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딥시크 견제용?…오픈AI, 챗GPT툴 '딥리서치' 서둘러 출시

손민기 기자 / 기사승인 : 2025-02-03 18:35:49
  • -
  • +
  • 인쇄


미국의 인공지능(AI) 기업 오픈AI가 생성형 AI 서비스인 챗GPT의 새로운 툴인 '딥 리서치'(deep research)를 3일 부랴부랴 출시했다.

딥 리서치는 인터넷에서 여러 단계의 복잡한 조사를 수행할 수 있는 툴로, 데이터 분석과 웹브라우징에 최적화된 오픈AI의 추론모델인 'o3'를 기반으로 구동된다. 사용자가 딥 리서치에 명령을 내리면 챗GPT가 필요한 정보를 찾아서 분석하고, 텍스트·이미지·PDF문서 등 여러 온라인 소스를 종합해 리서치 애널리스트 수준의 종합적인 보고서를 내놓는다고 오픈AI는 설명했다.

오픈AI가 사전예고도 없이 '딥 리서치'를 이날 전격 출시한데는 최근 전세계의 이목이 쏠려있는 중국의 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이날 오픈AI는 "딥시크의 'R1' 모델보다 딥 리서치 정확도가 3배 더 높다"며 자사 제품의 우위를 강조하기도 했다.

지난달 20일 딥시크가 출시한 'V3'는 현재 140개국에서 앱다운로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거센 파장을 몰고 왔다. 출시한지 18일만에 다운로드 건수는 1600만건을 기록했는데 이는 같은기간 오픈AI의 챗GPT 다운로드 건수의 2배에 달하는 수치다. 지금도 미국과 유럽, 한국 등 주요 국가에서 앱 다운로드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을 정도로 핫하다.

'딥시크'가 이처럼 주목을 받은 까닭은 오픈AI가 개발한 '챗GPT'가 대체불가한 AI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딥시크를 개발하는데 들인 비용은 557만달러(약 81억원)로 알려졌다. 이는 미국 AI 기업들이 AI 언어모델 훈련에 들이는 비용의 10분의 1 수준으로 저렴한데다, 엔비디아보다 저렴한 칩을 사용했는데도 AI 성능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이처럼 딥시크가 저비용으로 고성능을 구현할 수 있었다는 사실은 제2, 제3의 딥시크의 출현 가능성도 열어준 것이다. 챗GPT나 엔비디아는 대체 불가능한 AI 모델이고 고성능칩으로 여겨졌는데 '딥시크'가 이 공식을 보기좋게 깨버린 것이다. 더구나 딥시크가 'V3'를 개발하는데 1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고 한다. 이에 자극받은 많은 개발자들이 새로운 AI 도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게다가 딥시크 R1은 오픈소스다. 모든 코드와 AI 모델의 가중치가 공개돼 있어 누구든 이를 가져와서 수정하거나 상업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특히 딥시크의 R1은 오픈AI가 지난해 9월 공개한 이후 일부 사용자에게만 제한적으로 제공했던 사고(Reasoning) 능력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오픈AI가 갖고 있던 비밀을 전세계 모든 사람에게 개방한 결과를 초래했다.

딥시크의 오픈소스 전략은 AI 시장의 표준을 주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기존에는 미국이 AI뿐만 아니라 오픈소스 생태계 전반을 일방적으로 주도했기에 미국 기업들이 만든 오픈소스가 표준이 되고 이를 중국은 물론 전세계 기업들이 따라오는 형태였다. 하지만 딥시크는 중국이 만든 오픈소스 AI가 표준이 될 수도 있을 가능성을 보여줬다. 딥시크 외에도 알리바바 큐원 등 중국 테크기업들은 오픈소스를 표준으로 채택했다. 이는 후발주자인 중국 입장에서는 오픈소스가 미국 테크기업들이 가진 경쟁력을 허물고 중국의 방대한 개발자들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이에 오픈AI는 시장 우위를 지키기 위해 제품의 성능에서 차별화시키는 전략으로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딥 리서치를 서둘러 내놓은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오픈AI는 이달 안으로 딥 리서치의 모바일과 데스크톱용 애플리케이션도 선보일 예정이다. 아울러 향후 몇주 내로 딥 리서치의 기능에 이미지, 데이터 시각화 및 기타 분석 기능도 추가할 방침이다.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는 딥 리서치에 대해 "매우 광범위한 복잡하고도 중요한 일들을 할 수 있는 첫 AI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환경규제 강한 국가일수록 친환경 제품 생산지로 각광...이유는?

친환경 제품을 제조하는 기업들이 환경규제가 강한 국가로 생산거점을 옮기는 '녹색 피난처'(green haven) 전략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과학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무늬만 친환경?...탄소배출량이 내연기관차급

저탄소 친환경 자동차로 규정되고 있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PHEV)가 실제로는 휘발유 내연기관 자동차와 맞먹는 탄소를 배출하고 있는 것

KT 불법 기지국 4개→20개로...소액결제 피해자 더 늘었다

KT가 자사 통신망에 접속해 가입자 불법결제에 이용한 불법 초소형기지국(펨토셀)이 20개였던 것으로 전수조사 결과 드러났다. 당초 알려진 바로는 불

현대차, 인니에 플라스틱 자원순환시설 개소...수거부터 교육까지

현대자동차가 지속가능한 자원순환 생태계 조성 일환으로 인도네시아에 지역주민 주도형 플라스틱 자원순환시설을 개소했다. 16일(현지시간) 인도네

삼성전자-삼성물산, 혈액으로 암 조기진단 美기업에 1.1억불 투자

삼성물산과 삼성전자가 증상이 없는 사람의 혈액 채취만으로 암을 조기 진단하는 미국 생명공학 기업 '그레일(Grail)'에 16일(현지시간) 1억1000만달러를

[현장&] "아름다운가게 지역매장은 왜 소비쿠폰 안돼요?"

계절이 바뀔 때마다 옷정리를 한다. 여름내내 입었던 옷들을 옷장에서 꺼내 상자에 집어넣고, 상자에 있던 가을겨울 옷들을 꺼내서 옷장에 하나씩 정

기후/환경

+

"70억달러 태양광 보조금 내놔!"...美 22개주 연방정부 대상 소송

트럼프 행정부가 70억달러 규모의 태양광발전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자, 미국 22개 주에서 이를 막기 위한 소송을 제기했다.16일(현지시간) 롭 본타 미국

환경규제 강한 국가일수록 친환경 제품 생산지로 각광...이유는?

친환경 제품을 제조하는 기업들이 환경규제가 강한 국가로 생산거점을 옮기는 '녹색 피난처'(green haven) 전략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과학기

탄소감축과 자연회복 동시 추진...UNEP, 개도국에 1억불 투입

유엔환경계획(UNEP)이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 대응과 생물다양성 보전을 동시에 추진하기 위한 1억달러 규모의 국제 프로그램을 출범했다.16일(현지시

[주말날씨] 비온 후 '쌀쌀'...서울 기온 5℃까지 '뚝'

이번 주말에 또 비소식이다. 이 비가 그치고 나면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추워지니 건강에 유의해야 한다.비는 17일 저녁 서쪽부터 내리기 시작해 밤사

기후변화에 위력 커진 태풍...알래스카 마을 휩쓸었다

미국 알래스카 해안이 태풍 할롱에 초토화됐다. 폭풍으로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실종됐으며 1500명 이상의 마을 주민이 이재민이 됐다.15일(현지시간) 알

올여름 52년만에 제일 더웠다...온열질환자 20% '껑충'

1973년 이후 가장 더웠던 올여름 온열질환자 수가 작년 대비 약 20% 증가했다. 2018년 이후 두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5월 15일부터 9월 2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