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 피해가 잦은 지역 주민들에게 구호금을 반복 지원하는 대신 '기후 피난민'들의 이주를 지원해주는 사례가 영국에서 처음 등장했다.
9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잦은 홍수로 주거가 불가능해진 웨일스 남부 이니스브울의 클리다흐 테라스에 거주하는 약 40명은 매년 반복되는 물난리에 살고 있던 주택을 포기하고 이주하기로 했다. 지방정부가 그들의 주택을 시가에 매입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 지역은 최근 몇 년에 걸쳐 폭우와 하천 범람으로 주택 침수 피해가 반복됐다. 특히 지난 2020년 폭풍 '데니스'가 강타했을 때 마을은 온통 물바다가 됐다. 일부 주택은 여러 차례 수리를 하며 버텼지만, 홍수 위험이 상시화되면서 더 이상 정상적인 거주가 어렵게 됐다. 현재 이 지역은 영국에서 거주하기 가장 위험한 지역으로 분류돼 있다.
이에 지방정부는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주택 매입과 이주 지원에 나섰다. 지방정부는 위험지역에 있는 주택 18채 가운데 16채를 260만파운드(약 51억8400만원)에 매입해 철거하기로 했다. 기후재난으로 당국이 피해지역 주택을 매입해 철거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방 정부는 이주를 결정한 주민들에게 새 거처를 마련하는데 필요한 자금도 지원한다. 이 지역은 단순히 재난복구 대상이 아니라, 기후변화로 인해 거주 자체가 불가능해진 지역으로 공식 분류됐다. 이를 두고 "기후위기가 주택 선택과 삶의 경로를 바꾸는 단계에 들어섰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로 규정했다.
지금까지 홍수가 발생하면 제방을 보강하거나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정부가 지원했다. 그러나 기후변화로 강수 패턴이 달라지면서 피해가 반복되자, 복구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에 위험지구를 아예 없애버리는 방식의 대처가 등장한 것이다.
이번 사례는 기후위기가 환경 문제를 넘어 주거와 복지, 사회 안전망의 문제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해수면 상승과 집중호우 위험이 커지는 상황에서, 제도적으로 특정지역을 '더 이상 사람이 살기 어려운 곳'으로 지정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주택 정책과 토지 이용, 보험 제도 전반에서 이 사례가 선례가 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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