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불평등 '심화'...억만장자 재산 '18.3조달러' 사상 최고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6-01-19 11:3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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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팜 '부의 불평등' 보고서
(자료=옥스팜)

전세계 4명 중 1명은 기아를 겪고 있는데 전세계 3000명의 억만장자들의 재산은 지난해 기준 사상 최고치인 18조3000억달러(약 2경6994조3300억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Oxfam)이 19일 발간한 '부가 권력이 되는 세상, 어떻게 바꿔야 하는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억만장자의 수는 처음으로 3000명을 넘어섰고, 이들의 재산은 지난 한해동안 2조5000억달러(약3687조2500억원) 증가했다. 이는 지구의 절반인 하위 50% 인구 41억명의 총재산과 거의 맞먹는 규모다.

보고서는 경제적 불평등이 인간의 권리와 정치적 자유를 후퇴시키고 권위주의를 키우는 양분이라고 강조했다. 불평등 수준이 높은 국가는 평등한 국가에 비해 민주주의가 후퇴할 가능성이 7배나 높다는 것이다.  

옥스팜은 억만장자가 일반 시민보다 공직에 오를 확률이 4000배 더 높다고 추정했다.  66개국을 대상으로 한 세계 가치관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거의 절반이 자국에서 부자들이 종종 선거를 매수한다고 답했다.

시민의 자유와 정치적 권리는 퇴보하고 억압받고 있다. 국제인권단체 프리덤 하우스(Freedom House)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은 19년 연속으로 자유가 후퇴한 해였으며 전세계 국가 4곳 중 1곳에서 표현의 자유가 축소됐다. 지난해에는 68개국에서 142건이 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발생했으며, 대부분의 경우 정부는 이를 폭력으로 대응했다.

경제적 불평등으로 인한 민주주의 퇴보는 결국 기아와 질병으로 이어진다. 전세계 4명 중 1명은 식량 불안정에 시달리며 정기적으로 식사를 거르고 있다. 빈곤 감소율은 2019년 수준에서 정체돼 있으며, 아프리카에서는 극빈층이 다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전세계 정부들이 원조 예산을 삭감하면서 빈곤층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 결과다. 지금 추세면 2030년까지 추가로 1400만명 이상이 사망할 수도 있다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또 옥스팜은 각국 정부가 초부유층이 언론과 소셜미디어 기업을 장악하도록 방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제프 베조스의 워싱턴 포스트 인수,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X) 인수, 패트릭 순시옹의 LA타임스 인수 그리고 한 억만장자 컨소시엄의 이코노미스트 지분 매입 등을 예로 들며 억만장자들은 세계 최대 미디어 기업의 절반 이상과 주요 소셜 미디어 기업을 모두 소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주요 언론 편집국장 중 여성은 27%, 인종소수자 출신은 23%에 불과하다. 케냐에서는 정부가 X(트위터)를 이용해 비판인사를 추적하고 처벌하거나, 심지어 납치·고문한 사례도 보고됐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연구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가 X를 인수한 이후 몇 달동안 혐오발언이 약 50% 증가했다. 옥스팜은 각국 정부에 국가 불평등 감소 계획 수립, 초부유층에 과세 부과, 로비·선거자금 지원 규제 강화 등의 대책을 시행할 것을 촉구했다.

이번 보고서는 오는 19~23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를 앞두고 발표됐다. 옥스팜은 2014년부터 매년 다보스포럼 개최에 맞춰 부의 불평등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하고 불평등 해소를 위한 각국 정부와 기업들의 행동을 촉구하고 있다.

아미타브 베하르 옥스팜 인터내셔널 총재는 "부유층과 다른 계층 사이의 격차 확대는 매우 위험하고 지속불가능한 정치적 결핍을 초래하고 있다"며, "정부들은 엘리트층을 달래고 부를 지키기 위해 잘못된 선택을 하면서, 수많은 국민의 삶이 감당할 수 없고 견딜 수 없게 되는 현실에 대한 국민의 분노를 억누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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