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 빙하 5배 빨리 줄어든다..."1초당 19만리터 쏟아져"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07-03 14:28:54
  • -
  • +
  • 인쇄
부피 소실량은 10년새 2배
'설선' 높아지면 복구불가능
▲알래스카 주노 빙원의 멘덴홀 빙하 (사진=Matt Artz)


알래스카 빙하의 녹는 속도가 40년 사이에 5배가량 빨라지면서 1초당 19만리터의 물이 쏟아져나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뉴캐슬대학교 비선 데이비스 박사연구팀은 2015~2019년 알래스카 주노 빙원의 빙하 면적의 줄어드는 속도가 1948~1979년에 비해 4.6배 늘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주노 빙원은 1000여개의 평평한 빙하로 이뤄진 3885㎢ 크기의 평원이다. 이 평원에 대한 가장 이른 기록이 남아있는 1770년과 비교했을 때 현재 면적은 4분의 1가량 줄어든 상태다.

1770~1979년 해마다 0.65~1.01㎦씩 줄어들던 주노 빙원은 1979~2010년 3.08~3.72㎦로 부피가 빠르게 줄어들었다. 그러다가 2010~2020년 사이에 부피가 연간 5.91㎦ 속도로 줄었다. 최근 10년 사이에 2배 가까이 빨라진 것이다.

1000여개가 넘는 주노 빙원의 빙하 가운데 1948~2005년 소실된 빙하는 4개에 불과했지만, 2005~2019년 사이에 소실된 빙하는 무려 64개에 달했다. 이처럼 점점 더 빠른 속도로 빙하가 녹아내리면서 현재 주노 빙원에서는 빙하가 녹은 물인 융용수가 1초당 약 19만리터씩 쏟아져 나오고 있다.

주노 빙원의 해빙 속도가 점차 빨라지고 있는 이유는 기후위기로 해당 지역의 겨울은 점점 짧아지고, 여름이 길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주노 빙원의 지구온난화 속도는 지구 전체 평균에 비해 4배 빠른 북극과 인접해 있어 더 큰 영향을 받고 있다. 북극의 경우 온난화가 진행될수록 햇빛을 반사하던 얼음과 눈이 녹아내리고, 어두운 색의 바다가 드러나면서 햇빛을 더 많이 흡수하게 돼 기온상승이 다른 지역에 비해 더 빠른 경향을 보인다.

주노 빙원의 평평한 지형적 특성도 소실을 가속화하는데 한몫한다는 분석이다. 여름이 길어지면서 연중 눈으로 덮여있는 곳과 여름에 눈이 녹는 지역의 경계인 '설선'(snow line)의 높이가 높아지고 있는데, 빙하의 고도가 들쭉날쭉하지 않고 고르게 퍼져있기 때문에 한꺼번에 넓은 지역이 달아오르면서 피해 규모가 더 커진다는 것이다.

회복되는 얼음이 줄어들면서 주노 빙원도 '티핑포인트'(tipping point)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티핑포인트는 기후위기로 특정 생태시스템에 일련의 변화가 축적되다 복구가 불가능한 방향으로 되먹임의 고리가 굳어지는 임계점을 말한다.

이번 연구논문의 공동저자인 미국 니콜스대학교 마우리 펠토 교수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연구데이터를 설선이 전체 빙원 높이를 넘어서면서 얼음이 회복되지 않는 티핑포인트가 머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2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농심 조용철 부사장,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

농심은 조용철(63) 영업부문장 부사장을 12월 1일부로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내정했다고 21일 밝혔다.신임 조용철 사장은 내년 3월 열리는 정기주주총

KT, 악성코드 감염 알고도 '미보고'…"심각성 인지 못했다"

KT가 지난해 개인정보가 포함된 악성코드 'BPF도어'에 감염된 사실을 인지하고도 당국은 물론 대표이사에게도 보고하지 않은 채 내부에서 은폐한 사실

삼성전자, 전영현·노태문 '투톱' 체제…쇄신보다 '안정'에 방점

삼성전자 조직이 전영현 부회장과 노태문 사장 '두톱' 체제로 강화된다.21일 삼성전자는 반도체(DS) 사업의 전영현 부회장을 유임하고, 모바일(MX)·

대한항공, 삼성E&A와 손잡고 美SAF 시장에 진출한다

대한항공이 삼성E&A와 손잡고 미국발(發) 지속가능항공유(SAF:Sustainable Aviation Fuel) 시장에 진출한다.대한항공과 삼성E&A는 이를 위해 지난 20일 오후

[ESG;스코어] 스코프2에서 멈춘 금융사들…공시품질 '신한 1위·KB 2위'

신한금융이 국내 금융사 기후공시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고, 한국투자공사(KIC)는 최하위로 나타났다.20일 뉴스트리는 신한·KB·하나·우리

수퍼빈·아로마티카·커뮤니코, 순환경제 모델 구축 '맞손'

AI 기후테크 기업 수퍼빈과 아로마테라피 기반 스칼프&스킨케어 브랜드 아로마티카, 교육혁신 비영리단체 커뮤니코가 '지속가능한 자원순환체계 구

기후/환경

+

전쟁 복구에 탄소시장 도입?…우크라 재건에 기후금융 활용 논의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재건 과정에 탄소시장과 기후금융을 결합하는 새로운 모델이 논의되고 있다.20일(현지시간)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Atlant

인제군 산불 17시간만에 꺼졌다...산림 36ha '잿더미'

강원 인제군 기린면에서 발생한 산불이 17시간만에 진화됐다.21일 산림당국에 따르면 이날 동이 트자마자 소방헬기 29대를 동원해 진화작업을 한 결과

亞 탄소시장, 글로벌 자본이 주목하는 새 투자 무대로 급부상

아시아 탄소시장이 국가별 규칙이 제각각인 초기단계에서 벗어나 국제자본을 끌어들이는 새로운 투자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20일(현지시간) 기후

"해양 CCUS는 검증안된 기술...성능·영향 모니터링해야"

해양 탄소포집·저장(CCUS) 기술은 적절한 모니터링과 검증없이 성급히 도입하기에는 위험성이 크다는 경고가 나왔다.20일(현지시간) 유럽 해양위원

2100년 美 5500개 유독시설 해안 침수로 위기 직면

2100년에 이르면 미국의 5500개 유독시설들이 해안 침수로 위기에 놓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의 유독성 폐기물 저장소나 석유·가스 저장시설, 오

먹이로 착각하고 '꿀꺽'...바닷새·거북, 소량의 플라스틱에도 폐사

생각보다 적은 양의 플라스틱만으로도 다양한 해양생물이 죽을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미국 해양보호단체 '오션 컨저번시'(Ocean Conservancy) 연구팀은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