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후대응 매우 불충분"...인당 온실가스배출량 G20 평균 2배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1-10-15 14:36:15
  • -
  • +
  • 인쇄
국제환경단체 기후투명성 2021 기후대응 보고서 공개
"한국은 녹색회복 기회를 놓친 국가"


코로나19로 잠시나마 감소세에 접어들었던 온실가스 배출량이 다시 증가하면서 한국을 비롯한 주요 20개국(G20)의 기후대응이 대체로 '매우 불충분'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제 환경 협력단체 '기후투명성'(Climate Transparency)은 14일(현지시간) 연례 보고서를 공개, '2050 탄소중립'과 파리기후변화협정에서 합의된 '1.5°C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각국의 기후대응 현황을 짚었다. 기후투명성은 16개 싱크탱크와 비정부기구로 이뤄져 있으며 기후대응 관련 가장 포괄적인 조사를 하는 단체로 평가받는다.

2020년 G20가 배출한 에너지 부문 온실가스는 6% 감소했다. 하지만 2021년 반등해 4.1% 증가하면서 G20가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5%에 달했다.

보고서는 현 정책 수준 등을 고려했을 때 한국의 기후대응 수준은 '매우 불충분'하다고 평가했다. 한국의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13.8tCO₂e)은 G20 평균(7.5tCO₂e)의 2배 가까이 되는 온실가스 다배출국가다. G20의 1인당 평균 온실가스 배출량이 2013년부터 2018년 사이 0.7%씩 감소한 데 반해, 한국은 3%씩 증가했다. 또 한국의 1인당 에너지 사용량은 G20 평균의 2.5배다.

지난 8일 정부가 새롭게 발표한 NDC(2030년까지 2018년 기준 40% 감축)안도 1.5°C 목표를 달성하기엔 부족하다. 더욱이 온실가스의 종류가 다양하고, 각 온실가스별 온도 흡수량이 달라 별도의 관리가 필요하지만 구체적인 법령이 없는 상황이다.

특히 2021년 한국의 에너지 부문 이산화탄소 배출은 G20 평균보다 높은 4.7% 늘어날 전망이다. 또 2015~2020년 사이 한국의 천연가스 소비량은 17% 증가해 같은 기간 12% 상승한 G20 평균치를 웃돌았다. 한국이 파리기후변화협정 1.5°C 목표를 달성하려면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2억7800만tCO₂e(이산화탄소 환산 톤) 수준으로 줄여야만 한다.


▲2019∼2021년 G20 국가별 에너지 부문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GDP 변화 (자료=기후투명성)

하지만 한국 정부가 기존 석탄발전소 대부분을 천연가스 발전으로 전환할 계획을 추진하면서 한국의 온실가스 배출 감축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2020년 한국의 발전 부문에서 재생에너지(수력, 바이오매스, 폐기물에너지 등 포함) 비중은 7.2.%다. 2015년부터 2020년까지 G20 국가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여전히 G20 평균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인 28.7%의 4분의 1 수준에 그친다.

게다가 한국은 녹색 회복 관점에서 '기회를 놓친' 국가로 분류됐다. 한국은 코로나19 극복과 경제 회복을 위해 G20 국가 중 영국에 이어 GDP 대비 두 번째로 큰 비용을 부담했음에도 이 중 30% 이하만 녹색 회복에 쓰였다. 2015년부터 2020년까지 한국에서 태양광 발전이 4배 이상 성장했음에도 여전히 태양광 발전이 전체 발전량의 0.6%에 그친다. 복잡한 인허가 절차, 전력계통의 한계, 바이오매스에 대한 지속적인 인센티브 제공이 재생에너지의 저조한 보급의 원인으로 꼽힌다.

▲가로축은 경제회복을 위해 쓰인 GDP 비중, 세로축은 그중 녹색회복에 쓰인 투자액 비중을 나타낸다. 한국은 우측 하단 '기회를 놓친'(missing opportunities) 국가로 분류됐다. (자료=기후투명성)

이번 보고서 공동 저자로 참여한 한가희 기후솔루션 연구원은 "G20 국가 전반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의 되돌림이 있었다"며 "비슷한 평가를 받은 지난해 보고서 발간 이후로도 한국은 기후 행동에 있어서 유의미한 개선을 만들어내지 못하면서 G20과 비교해 여전히 뒤처져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기후투명성 보고서는 한국이 실효성 있는 기후 대응을 하려면 새롭게 건설 중인 석탄발전소 건설을 중단하고 2030년까지 전력 부문의 탈석탄화를 이뤄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와 함께 재생에너지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고 전력계통을 개선하는 동시에 탄소중립 에너지를 확대하고 화석연료에 대한 금융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기후투명성 사무국 대변인인 게르트 라이폴드 박사는 "한국은 G20의 기후 리더로 도약함으로써 제28회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유치를 확고히 할 수 있다"며 "한국이 2030년 탈석탄을 선언하고 재생에너지를 확충하는 것은 기후 행동에 대한 의지와 성과를 보여주는 동시에 다른 OECD 가입국처럼 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증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낡은 옷, 포인트로 바꾸세요"...현대百 '바이백' 서비스 시행

현대백화점이 중고패션 보상프로그램 '바이백(buy back)' 서비스를 도입한다. 가지고 있는 의류를 되팔면 해당 상품 중고시세에 해당하는 금액을 현대백

SK이노베이션, 2030년까지 베트남 맹그로브숲 복원 나선다

SK이노베이션이 베트남에서 '아시아의 허파'로 불리는 맹그로브숲 복원사업에 나선다.SK이노베이션은 7일 베트남 짜빈(Tra Vinh)성 정부 및 현지 사회적기

KCC글라스 '2024-25 ESG보고서' 발간...KPI와 연계

KCC글라스가 지속가능경영 성과와 성장전략을 담은 '2024/25 ESG보고서'를 발간했다고 7일 밝혔다.올해 다섯번째로 발간된 이번 보고서는 △ESG 전략목표와

[최남수의 ESG풍향계] 글로벌 기업들 '지속가능 공시' 적극적인 이유

이재명 정부는 ESG 정책에 대해 전향적인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그 가운데 정책의 우선순위를 둘 것으로 보이는 정책은 지속가능성 공시다. 윤석

SK케미칼 '2024 지속가능 경영보고서' 발간..."5대 과제 평가 담아"

SK케미칼이 1년간의 ESG성과와 향후 전략을 담은 '2024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글로벌 공시 기준으로 통용되는 △

정부 '위약금 면제' 수용한 SKT..."정보보호에 7000억 투자" 결정

SK텔레콤이 해킹 사고로 번호이동한 가입자에 대해 위약금을 면제해야 한다는 정부의 요청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SKT는 침해사고 발생전인 4월 18일 기

기후/환경

+

또 물에 잠긴 파키스탄...폭우에 빙하 녹은 물까지 덮쳤다

몬순(우기)를 맞은 파키스탄에 이상고온으로 빙하까지 녹아내리면서 홍수가 발생해 10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다.파키스탄 국가재난관리청(NDMA)은 1

40℃로 치솟는 英..."이 추세면 2070년대 폭염 사망자 3만명" 경고

영국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 2070년대에 연간 3만명 넘는 사람들이 폭염에 의해 사망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10일(현지시간)

李대통령 한마디에 지자체들 발빠르게 폭염대책 마련

폭염에 취약계층과 농민들의 피해가 없도록 해달라는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에 지방자치단체들이 발빠르게 대응하고 나섰다.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0

서울 지역에 따라 지표면 온도 4.2℃까지 차이...이유는?

서울지역 한낮 최고기온이 35℃를 넘나들고 있는 가운데 서울도 지역에 따라 지표면 온도가 최대 4.2℃까지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숲의 면

[주말날씨] 백두대간 서쪽은 '찜통더위'...동쪽은 '더위' 꺾여

이번 주말에도 백두대간 서쪽과 내륙은 체감온도가 35℃를 넘나드는 '극한폭염'이 이어지겠다. 곳곳에서 낮동안의 폭염의 영향으로 밤에도 기온이 내

'참치' 늘고 '오징어' 줄고...뜨거워진 동해안 어종 바뀌고 있다

동해안은 전세계 연안에 비해 수온이 3배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탓에 어종도 바뀌고 있다.연일 35℃가 넘는 폭염이 한창인 10일 오후 3시 동해안의 수온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