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톡이 15년만에 야심차게 개편을 단행했지만 이용자들의 불만이 폭주하면서 주가도 6%가량 떨어졌다.
우리나라 국민 5000만명 가까이 이용하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은 최근 친구들의 프로필 변경내역을 타임라인으로 볼 수 있도록 '피드형 사용자환경(UI)'으로 개편했다. 하지만 이같은 개편에 이용자들은 대문짝만하게 나타나는 친구들의 프로필 사진과 게시물에 당황스러움을 넘어 불편하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26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온종일 카톡 개편에 대해 불평과 불만을 털어놓는 글들이 줄을 이었다. 박모(33)씨는 "카톡 친구목록에 나타나는 대문짝만한 커플 사진이 부담스럽다"며 "친구도 아닌 거래처 사장님의 가족사진을 보고 대체 무슨 반응이 나오길 바라는지 모르겠다"며 개편된 카톡에 대해 기막혀 있다. 김모(28)씨는 "가나다 순서였던 친구목록이 프로필 업데이트 순서로 정렬돼 있다"며 "설정을 통해 바꿀 수 있지만, 굳이 왜 이런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지 알 수 없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카톡에서 광고 비중이 높아진 것에 대한 불만도 컸다. 기존에는 주로 상단에 배너광고가 있었는데, 개편된 이후에는 친구 프로필 사진 중간중간에 끼어있는 광고가 불편하다는 것이다. 광고 비중을 높인 카톡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듯, 13년전 카카오가 공지한 글도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공유되고 있다. 2012년 당시 카톡이 공지했던 글은 "카카오톡에 광고 넣을 공간도 없고 쿨하지도 않고 예쁘지도 않다"며 "카카오팀은 그렇게 가난하진 않다"는 내용이다. 이용자를 불편하게 하면서 광고를 넣지 않겠다는 카카오의 비장한 각오가 느껴지는 공지가 재소환된 것이다.
당시 공지글에 대해 누리꾼들은 "이젠 가난해졌나보다" "짜증나게 할 거면 광고만 띄우면 되지 앱을 통째로 바꿔놓냐" "모바일 메신저가 왜 SNS 흉내를 내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인스타가 부러웠나?" 등의 비판적인 반응 일색이었다. 개편된 카톡에서는 광고와 쇼츠가 과도하게 노출되고 있어, 메신저 본연의 기능과 동떨어지게 됐다는 지적이다.
카톡이 15년만에 개편한 것은 이용자 체류시간을 늘려 광고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1인당 월평균 카카오톡 체류시간은 2021년 5월 822분에서 지난 1월 686분으로 급감했다. 10~20대 이용자들은 카톡 대신 인스타그램, 텔레그램 등 SNS 메신저로 주로 소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카카오는 메신저에 SNS 기능을 결합해 이용자 체류시간을 늘리려고 했다.
하지만 카카오의 의도와 다르게 이용자들의 불만은 폭주하고 있다. 당장 원래대로 되돌려놓으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이같은 시장반응을 반영하듯, 이날 카카오 주가도 전일보다 6.17% 하락한 5만9300원에 장을 마쳤다.
카카오 관계자는 뉴스트리와 통화에서 이용자들의 비판에 대해 "여러 반응을 지켜보고 있다"며 "다양한 개선점이 제시되고 있고, 필요한 부분은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업데이트 이전으로 되돌릴 수도 있냐는 질문에는 구체적인 답변을 주지 않았다.
한편 온라인에서는 '카카오톡 자동 업데이트 끄기', '카카오톡 되돌리는 법' 등의 글이 공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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