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도 꺾지 못한 '한류'...'K드라마' 넷플릭스 타고 전세계로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1-04-30 20:32:58
  • -
  • +
  • 인쇄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2020 한류백서' 발간

코로나 팬데믹으로 지난해 문화공연계는 그야말로 고사직전에 이르렀지만 방송과 영화는 '한류' 바람을 타고 수출이 오히려 큰폭으로 늘었다. 

특히 방송은 넷플릭스같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통해 글로벌 시청자들과 접점을 늘리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지난해말 넷플릭스에서 개봉됐던 '스위트홈'은 전세계 8개국에서 1위를 차지했고, '사이코지만 괜찮아' '스타트업' '더킹' '청춘기록' 등도 전세계 TV쇼 순위에서 한 분기 가까이 순위권에 머물러 전세계인의 사랑을 받았다. 그동안 주로 일본과 중국 등에서 인기를 얻었던 한국드라마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OTT로 빠르게 전환한 덕분에 아시아 전역을 넘어 미주 지역까지 영역을 확대한 것이다. 

방송뿐만 아니다. 영화도 극장에서 개봉하지 못하자, 발빠르게 OTT 개봉으로 태세를 전환한 덕분에 지난해 한국영화 수출 편수는 전년보다 401편이 늘어난 975편이 수출되는 성과를 올렸다. 이는 완성작 수출(약 603억원)이 서비스 수출(약 328억원)를 넘어서는 결과를 낳았다. 권역별로는 아시아지역 수출은 전년대비 오히려 8.8% 감소한 약 269억원을 기록했지만, 한국영화의 불모지였던 중남미에서는 '기생충'의 오스카 4관왕 이후 한국영화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었다. 국가별로 보면 대만 수출이 88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일본 수출이 42억원이었다. 한중 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 중국 수출(27억원)이 2배 가까이 늘었다는 점도 주목할만했다. 

이같은 분석은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황희)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원장 정길화)이 최근 발간한 '2020 한류백서'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번 백서에서는 코로나 이후 방송과 영화, 음악, 게임 등 6대 문화콘텐츠의 한류 흐름과 뷰티·음식·패션 등 4대 소비재·서비스 산업의 현황과 이슈, 수출 경로, 그리고 전망까지 총망라해놨다.


지난해 음악분야는 코로나 사태로 공연이 무기한 연기되는 등 큰 타격을 받았다. 이에 따른 피해액이 140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추산됐다. 이에 SM과 JYP, 빅히트 등 대형기획사들은 온라인 콘서트로 전환하며 돌파구를 모색했다. 방탄소년단의 방방콘은 119개국 99만3000만명의 시청자들을 모았고, 이후 많은 가수들이 온라인 콘서트를 통해 비대면 만남을 시도했다. 또 각종 시상식들은 증강현실, 확장현실, 3D 입체음향 등 최첨단 기술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중소기획사들은 자금력의 한계로 이런 변화에 편승하지 못하면서 양극화가 일어났다.

음악한류의 수출액은 일본이 4000억원, 중국이 1230억원, 동남아가 780억원, 북미가 80억원, 유럽이 78억원에 달했다. 북미 시장은 전년보다 30.8% 증가했다. 음악수출은 라이선스 방식보다 음반판매를 통한 완제품 수출이 70.6%를 차지했다. 방탄소년단은 1000만장에 육박하는 음반이 팔렸고, 세븐틴과 블랙핑크, 아이즈원, 트와이스 등도 지난 한해 100만장이 넘는 음반을 팔았다.

백서에서는 "K팝이 지역 음악을 넘어 글로벌 대중음악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인도, 북중미 흑인 역사‧문화와 관련한 '문화 도용(Cultural Appropriation)' 논란이 빈번하게 제기됐다"면서 "이는 한국 음악의 확장성에 따른 일종의 '과도기적 성장통'으로, 문화 도용의 여부는 향후 타 문화양식 차용 시 꼼꼼히 따져보고 짚어봐야 할 대목"이라고 분석했다.

대표적인 '홈 엔터테인먼트'인 게임은 팬데믹 상황에서 크게 번성했지만, 그 양상이 단순하지만은 않다. 모바일게임과 콘솔게임 중심의 게임 제작‧배급업은 두 자릿수 성장을 보일 전망이나, PC방과 아케이드 게임장 등 오프라인 중심의 유통 업소들은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을 예견했다. 세계 게임시장에서 한국 게임 순위는 미국, 중국, 일본, 영국에 이어 5위로 한 계단 하락했지만, 점유율(2018년 6.3% → 2019년 6.2%)에는 거의 변동이 없었다.

국가별 수출은 중화권(40.6%)이 2019년 기준으로 전년 대비 9.7%포인트 늘었다. 동남아(11.2%), 일본(10.3%), 대만(9.8%), 북미(9.1%)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전통적으로 강했던 PC게임, 모바일게임에 이어 한국 콘솔게임의 입지가 성공적으로 안착한 가운데 게임 타이틀을 구입하거나 다운로드 하지 않아도 인터넷 접속만으로 고품질 게임이 가능한 '클라우드 게임서비스' 경쟁이 심화될 전망이다. 백서에서는 "e스포츠와 크리에이터 콘텐츠 이용의 중심축이 트위치, 유튜브 게이밍과 같은 게임 동영상 전문 서비스로 이동하면서 '하는 게임'을 넘어 '보는 게임' 문화가 더욱 확산할 것"으로 예상했다.

비대면·온라인 콘텐츠 이용 관습에 최적화된 서비스로 손꼽히는 웹툰은 일본(30.3%), 중국(홍콩 포함, 23.9%), 북미(13.7%) 순으로 수출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자국 웹툰 시장이 성장하면서 한국 작품 수입이 점차 줄어드는 중국 상황과 라인웹툰, 레진코믹스, 태피툰 등 플랫폼을 통한 북미 수출 증가세가 반영된 결과다. 웹툰은 애니메이션, 영화, 게임 등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 지식재산(Content Intellectual Property, 콘텐츠 IP)로 확장되는 영향력을 지녔다는 점에서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한류백서'는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홈페이지(kofice.or.kr)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KT도 '유심' 무상교체 시행...김영섭 대표는 연임포기

KT는 최근 발생한 무단 소액결제 피해 및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다시한번 사과하고, 고객의 보안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5일부터 교체를 희망하는 전 고

노동부 칼 빼들었다...'런베뮤' 지점과 계열사도 근로감독

고용노동부가 과로사 의혹이 불거진 '런던베이글뮤지엄'의 모든 지점과 운영사인 엘비엠의 계열사까지 근로감독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런던베이글

SPC 허진수-허희수 형제 '나란히 승진'...경영승계 '속도낸다'

SPC그룹은 허진수 사장을 부회장으로, 허희수 부사장을 사장으로 각각 승진 발령하면서 3세 경영승계 작업을 가속화했다.4일 SPC그룹은 이같은 인사단행

英자산운용사, HLB에 2069억 투자…"신약허가 모멘텀 탄력 기대"

영국계 글로벌 자산운용사 LMR파트너스가 HLB그룹에 1억4500만달러(약 2069억원) 규모의 전략 투자를 진행한다. HLB의 간암신약 재신청과 담관암 신약허가

인적분할 완료한 삼성바이오...'순수CDMO' 도약 발판 마련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인적분할 절차를 마치고, 본연의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순수(Pure-play) CDMO' 체제로의 전환을 완료했다고 3일 밝

[ESG;NOW] 재생에너지 12% 롯데칠성...목표달성 가능할까?

우리나라 대표 음료회사인 롯데칠성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사용비율을 60%로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2025년을 두달 남겨놓고 있는 현 시점

기후/환경

+

[단독] 정부 2035 국가온실가스 감축률 '61%안'으로 가닥

2035년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2035 NDC)가 '61%안'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4일 정부 안팎 관계자들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18년 대비 온실가스를 5

국제기후기금 97%는 기술에 '몰빵'...사회적 지원은 '찔끔'

국제적으로 조성된 기후기금의 97%는 기술투자에 투입됐고, 사람과 지역사회를 위한 지원은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3일(현지시간) 영국

갯벌도 탄소흡수원으로...IPCC 보고서 개요에 韓 입장 반영

2027년 발간될 'IPCC 기후변화 보고서'에 갯벌도 탄소흡수원으로 포함된다.유엔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2027년 발간할 '이산화탄소 제거와

두달새 8㎞ 사라졌다...10배 빨리 녹고있는 남극 빙하

남극반도 동부의 헥토리아 빙하(Hektoria Glacier)가 기존에 관측된 최고 속도보다 10배 빠르게 녹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4일 미국 볼더 콜로라도대학 나

엑손모빌, 기후변화 부정여론 확산에 금전 살포 '발각'

석유대기업 엑손모빌이 라틴아메리카 단체들에게 금전을 살포하면서 기후변화 부정 여론을 퍼뜨린 사실이 발각됐다.3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익

기후리더십 美→中으로 전환?...10일 개막 'COP30' 관전포인트

이달 10일~21일 브라질 베렘에서 열리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내용은 무엇일까.올해 회의의 핵심 아젠다는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