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테크]유해 물질 잡는 활성탄…에너지연, 반값 재활용 설비 개발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5-03-20 14:20:06
  • -
  • +
  • 인쇄
▲재활용 과정을 거친 활성탄(사진=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국내 연구진이 휘발성 유해물질을 잡아내는 활성탄 재활용에 들어가는 에너지를 70% 감축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재활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가스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방안까지 마련해 산업 공정 관리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대기청정연구실 전동혁 박사 연구팀은 소규모 사업장에서 배출되는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기존보다 적은 에너지로 재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벤젠 등 발암성 물질로 이뤄진 VOCs는 주로 페인트나 새 가구, 산업공정에서 발생해 미세먼지와 악취를 유발한다. 이를 제거하기 위해 공기정화 효과를 가진 활성탄이 주로 사용된다.

소규모 대기오염 사업장은 활성탄 사용이 의무화돼 있는데, 생활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동차 도장 업체도 400㎡ 이상이면 규제 대상이다.

규제에 따라 필터와 활성탄으로 구성된 방지시설에 측정 센서를 설치하고 방지시설 가동 여부를 실시간으로 관리해야 하는데, 활성탄 교체 비용 부담으로 이를 제대로 시행하지 않거나 교체 주기를 널널하게 잡아서 유해물질이 유출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또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쓰는 저가 센서로는 활성탄의 교체 주기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어 관리효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에 연구팀은 효율적인 폐활성탄 재활용 설비와 저가 센서의 정확도를 높이는 방법 등을 개발해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활성탄은 용도에 따라 재활용에 필요한 열량이 다른데, 공기 정화용 활성탄의 경우 200℃ 정도로 재활용이 가능하지만 수질 정화용은 1000℃까지 온도를 높여줘야 한다. 문제는 공기 정화용에 특화된 재활용 설비가 없어 어쩔 수 없이 수질 정화용 재활용 설비를 활용하기 때문에 많은 비용이 소요됐다.

연구팀은 공기 정화용 활성탄에 특화된 200℃ 환경의 재활용 설비를 구축해 소요되는 에너지를 70% 이상 줄이는 데 성공했다. 해당 설비를 소규모 사업장들이 공동으로 이용할 경우 활성탄 교체 비용은 신품 구매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활성탄에 붙은 VOCs가 제거될 때 발생하는 합성가스를 활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기존 활성탄 재활용 방식으로는 열량이 너무 많아 가스가 순식간에 휘발됐는데, 이를 에너지원으로 활용할 방법이 생긴 것이다.

이에 더해 연구팀은 고성능 센서와 저가 센서의 VOCs 측정값 차이를 계산하고 차이가 일어나는 환경 조건을 분석해 저가 센서로도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해당 알고리즘을 적용한 저가 센서의 정확도는 92% 향상됐다.

전동혁 박사는 "이번 연구는 소규모 사업장의 VOCs 배출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폐활성탄 재생을 통해 운영 비용을 절감하는 한편, 폐가스의 에너지화를 실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면서 "우리는 VOCs에 포함된 탄소를 개질해 수소로 전환하고, 재활용 전 과정에서 탄소가 발생하지 않는 친환경 공정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저명 학술지 '에너지 컨버전 앤 매니지먼트 엑스'(Energy Conversion and Management : X)에 지난 10월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SK이노, 독자개발한 LFP 배터리 재활용 기술 국제학술지 등재

SK이노베이션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재활용 기술 성과가 국제학술지에 등재됐다.SK이노베이션은 자사가 개발한 LFP 배터리 재활용 기술이 화학공학

KCC '대한민국 지속가능성대회' 11년 연속 수상

KCC가 '2025 대한민국 지속가능성대회'에서 지속가능성보고서상(KRCA) 제조 부문 우수보고서로 선정되며 11년 연속 수상했다고 4일 밝혔다.대한민국 지속

하나금융 'ESG스타트업' 15곳 선정...후속투자도 지원

하나금융그룹이 지원하는 '2025 하나 ESG 더블임팩트 매칭펀드'에 선정된 스타트업 15곳이 후속투자에 나섰다.하나금융그룹은 지난 2일 서울시 중구 동대

과기정통부 "쿠팡 전자서명키 악용...공격기간 6~11월"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전자서명키가 악용돼 발생했으며, 지난 6월 24일~11월 8일까지 공격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

李대통령, 쿠팡에 '과징금 강화와 징벌적손배제' 주문

쿠팡이 개인정보를 유출한 기업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의 국내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이재명 대통령이 2일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건에 대해 "사고원

이미 5000억 현금화한 김범석 쿠팡 창업자...책임경영 기피 '도마'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무단으로 노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쿠팡의 김범석 창업자가 1년전 쿠팡 주식 5000억언어치를 현금화한 것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비

기후/환경

+

호주 AI데이터센터 난립에..."마실 물도 부족해질 것"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립이 급증하면서 호주가 물 부족을 우려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챗GPT'를 운영하는 미국의 오픈AI를 비롯

희토류 독식하는 美국방부..."군사장비 아닌 탈탄소화에 쓰여야"

지속가능한 기술개발에 쓰여야 할 희토류가 군사기술 개발에 사용되면서 기후행동을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4일(현지시간) 미국과 영국의 공동연

'아프리카펭귄' 멸종 직면...먹이부족에 8년새 '95% 급감'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 서식하는 아프리카펭귄이 멸종위기에 직면해있다.5일(현지시간) 영국 엑서터대학과 남아프리카공화국 산림·어

기습폭설에 '빙판길'...서울 발빠른 대처, 경기 '늑장 대처'

지난 4일 오후 6시 퇴근길에 딱 맞춰 쏟아지기 시작한 폭설의 여파는 5일 출근길까지 큰 혼잡과 불편을 초래했다. 이런 가운데 서울은 밤샘 제설작업으

[주말날씨] 중부지방 또 비나 눈...동해안은 건조하고 강풍

폭설과 강추위가 지나고 오는 주말에는 온화한 서풍이 유입되면서 기온이 올라 포근하겠다. 다만 겨울에 접어든 12월인만큼 아침 기온은 0℃ 안팎에 머

'쓰레기 대란' 막는다...위탁업체 못구한 지자체 '종량제 직매립' 허용

내년부터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이 금지되는 가운데 폐기물을 처리할 민간 위탁업체를 구하지 못한 지방자치단체에 한해 예외적으로 직매립이 허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