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환경과목 선택한 중고교 731곳...환경교사는 달랑 73명

김현호 기자 / 기사승인 : 2021-06-15 07:30:02
  • -
  • +
  • 인쇄
경기 28명, 서울 4명...부산과 울산은 'O'명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환경' 교과목을 선택한 학교가 731개교로 1년전에 비해 2배 늘었지만 이를 가르칠 수 있는 환경전공 교사는 73명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뉴스트리가 교육부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전국의 5611개 중·고등학교 가운데 환경과목을 교과목으로 선택한 학교는 731개교로 집계됐다. 전국 중고등학교의 13%가 환경과목을 가르쳤다. 2019년 전국 5596개 중·고등학교 가운데 5.5% 정도인 312곳에서만 환경 과목을 가르쳤던 때와 비교하면 엄청나게 늘어난 것이다.

이처럼 환경과목을 선택한 학교는 2배가량 늘어났는데 이를 가르칠 교사는 턱없이 부족하다.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 중고교에 재직중인 환경전공 교사는 73명이다. 환경과목을 가르치는 학교는 731곳인데 환경 교사는 73명이니, 10곳 가운데 9곳은 환경교사없이 환경과목을 가르친다는 결론이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더 열악하다. 2020년 기준 707개 중·고등학교가 포진해 있는 서울지역의 환경교사는 4명이고, 1118개의 중·고등학교가 있는 경기도는 28명이다. 312개 중·고등학교가 있는 부산과 112개 중·고등학교가 있는 울산은 환경교사가 단 1명도 없다.


환경교사가 배치된 73개교를 제외한 나머지 658개 학교는 환경을 전공한 교사 대신에 상치교사 혹은 기간제 교사가 환경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상치교사란 중·고등학교에서 자신이 전공하지 않은 교과목을 가르치는 교사를 뜻한다.

전공이 아닌 과목을 가르치는 것이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교육의 질적 측면에서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교육계 관계자는 "지구과학 선생님이 생명과학을 가르칠 수는 있지만 당연히 전문성이 떨어지지 않겠느냐"며 "환경 부전공을 한 교사들이 많다고 해도 환경을 전공한 교사들의 숫자는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환경교사에 대한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실제로 교사 임용과정에서 환경교사는 찬밥신세다. 교육부에 따르면 2021년 임용된 중등교사 수는 4225명으로, 이 가운데 환경교사 수는 사립학교를 포함해 8명에 그쳤다. 0.16%에 불과했다. 지난해 90%가 넘는 학교에서 환경을 전공한 교사없이 환경수업이 이뤄졌는데도 올해 임용에서 환경교사를 달랑 8명 뽑은 것이다. 73명에 7명을 더해봐야 80명이니, 651개 학교는 올해도 환경교사없는 환경수업을 받고 있는 셈이다.

일선 학교들도 어려움은 있다. 환경과목은 필수가 아니라 선택과목이기 때문에 모든 학생이 반드시 들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다보니 교육기관 입장에선 1주일에 몇 시간 수업하는 과목을 위해 교사를 채용하는 것이 재정적으로 부담이다.

지방자치단체 교육청 관계자는 "사회적으로 기후위기 등 환경에 대한 중요함이 커지는 상황이지만, 필수 교과목이 아닌 환경 교과를 위해 전공교사 1명을 선발하는 것은 부담인 것이 사실"이라고 토로하며 "당장 교사 채용이 힘든 만큼 환경관련 수업을 진행하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다방면으로 간접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일선 학교에서 부족한 환경교사는 현재 환경전문 교육기관들이 대신하고 있다. 환경전문 교육기관들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을 선언한 기업들의 지원을 받아 환경전문가들을 양성하고, 이들을 환경교육을 필요로 하는 학교에 보내 학생들에게 환경교육을 진행하는 식이다.

하지원 에코맘코리아 대표는 "교육기관이 환경교육에 대한 의지는 있지만 관련예산이 없으니 이를 추진할 여력이 없는 실정"이라며 "현재로선 부족한 교사를 대신해 환경교육기관이 환경교육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그는 "그냥 알고 있는 것과 실천하는 것은 다르므로, 어릴 때부터 환경교육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환경교육은 기후위기를 막는 중요한 시작이다"고 교육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관련기사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AI 열풍에 빅테크 탄소배출권 구매 '폭증'...MS가 '최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탄소배출권 구매량이 급격히 늘고 있다. 인공지능(AI) 경쟁이 가속화로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이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탄소배

쿠팡에 칼 빼든 노동부...과로사·산재은폐 등 의혹에 '산업안전감독'

고용노동부가 16일 쿠팡을 대상으로 산업안전감독에 착수하고 과로사 및 산업재해 은폐 의혹 등을 조사한다.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이날 개최한 '산업

'슈퍼주총' 시즌 자사주 소각 서두르는 기업들...기업가치 개선될까?

3월 '슈퍼주총'을 앞두고 기업들이 앞다퉈 자사주 소각에 나서고 있다. 3차 상법 개정안이 지난 2월 2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상장사들은 보유하

"재생에너지 비중 높을수록 국제유가 충격 줄어든다"-英CCC 분석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국제유가 불안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재생에너지 확대가 에너지 가격 충격을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11일(현지시간) 영국 기

현대차, 中업체와 손잡고 인니 EV배터리 재활용 순환체계 확보

현대차그룹이 인도네시아에서 배터리 순환경제 거점을 마련한다.현대차그룹은 중국 '저장화유리사이클링테크놀로지(화유리사이클)'와 12일 서울 양재

국민연금 기후 주주관여 '반토막'…대상 기업 29개에서 13개로

기후리스크가 주요 투자위험으로 부상하는 가운데 국민연금의 기후관련 주주관여 활동이 최근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11일 국회에서 열린 '한국

기후/환경

+

'기후변화' 기대수명 단축시킨다...폭염으로 운동량 감소

기후변화로 폭염일수가 증가하면 신체활동이 크게 줄어들어, 궁극적으로 인간의 기대수명을 크게 단축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흥미를 끌고 있다.16

[날씨] 中 산불 연기가 국내까지...전국 미세먼지 '극심'

중국 랴오닝성에서 발생한 산불의 연기가 국내로 유입되면서 대기를 탁하게 만들고 있다.17일 수도권과 강원영서·충청·호남·영남 등 제

남호주 해안 '죽음의 바다'...1년째 적조현상에 해안생물 '멸종위기'

일반적으로 몇 주 안에 사라지는 독성조류가 호주 남부 해안에서 1년 넘게 이어지면서 780종에 달하는 해안생물이 멸종하거나 서식지를 떠나는 등 전례

올여름부터 '폭염중대경보' 신설...'체감 38℃' 넘으면 발효

올여름부터 '체감온도가 38℃ 이상이거나 일 최고기온이 39℃ 이상'인 날이 하루 이상 지속되면 '폭염중대경보'가 발령된다.기상청은 16일 국회 의원회

생물은 온난화 따라 진화할까?..."일정지점 넘으면 생명체 붕괴"

온난화로 지구의 기온이 계속 오르면 생물들도 온도변화에 따라 적응하면서 진화하게 될까?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CNRS), 아일랜드 트리니티 칼리지

국토부 '그린리모델링' 지원...공사비 대출이자·컨설팅 제공

국토교통부가 기존 건축물의 에너지 성능 개선을 돕고자 '민간 건축물 그린리모델링 이자지원사업'(이하 이자지원사업)을 재개한다고 16일 밝혔다.그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