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C] 플라스틱 오염감축 합의 끝내 불발...내년 차기협상으로 연기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12-02 02:20:30
  • -
  • +
  • 인쇄
핵심의제인 생산감축도 합의못해
프랑스, 차기협상지 6월 니스 제시
▲2일 부산 벡스코 본회의장에서 예정시한을 수시간 넘긴 새벽 3시 '국제 플라스틱 협약' 제5차 정부간협상위원회(INC-5)가 끝내 합의를 마련하지 못한채 폐회가 선언됐다 ⓒnewstree

전세계 플라스틱 오염종식에 법적구속력 있는 조약을 마련하기 위한 협상이 끝내 합의없이 종료됐다.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 플라스틱 협약' 성안을 위한 마지막 회의인 제5차 정부간협상위원회(INC-5)가 예정시간을 한참 넘긴 2일 오전 2시까지도 합의안을 마련하지 못한 채 폐회가 선언됐다.

이날 발비디에소 의장은 '모든 것이 합의되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합의된 것이 아니다'는 원칙을 강조하며 차기 협상에서 이날 제시된 제안문을 기반으로 내년 다시 협상을 시작할 것을 약속하며 마무리 했다.

국제 플라스틱 협약은 지난 2022년 열린 제5회 유엔환경총회(UNEA)에서 '플라스틱 오염을 끝내기 위해 법적구속력 있는 국제협약' 결의안이 채택되면서 본격 추진됐다. 당시 국제사회는 2024년까지 총 5차례 협의를 통해 강제성을 띤 국제규제를 마련해 플라스틱의 전체 생애주기를 관리하자는데 합의했다.

플라스틱은 유엔이 지목한 기후위기, 생물다양성 손실, 환경오염 등 전지구적인 문제인 '삼중 행성 위기'(Triple Planetary Crisis)를 모두 유발하는 소재다. 이에 따라 협약의 핵심의제는 플라스틱 오염을 원천봉쇄할 수 있는 기본 원료 '1차 플라스틱 폴리머'(PPP, Primary Plastic Polymer)의 생산감축이었다.

하지만 5번째 협상위가 개막한 지난달 25일부터 각국 대표단들은 최종성안에 '플라스틱 생산규제' 포함여부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플라스틱 오염으로 피해를 보고 있는 파나마, 피지 등의 태평양 연안국가들은 플라스틱 생산감축을 강력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밀어붙였지만, 석유화학 산업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국가들이나 산유국들은 여기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지난달 29일까지 5일간 합의문 초안이 도출되지 않을 정도로 협상에 아무런 진전이 없자 루이스 바야스 발디비에소 INC-5 의장은 초안의 초안 격인 비공식 제안문을 제시했다. 이 제안문은 예정 종료일인 지난 1일까지 5차례의 개정을 거쳤지만, 이마저도 채택되지 않은 채 마지막 일정인 전체회의가 진행됐다.

결국 전체회의의 안건이 될 합의문 초안이 마련되지 않아 전체회의는 이번 INC-5에 대한 각국의 의견을 제시하는 데 그쳤다. 이 제안문에 대해서는 강력한 협약을 지지하는 '우호국연합'(HAC)과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러시아 등 산유국을 중심으로 한 '유사입장국'(LMG) 모두 만족하지 않고 있다.

제안문은 '플라스틱 생산감축'에 대해 협약 체결 이후 협약 당사국들이 개최하는 첫 당사국총회 때 전세계 목표를 설정하는 방안 또는 협약에서 생산제한 조항을 아예 제외하는 방안 등 2가지 선택지가 제시하고 있다. 생산제한을 포함하는 방식에서도 플라스틱 생애 전주기를 다루는 부분은 괄호로 남겨놨고, 협약의 목표도 '플라스틱 오염종식'에서 한걸음 물러나 '플라스틱 오염으로부터 인간 건강과 환경을 보호하는 것'으로 낮췄다. 또 플라스틱을 '감축'할지, '(현 상태로) 유지'할지, '관리'할지 등도 선택의 여지를 두고 있다.

이에 대해 HAC 소속인 파나마 측 수선협상가 후안 카를로스 몬테레이 고메즈는 "우리는 부산에 벽이 아닌 다리를 짓기 위해 왔다"며 "강력한 협약 성안 실패는 환경위기일 뿐 아니라 국제사회의 도덕적 실패"라고 밝혔다.

LMG의 사우디아라비아 대표단 측은 "플라스틱 오염이 문제지 생산이 문제가 아니다"며 "자꾸만 플라스틱 규제의 범위가 넓어지는 것을 느꼈다"면서 "인류는 기술개발로 오염문제를 해결해왔기 때문에 모든 문단에 괄호를 쳐 모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협약을 원상복귀 시킬 것을 요청했다.

양측 모두 불만을 표출했지만 협약을 위한 협약보다는 미루는 게 낫다는 입장을 같이하면서 결국 일정을 연기하는데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프랑스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2025년 6월 9일 니스에서 개최되는 유엔 해양컨퍼런스를 차기 협상장소로 제의했다.
<부산=이재은>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CJ제일제당, ESG 속도...BIO부문 '전과정평가(LCA)' 완료

CJ제일제당이 BIO사업부문 주요 사업장에서 전과정평가(Life Cycle Assessment, 이하 LCA)를 완료하며 글로벌 지속가능경영(ESG)에 속도를 낸다.CJ제일제당은 미

우리금융캐피탈, 어린이통학용 전기차 기부로 ESG경영 실천

우리금융그룹의 자회사 우리금융캐피탈이 경기도 양평과 안산, 충청북도 음성에 위치한 지역아동센터 3곳에 어린이통학용 전기승합차를 기부했다고 1

[최남수의 ESG풍향계] ‘느릿느릿’ 탄소감축...빛바랜 '파리협약'

글로벌 음료기업인 코카콜라는 지난 2019년에 가치사슬을 포함한 전체 탄소배출량을 2030년까지 25%(2015년 대비) 줄이기로 확정했었다. ESG 미디어인 트렐

'친환경 선박연료' 시동...2030년까지 1조원 인프라 펀드 조성

친환경 선박연료 공급을 위한 1조원 규모의 인프라 펀드가 조성된다.해양수산부와 한국해양진흥공사는 오는 14일 친환경 선박연료 인프라 펀드 출범

서스틴베스트 "고려아연 집중투표제 도입 찬성 권고"

경영권 분쟁을 놓고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과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이 오는 23일 임시 주주총회 안건으로 집중투표제를 상정한 가운데 서스틴

ESG 주창자 블랙록...트럼프 취임 앞두고 '기후대응조직' 탈퇴

ESG경영을 가장 먼저 주장했던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열흘 앞두고 '기후대응조직'에서 돌연 탈퇴

기후/환경

+

8일째 타는 LA산불 더 커지나?...113㎞ 강풍 예보에 '초긴장'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산불이 8일째 꺼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강한 돌풍까지 예보되면서 긴장감은 극에 달하고 있다.미 기상청(NWS)은 14

짜고 건조해지는 땅...전세계 육지 77% 말라붙었다

기후변화로 세계 육지가 말라붙고 있다. 토양 염도도 높아지면서 식량·물 위기가 가중되고 있다.13일(현지시간) 유엔사막화방지협약(UNCCD)은 1990~20

잿더미된 292조원...무엇이 'LA 산불' 키웠나

미국 로스앤젤레스(LA)를 불구덩이로 만든 'LA 산불'의 결정적 원인으로 기후변화가 지목됐다. 지난해 5월초 이후 비가 한방울도 내리지 않으면서 나무

美 LA산불 7일째 '활활'...바닷물도 모자라 죄수까지 투입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소방당국이 1주일째 확산되고 있는 산불을 진화하기 위해 바닷물을 퍼붓는 것도 모자라 죄수까지 동원하고 있다.1

'역대급 재앙' LA산불...美캘리포니아 보험시장도 '위기'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산불로 인해 캘리포니아 보험시장이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5일째 이어지는 산불로 인해 피해건물

가뭄에 식물 뿌리가 똑바로 자라는 이유 밝혀졌다

가뭄으로 물이 부족해지면 식물이 물을 찾기 위해 뿌리를 땅속으로 곧고 깊게 뻗게 만드는 성장원리가 밝혀졌다. 이 원리를 활용하면 가뭄에 강한 작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