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없이 빛으로 치매 환자의 인지능력을 개선할 수 있는 광자극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최경철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연구팀은 구자욱·허향숙 한국뇌연구원 박사 연구팀과 함께 알츠하이머 병리와 기억 기능을 효과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광자극 기술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연구팀은 개발 과정에서 '적색 40헤르츠(Hz) 빛'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이 균일하게 빛을 내는 OLED 기반 광자극 플랫폼을 활용해 백색·적색·녹색·청색 빛을 동일한 조건(40Hz 주파수·밝기·노출시간)에서 비교한 결과, 적색 40Hz 빛이 가장 우수한 개선 효과를 보였다.
치매초기 동물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는 하루 1시간씩 단 2일간 빛을 자극했는데도 기억력이 개선되는 것이 확인됐다. 백색과 적색 빛을 조사했을 때 장기기억이 향상됐고, 해마 등 뇌 중요 영역에 쌓여있던 알츠하이머병의 대표적인 원인물질 '아밀로이드베타 플라크'가 줄었다. 또, 플라크를 제거하는 효소는 더 많이 만들어졌다. 플라크 감소량이 많을수록 기억력 향상 폭이 더 커졌기 때문에 병리 개선은 물론 인지 기능 향상 효과도 볼 수 있었다.
치매중기 동물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는 2주일간 장기 자극을 줬다. 그 결과, 백색과 적색 빛 모두 기억력 향상 효과를 보였지만 플라크 감소는 적색 빛을 쐈을 때만 효과가 나타났다. 특히 적색 빛을 받은 경우 염증을 악화시키거나 뇌 조직에 스트레스를 줘 치매 진행에 영향을 주는 '염증성 사이토카인 IL-1β'가 크게 감소해 염증 완화 효과도 보였다.
연구진은 광자극 후 실제로 어떤 뇌 회로가 작동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뇌세포가 활성화될 때 가장 먼저 켜지는 표지 유전자(c-Fos)의 발현을 분석했다. 그 결과, 광자극이 시각-기억 회로 전체를 활성화해 해마 기능과 기억력 향상으로 이어지는 것이 관측됐다.
이번 연구는 약물없이 빛만으로 인지 기능을 개선하고, 색상·주파수·기간 조합을 통해 알츠하이머 병리 지표를 조절할 수 있음을 최초로 규명한 성과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향후 자극 강도·에너지·기간·시각·청각 복합 자극 등 다양한 조건을 확장해 임상단계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최 교수는 "균일 조도 OLED 플랫폼은 기존 LED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해 높은 재현성과 안전성 평가가 가능하다"며 "앞으로 일상생활 속에서 착용해 치료할 수 있는 웨어러블 RED OLED 전자약이 알츠하이머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생체의학·재료 분야 국제학술지 '에이씨에스 바이오매터리얼즈 사이언스 앤 엔지니어링' 10월 25일자 온라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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