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국외 메탄배출량 4670만톤..."석유·가스 수입시 메탄기준 도입해야"

장다해 기자 / 기사승인 : 2025-06-30 09:56:29
  • -
  • +
  • 인쇄
▲ 한국으로 수입되는 석유와 가스의 국내 배출량과 생산 단계에서 배출량 비교 (자료=기후솔루션)

우리나라가 국외에서 배출하는 메탄량이 국내 배출량의 10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연간 5000만톤에 육박하는 '국경밖 메탄'을 규제하면 2100년까지 전세계 기후피해를 약 200조원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서울대 유종현 교수와 기후솔루션이 30일 발간한 '화석연료 수입국 한국의 메탄 감축을 통한 사회적 편익' 보고서를 통해 세계 5대 석유·가스 수입국인 한국이 수입 석유와 가스에 대해 메탄 누출을 규제하는 '메탄 수입 기준'을 도입할 경우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1.5℃ 기후 시나리오를 적용했을 때 약 1조7300억원 규모의 기후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2023년 기준 우리나라 석탄·석유·가스 수입량에 따른 국외 메탄 배출량은 약 4670만톤에 달했다. 이는 한국이 수입하는 석유·가스가 생산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 배출량이다. 

석유와 가스는 연료를 땅에서 추출하거나 운반하면서 메탄이 배출된다. 메탄은 대기 체류기간이 12년으로 이산화탄소에 비해 짧지만 온실효과가 약 84배 높아 지구온난화를 가속시키는 물질로 규정되고 있다. 이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메탄 배출량 규제에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도 '2030년까지 메탄 30% 감축' 국제협약에 서명한만큼 국내뿐 아니라 국외 메탄 배출량도 감축해야 한다는 게 보고서의 요지다. 

보고서는 한국이 적용 가능한 '정보 기반 규제' '처방적 규제' 등 4가지 규제방안을 제시했다. 이는 유럽연합(EU)이 실제 도입을 추진중인 방안들이다. 특히 '정보 기반 규제'는 수입 제품에 대한 메탄 배출량 정보를 수출국이 측정·보고·검증(MRV)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식으로, EU는 2025년부터 석유·가스 제품에 이 정보를 요구할 계획이다. 나아가 EU는 2030년부터 고메탄 화석연료에 직접 제재를 가할 예정이다. 

'처방적 규제'는 수입 조건으로 LDAR(누출감지 및 복구)와 VRU(폐가스 회수장치) 등 기술의 설치를 요구하는 방식이다. 이 기술들은 이미 상용화돼 있으며, 대부분 1톤을 감축하는 데 드는 비용이 0에 수렴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현재 글로벌 생산국에서의 도입률은 20~30%에 불과하다.이 기술들은 비용 대비 효과가 크고, 큰 부담 없이 도입 가능하다는 점에서 실현 가능성이 높다.

'성과 기반 규제'는 제품 단위 메탄 배출량에 상한선을 정해 기준을 초과하는 수입품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메탄 감축 실적을 비교 가능케 해 국제표준화 논의에 기여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시장 기반 규제'는 기준을 넘는 수입 화석연료에 메탄세를 부과하거나 기존 탄소세 체계에 연계하는 방식으로, 자발적인 감축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효율성과 정책 유연성이 기대된다. 

기후솔루션 메탄팀의 노진선 팀장은 "한국은 유럽, 일본 등과 같이 화석연료 거대 수입국이다. 화석연료 수출국에 메탄 배출량 정보를 요구하면, 온실가스 정보 투명성 제고뿐만 아니라 전 세계 온도 상승 저지를 위한 초석을 마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정부 "한국형 탄소크레딧 시장 활성화 대책 하반기 발표"

정부가 한국형 탄소크레딧 시장을 활성화하는 대책을 하반기 발표하겠다고 밝혔다.이형일 기획재정부 1차관은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탄소크레딧 유

화석연료 보험 늘리는 국내 손보사들...기후위험 대응력 높이려면?

글로벌 주요 보험사들은 화석연료 배제를 선언하고 있지만 국내 석탄 보험은 1년 사이에 82%가 늘어날 정도로 기후위기에 둔감하다는 지적이다. 이승준

네이버·국립생태원, 생물다양성 보호 나선다

네이버와 국립생태원이 13일 생물다양성 대응 및 생태계 보전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네이버 본사에서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네이버와 국립생태

"이게 정말 세상을 바꿀까?"...주춤하는 'ESG 투자'

미국을 중심으로 '반(反) ESG' 기류가 거세진 가운데, 각 국의 정치·경제적 상황에 따라 정책 방향이 엇갈리면서 ESG 투자의 실효성 문제가 거론되고

SK이노베이션, MSCI ESG평가서 최고등급 'AAA' 획득

SK이노베이션이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최고 성과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ESG 평가기

산재사망 OECD평균으로 줄인다...공시제와 작업중지권 확대 추진

정부가 산업재해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산업안전보건 공시제, 작업중지권 확대 등을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3일 대국민 보고대회를 앞두고 있

기후/환경

+

'루돌프' 못보는 거야?...세기말 온난화로 80% 줄어든다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북유럽과 북극 등에 서식하는 야생 순록 개체수가 지난 수십 년간 3분의 2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추세로 간다면 세기말

신라때 만든 저수지 인근 공장화재로 유해물질 '범벅'...물고기 떼죽음

신라 시기에 만들어진 국보급 저수지가 인근 화장품 공장 화재로 발생한 유해물질에 의해 오염되면서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했다.14일 연합뉴스에 따르

"현 2035 NDC는 위헌"...국가온실가스 결정절차 가처분 신청

정부의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결정절차에 가처분 신청이 제기됐다.14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환경보건위원회와 기후위기 헌법소원

에어로졸의 반전...지구 식히는줄 알았더니 온난화 부추겨

햇빛을 반사해 지구를 식히는 '냉각효과'로 지구온난화를 억제한다고 알려진 에어로졸이 오히려 온난화를 부추기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광

[연휴날씨] 폭우 끝 폭염 시작…낮에는 '찜통' 밤에는 '열대야'

물벼락을 맞았던 서울과 수도권은 광복절인 15일부터 또다시 불볕더위가 찾아온다. 폭우 끝에 폭염이 시작되는 것이다. 광복절을 시작으로 이번 연휴

잠기고 끊기고 무너지고...수도권 200㎜ 물폭탄에 곳곳 '물난리'

7월 경남과 광주를 할퀴었던 집중호우가 이번에는 수도권 일대를 강타하면서 많은 피해를 낳았다.13일 서울과 수도권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내린 집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