)와 일부 선진국들은 화석연료 퇴출을 강하게 주장해놨기 때문이다. 전날 미국과 영국 등 일부 국가들은 '단계적 퇴출'이 빠진 합의안에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고 엄포를 놓은 바 있다.

세계자연기금(WWF)의 기후변화 전문가 스테판 코넬리우스 박사는 새 초안이 "기존 버전보다 화석연료에 대한 표현이 크게 개선됐으나 석탄·석유·가스의 단계적 퇴출을 촉구하는 데는 여전히 미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미국 비영리단체 생물다양성센터의 진 수 에너지정의국장은 "전반적으로 볼 때 승리이지만 세부사항에 심각한 흠결이 있다"면서 화석연료 생산국들은 곳곳에 산재한 허점을 악용해 계속 생산량을 확대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ESG;스코어]서울에서 탄소감축 꼴찌한 '강남구'...1위 지자체 어디?

지방자치단체 온실가스 감축 실적에서 전라남도 신안군이 1081톤으로 감축률 1위를 기록했고, 부산 서구는 온실가스가 오히려 115톤 증가하면서 감축률

kt ds, 취약계층 500가구에 '김장나눔' 봉사활동

KT그룹 IT서비스 전문기업 kt ds가 지난 6일 서울 구로구 화원종합복지관에서 '사랑의 김장김치 나눔' 봉사활동을 진행했다고 8일 밝혔다. 이날 kt ds 임직

폐철에서 고급철 회수...현대제철, 철스크랩 설비에 1700억 투자

현대제철이 고품질 철스크랩 확보를 위해 2032년까지 1700억원을 투자한다고 8일 밝혔다. 이번 투자는 철스크랩 가공설비인 '슈레더(Shredder)' 설비도입 등

美서 쿠팡 '집단소송'...승소시 3300만 피해자 전원에 배상책임

쿠팡을 상대로 국내에서 단체소송이 잇따르는 가운데 '소송의 나라' 미국에서도 쿠팡을 대상으로 한 집단소송이 제기된다. 미국에서 집단소송에 승소

SK이노, 독자개발한 LFP 배터리 재활용 기술 국제학술지 등재

SK이노베이션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재활용 기술 성과가 국제학술지에 등재됐다.SK이노베이션은 자사가 개발한 LFP 배터리 재활용 기술이 화학공학

KCC '대한민국 지속가능성대회' 11년 연속 수상

KCC가 '2025 대한민국 지속가능성대회'에서 지속가능성보고서상(KRCA) 제조 부문 우수보고서로 선정되며 11년 연속 수상했다고 4일 밝혔다.대한민국 지속

기후/환경

+

'인스타 명소' 아이슬란드 꽃밭...알고보니 생태계 파괴 외래종

사진 명소로 유명한 아이슬란드의 꽃밭이 사실은 토착종의 생태계를 위협하는 외래종인 것으로 나타났다.최근 영국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아이슬란드

[ESG;스코어]서울에서 탄소감축 꼴찌한 '강남구'...1위 지자체 어디?

지방자치단체 온실가스 감축 실적에서 전라남도 신안군이 1081톤으로 감축률 1위를 기록했고, 부산 서구는 온실가스가 오히려 115톤 증가하면서 감축률

'물순환 촉진구역' 4곳 지정한다...기후부, 지자체 대상 후보지 공모

전국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물순환 촉진구역 공모'가 처음으로 실시된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2023년 10월 24일 제정된 '물순환 촉진 및 지원에

韓가전제품 유럽수출 '비상'...EU, 가전·부품도 탄소세 '만지작'

유럽연합(EU)이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원자재 중심에서 가전·부품 등 완제품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중이다.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

공기좋던 美 워싱턴D.C 올겨울 대기오염 최악...원인은?

공기질이 깨끗한 도시로 알려졌던 올겨울들어 미국의 워싱턴 D.C.가 질병을 유발할 정도로 공기질이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대기오염 분석업

필터없이 초미세먼지 99.9% 제거하는 공기청정 장치 개발

필터없이 나노 물방울로 초미세먼지를 99.9% 제거하고 스스로 물까지 공급하는 공기청정기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한국과학기술원(KAIST) 신소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